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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에 반대한다 - 수전 손택 본문

독서 토론 모임

해석에 반대한다 - 수전 손택

무량수won 2013. 2. 17. 11:31

수전 손택은 예술에 대한 평가가 1960년대 이 책을 쓰는 시점의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적인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상세히 말하자면, 고대 그리스 시절 플라톤은 예술을 현실의 모방이고 이것은 쓸데가 없다고 이야기 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은 모방이긴 하지만 유용한 무엇이라고 평했던 그들의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1960년대의 서양 평론계의 상황이라고 한 것이다. 이런 고대 그리스적인 예술 논쟁에서 예술이란 그것이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문제가 예술 자체가 누군가에게 변호되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밑바탕으로 인해서 예술을 평가하면서 평론가들은 너무 쉽게 형식과 내용으로 나누고, 형식을 제외한 내용이 예술의 자체라는 식으로 예술을 구분짓는 다는 것이다. 서양 사람들에게 깊숙히 박힌 이런 생각은 예술 작품의 내용에 사람들을 끊임없이 집착하게 만들고 해석케하며, 해석이란 행위를 통해서 내용 속에 담긴 암호와 일련의 법칙을 증명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예술평가가 이렇게 변해서 전해져 온 이유는 후기 고전주의 문화의 탓이 큰데, 종교적 상징들이 시대적 요구와 맞지 않아 시대에 맞춰진 이야기로 사람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종교에서 오래된 책과 글자는 그 존재의 가치 때문에 쉽게 없애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역사적 이유는 1960년대 예술에 대한 평론을 천편일률적인 방식으로 만들었다. 수전 손택은 예술을 이 세계의 언어로 해석하는 것은 예술을 직접적으로 바라볼 기회를 빼앗는 행위임을 지적한다. 진정한 비평이란 예술의 내용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까지 한꺼번에 묘사하는 것임을 말한다. 거기에 더해 예술의 매력을 이끌어 내는 비평이 나와야 한다고 수전 손택은 전한다.



<해석에 반대한다>라는 책의 소제목 "해석에 반대한다"의 부분을 내 나름대로 요약한 것이다.



수전 손택의 주된 주장은 틀에 박힌 평론에서 좀 벗어나자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주장이 2013년의 나와는 크게 관계 없을지도 모르고, 지금의 한국 평론가들에게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른다. 반대로 아직도 그녀의 주장이 2013년의 나와 수많은 한국의 평론가들에게 해당이 될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해석이란 그리고 평론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그녀가 이 글을 썼던 1960년대의 미국 평론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성찰의 목소리를 표현한 부분과 그녀가 그동안 써왔던 영화와 연극, 책에 대한 평론이 실려있는 부분이다. 2013년의 당신들과 나에게 그녀의 평론은 썩 와닿지도 않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문제가 된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평론까지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그녀가 언급하는 작품 모두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2013년이란 시간에서 당시의 연극을 볼 수는 없지만 말이다.(당시 연출가와 배우가 아직까지 변함없이 연극을 하지는 않기 때문)


나에게 있어서 평론은 내 생각을 그리고 내 감성을 최대한 솔직하게 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런 솔직함이 전문가라는 명함 앞에서는 왠지 모르게 좀 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서 혹은 다른 사람들이 주장하는 대로 따라가야 하는 성향을 보여야 할 듯 하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은 평론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리 직업적인 평론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솔직함이 담지기 않는 것을 평론이라 할 수 있을까 싶은 것이 내 생각이다.


더불어 나는 손택의 주장에 대하서 대체로 동의하지만 약간의 반대를 더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예술의 매력을 이끌어내는 비평을 써야한다는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솔직함에는 예술의 매력을 이끌어 내는 행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전 손택은 이 부분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언급하지 않으면 된다했지만, 나는 그 보다 단순히 "재미없음"이란 네글자만 남기는 한이 있어도 솔직함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녀와 나와의 생각은 부딪치게 된다.


물론 작가에 따라서는 이런 내 행위를 단순한 인터넷 상의 악플로 취급하겠지만...



책을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이 책이 전체적으로 "해석에 반대한다"에 대한 책이 아니라 "해석을 또 한번 해석한다"로 봐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는 것이었다. 수전 손택은 이 책에 담긴 평론에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의 평론을 평가하고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녀는 기존 평론가들에 대한 반발심이 매우 컸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더불어 그런 반발심이 그들의 평론의 일정한 패턴을 지적하며 꼭 그럴 필요가 있는 것일까? 라며 질문을 던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따라서 그녀가 아방가르드와 누벨마그 같은 예술사적 변화에 다른 무엇보다 우호적인 시선을 던졌던 것은 아니었을까?


평론에 대한 평론, 또 그에 대한 나의 평론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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