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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자들, 악당 정우성에겐 뭔가가 부족해.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감시자들, 악당 정우성에겐 뭔가가 부족해.

무량수won 2013. 7. 3. 18:19





음악을 듣다보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던 악기들을 소리를 하나씩 구별하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 덕분에 이런 저런 연주를 직접 하지 않아도 알게 되어서 나도 모르게 신경쓰게되는 것들이 생기지요. 영화나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에게 그런 영화나 책을 만들어보라고 한다면,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남들이 잘 보지 않는 혹은 쉽게 무하고 지나가게 되는 것들이 눈에 보이게 됩니다. 그러면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게 되면 남들이 잘 보지 않는 지점들만 살펴보게 되지요.


아마 이 영화는 저에게 그런 식으로 다가오는 수많은 영화 중 하나가 될듯 합니다. 전체적으로 잘 빠진 영화의 느낌이었습니다. 이야기 구성도 나름 괜찮았구요.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꽤 많은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을 것 같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는 돈 들인만큼의 성과가 나온 듯한 느낌도 듭니다. 영화 구석구석 돈 좀 들었겠구나 하는 장면들을 잘 소화해 냈더군요.


그래서 9천원을 주고 볼 만한 영화인가 라는 질문을 누군가 한다면, 9천원을 주고 볼만한 값어치가 있는 영화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왜냐구요? 앞서 말한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제 눈에 띄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보이는 것들. 아... 진짜 너무 예민한 인간이 아닐수 없습니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은 여기서부터 읽으시면 안됩니다. 만약 읽게 되면, 당신도 이것들 때문에 자꾸 예민질 수 있거든요. ㅡㅡ;;





가장 거슬렸던 건 뭔가 아쉬웠던 악당 정우성입니다. 정우성의 연기가 기분 나뻤냐구요? 아뇨. 정우성의 연기 문제가 아닙니다. 악당 정우성의 분량 문제 때문이죠. 만약 악당이 정우성이 아닌 다른 배우, 예를 들면 일반 대중들에게 얼굴은 익숙하지만 이름을 잘 모르는 배우였다면 그렇게 나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우성이잖아요. 악당이 정우성이라구요.!!! 정우성이 악당이라면, 단순히 나쁜 악당의 카리스마 외에 뭔가가 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음... 간단히 예를 들어서 한국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송강호라는 배우가 단순히 이상한 놈이 아니라 뭔가 반전을 가진 케릭터였던 것 처럼 말이죠. 정우성의 이름값이라면 그런 것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없어요. ㅜㅜ 그런 것이 아니라면, 이 영화에서 정우성은 순수한 악당이 되어줘야 했어요. 카리스마가 있는 악당 그차제 조커


그런데 말이죠. 여기서 이상하게 악당 정우성에게 어떤 이유를 만들어 주려고해요.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기대하게 만들죠. '얘가 악당이긴 한데 이유가 있어!'라구요. 그러면서 알려주지 않아요. 뭔가 찝찝한 거죠. 시간 관계상 자른 건가요?? ㅜㅜ


그래서 영화를 보게 되면,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어? 뭔가 찝찝한데?' <인셉션>처럼 열린 결말도 아닌데 뭔가 이상하단 느낌이 들지요. 저는 그 원인을 악당 정우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이라고 봐요. 그것 말고는 특별히 눈에 띄게 이상한 것은 없었거든요. 뭐랄까 나름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서 굉장히 공을 들인 느낌이었어요. 정우성이 보여주는 액션 까지도 캐릭터의 설정과 맞게 그리고 화면구성까지 신경을 쓴 티가 나더라구요. 그런데... ㅜㅜ 절대 정우성의 팬이라서 이런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면 다들 안믿어 주실까요? ㅡㅡ;;




다음은 이야기 안에서 한효주의 능력이 빛을 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예고편을 보면, 한효주가 연기하는 케릭터는 굉장한 기억력을 지닌 사람이지요. 이 영화에서 한효주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녀의 그 능력 때문이구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영화에서는 한효주는 뛰어난 기억력을 지닌 능력자가 아니라 그냥 정의감 넘치는 대원일 뿐이더군요. 그녀의 능력이 분명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맞긴 해요. 그런데 그 뿐이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안들죠.


왜냐구요. 바로 설경구가 맡은 역할 때문이니다. 설경구가 맡은 반장은 전체적인 통찰력을 지닌 인물인데, 이상하게도 한효주의 능력을 소유한 듯하거든요. 그래서 한효주의 엄청난 능력이 특별하다는 생각이 안들더라구요. 이야기 안에서 한효주는 설경구의 후계자 느낌이었을 뿐 능력이 뭔가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액션장면들이 좀 거슬리긴 했지만, 한국에서 그정도로 뽑아냈다면 선방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근에 너무 헐리우드 영화를 많이 본 탓도 있었구요.




초반에 좋은이야기 깔아두고 뒤에 악담을 쏟아 부은 듯하지만, 제 결론은 볼만하다는 것입니다.


한 줄 평을 해보자면,


설경구와 한효주라는 영웅과 악당 정우성이 강남에서 싸우는데, 돈 값은 하는 영화다. 라고 할 수 있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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