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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의 씁쓸한 과거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이철,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의 씁쓸한 과거

무량수won 2013. 12. 26. 16:53




철도 민영화 주장에 대한 부분은 이번 이야기에서 핵심이 아니라서 일부러 좀 잘라냈다. ㅡㅡ;;; 정부가 말로만 민영화 안한다고 하는 것은 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니... 게다가 안녕들 하십니까란 대자보 릴레이로 수 없는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있으니, 뭐 굳이 나까지 이야기 하지는 않으련다.



이런 이야기를 끄낼 때면 내 심기가 많이 불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핵심 주제가 되는 것을 탈탈 털어내도 시원치 않은 판에 조금은 핵심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더 불편한 것은 그들의 과거를 아는데 그냥 모르쇠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가 죄를 짓지 않았다고 이야기 하겠지만, 당시를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죄스러운 행동을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불과 10년도 지나지 않은 그 이야기다.



위에 편집해 놓은 인터뷰 내용과 언론들이 왜 이철이란 인물과 인터뷰를 하려고 하는 지를 먼저 집고 넘어가보자. 이철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을 지낸 사람이다. 그의 이력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도 낙하산 사장임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 본다. 위 인터뷰 갈무리에는 넣어두지 않았지만 새누리당이 그를 비난하면서 끄집어낸 이야기에서 그는 낙하산 사장의 대표격으로 등장한다. 여하튼 오래 전에 사장직에서 물러나 있는 이철을 왜 언론들이 인터뷰를 하려고 했었을까? 그것도 보수성향의 언론들이 말이다. 그러다 갑자기 그 언론들은 그의 인터뷰를 거절하게 된 것일까?


앞선 과거를 모르면 그들의 변덕을 쉽게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아니 노무현 정부 시절에 낙하산으로 한국철도공사 사장하던 사람이 어쩌면 당연할지 모르는 반응을 보이면서 민영화 반대를 외치고 있는데 새삼스레 그걸 왜 문제를 삼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꺼다.




하지만 아마 이철의 과거를 알게 되는 순간 당신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이제 그 과거 이야기를 한번 시작해 봐야겠다.


이철은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지냈다. 그런데 그가 사장으로 있던 당시 그는 엄청난 유명인이 되었다. 바로 KTX에 탑승하더 여승무원들의 대대적인 파업 덕분이었다. 당시 KTX는 비행기 처럼 여승무원들이 있었다. 요즘과는 사뭇 다른 환경이었는데, 당시에는 비행기와 경쟁하는 KTX란 이미지가 있었고 실제로 비행기 수요를 가져오는 효과가 있었기에 나름 경쟁 서비스로써 여승무원들이 존재했었다.


문제는 이 승무원들의 처우에서 붉어졌다. 이들이 처음 KTX승무원이 되었을 때의 생각은 한국철도공사의 정직원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2003년 노사협상에서 이들을 정직원으로 채용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더불어 처음 모집 때 한국철도공사가 이미지를 만들기를 지상의 스튜어디어스라는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덕분에 승무원을 준비하던 여성들이 대거 지원을 했고, 당장은 비정규직으로 시작해도 공기업 사원으로써 안정적인 직장의 보장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이에 대해 말이 많은데, 정확한 것은 확실한 약속이 아니었지만 채용시에 대중들이 생각하기에는 그랬다.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면, 스튜어디어스를 준비하던 수 많은 여성들이 이 신생 직종에 지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실은 그들과 그리고 대중들이 생각하던 현실과 달랐다. 월급은 점차 나아질 기미가 없었고, 비정규직이란 신분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녀들은 한국철도공사가 외주 업체를 통해 모집했기 때문에 외주 업체의 소속이었을 뿐 한국철도공사 소속 직원이 아니었다. 당시 그녀들의 월급은 실 수령액이 140만원 정도였다. 재미난 사실은 새로 들어오는 직원들의 경우 월급이 조금씩 줄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KTX운행이 시작된지 2년이 지나 들어온 직원들의 월급은 120만원이 되어 있었다. 물가는 상승하는데 직원들의 월급은 줄어드는 신기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물론 처음 받았던 사람의 월급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신규 채용되는 직원들의 시작되는 월급이 줄어든 것이었다.


이런 그녀들의 불만에 당시 이철 사장은 한국철도공사 정규직인 아닌 그녀들을 모집한 회사의 정규직을 제안하게 된다. 한국철도공사의 정규직을 생각하고 들어온 그녀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게다가 그 회사는 계약이 곧 만료되고 다른 회사가 승무원 관리를 맡게 되는 상황이었다. 다른 말로 하면 겉으로는 정규직인데, 실질적으로는 비정규직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인 것이다.


왜냐면 새로들어오는 회사가 그녀들의 고용을 승계한다고 해도 그녀들을 정규직으로 편입시킨다는 보장이 없고, 설사 보장한다고 해도 그건 단지 몇년 동안의 유예일 뿐이다. 왜냐면 새로 들어오는 회사가 그 다음 한국철도공사와의 계약을 이어나갈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었다. 마치 요즘(2013년) 대통령이 말로만 수서발 KTX를 민영화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면된다.


이 결과 이철 사장 재직시 KTX 여승무원들은 대대적으로 파업을 일으켰고, 그 파업이 몇년 동안 이어졌다. 이철 사장은 그녀들의 요구는 무시한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새로운 직원을 채용했으며, 그녀들은 결국 손을 들고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파업을 일으킨 여승무원들의 과격한 행동이나 잘못된 행동들이 있었지만, 그건 약자로서 혹은 인간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실수 쯤으로 받아들여야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녀들의 모든 행동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설명한대로 그렇게 사장 시절에 파업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보이던 이철이었다. 게다가 이 사람이 노무현 정부 시절에 사장직을 지냈다. 보수 언론쪽에서는 구미에 당기는 인물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파업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노무현 정부 시절의 사장이다보니 진보라 일컫는 이들의 아픈 부분을 건들이기에도 딱 좋은 인물이라고 생각되었다고 본다. 아마 이철 전 사장과의 인터뷰를 준비하던 대부분의 언론들이 기대했던 것이고 윗선의 눈치를 보는 경영진들의 판단이었을 것이다. 이철은 민영화에 찬성하고 파업을 불법 파업이라고 떠들어 줄것이란 기대를 한 것이다.


왜 민영화 까지 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냐고 보느냐면, 이철이 내세웠던 경영 흐름이 사실상 경영상 이득을 높이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영화의 가장 우선되는 가치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그가 난데없이 민영화 반대를 강하게 외치고 철도노조 파업에 지지선언을 한 것이다. 이러니 보수 언론들이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분명 행동은 자신들과 같은 노선을 걸어왔는데, 반대로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보수언론 입장에선 믿었던 같은 편에게 뒤통수를 강하게 맞은 듯한 기분이랄까? 아마 그들은 그런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부랴 부랴 그의 인터뷰 및 토론회 패널로써의 초청을 거두어 들인 것이라고 본다.(물론 이철 사장이 취임당시 민영화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밝힌바 있긴 하지만 당시 분위기상 그건 당연한 말이었기 때문에 보수언론들에겐 무시할 만한 과거였다고 본다.)



이런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는 곳이 저 동네고, 또 그런 행동과 생각이 상반된 이야기를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인간들이 있는 곳이 저 동네기에 나는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다. 나는 당시 KTX 여승무원들이 한국철도공사의 정규직이 되지 못하고 파업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노무현 정부에 많은 실망을 했었다. 겉보기에는 이철의 고집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건 노무현을 둘러싼 세력들의 결정이었으며 생각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시기에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던 시기 이기도 했고...


그래서 나는 이철의 저 말이 참으로 우스우면서 씁쓸할 수 밖에 없었다.



추가 : 2015.03.04.


해당 내용에 관련된 뉴스가 있어서 추가시킨다. 물론 저 사건 이후 이런 저런 법원 판결이 있기는 했지만 일단 눈에 띈 기사가 있기에 링크를 걸어둔다.


기사의 내용은 이런 파업이후 최후로 남은 34명에게 법원이 KTX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송비용을 34명이 떠안게 되었는데, 개인당 1억여원 정도라는 것이다. 이 기사에 링크 된 베스트 댓글을 보면, 이들에게 대해서 험악한 댓글이 올라와 있는데 이건 인터넷상에서 여자에 대한 혐오 바람이 심하게 부는 탓이라고 보면된다. 이 판결이 의미하는 것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그녀들에게 험한 소리는 못할 것이고 동조하지 못할텐데 그저 아쉬울 뿐이다. 그만큼 시간도 많이 지났고, 사람들이 저들의 투쟁이 상징하던 의미를 잊었다는 말도 되니...


> cbs 라디오 인터뷰 <



추가 : 2015.12.01.


마지막 대법원 판결 이야기다. 결국 그녀들은 패소했고, 그녀들은 엄청난 금액을 물어야 한다.


> cbs 라디오 인터뷰 <



추가 : 2018.07.21.


아마도 이게 마지막 추가가 될 듯 하다. 간단히 말하면 이 투쟁을 했던 180명 전원이 정규직으로 다시 채용된다고 한다.


이전에 추가했던, 대법원 판결이 당시 대법원장이던 양승태의 농간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양승태가 당시 대통령인 박근혜와의 거래를 위해서 이용했다는 정황 증거들이 나온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그래도 대법원 판결을 어찌 할 수 없는게 대한민국 법의 현실이라는 것. 이것이 어떻게 해결될지는 몰라도, 일단 이 시위를 이어가던 이들에게는 단비같은 소식일지도 모르겠다. 투쟁의 이유였던 것이 해결되었으니 법적인 부당한 문제도 차차 해결되리라 믿어본다.


>다음 뉴스링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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