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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나쓰메 소세키 본문

독서 토론 모임

마음 - 나쓰메 소세키

무량수won 2014. 2. 23. 20:13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은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나와는 성향이 맞지 않는 것 같다. 나쓰메 소설 중에서도 마음은 내 주변 사람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소설이었다. 몇 년 전 도련님이란 작품을 읽고 크게 실망했던 나였기에 굳이 보고 싶지 않았지만, 지인들의 추천이 내 손을 마음이란 책에 닿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결국은...


재미없었다는 결론에 닿았다. 사실 이 책을 추천해준 지인들의 입맛에는 도련님도 엄청나게 좋은 책이었기에 나와는 맞지 않는 책이란 생각을 미리 하긴 했었지만 말이다. 그럼 이쯤에서 흔히 던지게 되는 질문이 있다. 일본 소설이 나란 사람에게 취향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근데 이상하게 그렇다고 하기에는 내가 그동안 읽었던 일본 소설들이 많다는 점은 이 가설(?)이 성립되지 않음을 증명한다.


그럼 다음 질문이 이어질 것이다. 관념적 탐구에 몰입하던 1900년대 일본의 고전 소설에 거부감이 있어서 생긴 것은 아닌 가 하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이 당시 일본 소설을 사소설이라고 불렀는데, 그런 류의 소설이 성향에 맞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일본의 고전 소설에 재미를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흥미롭게 읽었던 일본 소설들은 대다수가 1990년을 전후로 하는 현대 소설들이었기 때문이다.


마음은 재미없고 읽을 만 하지 않는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아마 그건 아닐 것이다. 내 성향에야 맞지 않지만,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소설인 만큼 매력이 존재 할 것이고, 나름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꽤 괜찮을 것이다. 그것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나름 책을 읽고난 후기니 책에 대한 장단 점을 슬쩍 건들여 보도록 하자. 장점이라고 하면 인간 군상의 속물적 성향을 잘 찝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 뿐 아니라 일본의 고전 소설이라 불리는 소설에 거의 항상 나타나는 것이다. 이 마음에서는 선생님이라 불리는 등장 인물이 고뇌하는 이유는 자신 안의 속물적 근성 때문에 생긴 마음의 병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주인공 나란 인물이 속물적이지 않고 고고한 선생님을 만나 따르는 일상에서 선생님의 진 면목을 보게 되는 장면까지의 이야기다. 주인공 나는 선생님의 비속물적인 모습을 존경했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의 강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만약 당신이 선생님과 같은 상황이라면? 그리고 주인공 나라는 인물의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더불어 현실 속에서 자신은 얼마나 속물적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를 뭍게 만드는 소설이라는 점이다.


단점은 이 모든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자꾸 독자를 책장을 넘기도록 만들지 못한다는데 있다. 번역 탓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일본어와 한국어 어순의 유사성을 생각한다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번역상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거의 기계적으로 단어를 바꿔 옮길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지루한 이야기에 관념적인 세상 속에서 소설이 돌아다니고 있어보이니 좀 처럼 이야기에 갈피를 잡기 어려워진다. 물론 이건 현대 일본 소설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다만 현대 일본 소설은 그런 지루함을 엽기적인 사건이나 충격적인 사건등으로 메꾸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 그렇다고 그걸 꼭 좋게만 해석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제 다음 차례는 다자이 오사무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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