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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읽기) 김부선이 밝힌 난방비0원 사건, 모든 건 경비원탓?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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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읽기) 김부선이 밝힌 난방비0원 사건, 모든 건 경비원탓?

무량수won 2014. 11. 16. 11:30

착하고 올바르면 손해본다고 생각하는 이유.


종종 우리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면서, 당연한 일을 외면할 때가 있다. 그래서 비리를 눈감기도하고, 위에서 시켰다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피해가 갈 줄 알면서 양심을 속이기도한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진실은 어른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며, 그들의 거짓말의 핑계는 모두 "현실"이란 단어 뒤에 있다는 것이다.


< 연합뉴스 보도 >


얼마 전에 영화배우 김부선이란 사람이 화제가 되었다. 처음에 보도는 그녀가 사람들을 때렸다고 떴었다. 대다수의 언론들은 이를 받아썼다. 하지만 몇 시간 뒤 그녀는 쌈닭에서 영웅이 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왜냐면 그녀가 상식적으로 옳은 소리를 했기 때문이다. 뭐 단순하게 연예인이라 자극적인 기사를 쓰기 좋아하는 기자들에 의해서 당했다는 것도 있지만, 사실 밑바탕에는 그보다 더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



사실 그녀의 과거 행적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린다. 그녀의 말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풍인지 구분이 잘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녀가 유명한 영화배우였던 1980년대에 그녀를 향해 그녀의 "여성"을 팔라는 기득권층들의 요구가 있었고, 그녀가 공개적으로 거부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녀가 이런 연예계의 행태를 끊임없이 떠들었다는 것이다. 아마 기득권층으로 분류되는 그들은 매우 괘씸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많이 잊었겠지만 그와 같은 일이 30년 가까이 지난 2000년대, 다시 말해 몇년 되지 않은 시점에 장자연 사건을 통해서 다시 논란이 되었고, 세상이 발칵 뒤집혔었다.


우리는 심심치 않게 여자 연예인들이 팔고 있고, 기득권 계층들의 남성이 사고 있는 그 "여성"에 대한 갖가지 소문을 알고 있다. 혹은 몇몇의 오해로 인해 잘못 사실이 확산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여자 연예인들에 대한 안좋은 소문이 떠돌고 그 소문이 사실이 아님에도 사람들이 쉽게 믿게 되는 이유는 앞선 사건들이 실재하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그런저런 이유로 김부선이란 이름에 붙은 이미지는 이상하게도 천박하게 시끄러운 아줌마로 변해 있었다. 그것이 기득권층의 장난질 덕분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그녀가 아파트 반상회에서 싸움을 했다는 이야기에 당시 상황을 취재갔던 기자들은 그녀의 이야기를 모두 설명 듣고도 앞뒤 다 자르고, 쌈닭 김부선을 만들어 보도했다. ㅡㅡ;


그녀는 그런 언론의 태도에 질려있었기에 자신의 진실을 언론을 통해 밝힌 것이 아니라 SNS를 통해 공개했고, 언론들을 통해 만들어졌던 쌈닭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해오며 눈감아오던 비리를 밝혀내고 싸운 "난방열사"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녀의 행동에 박수를 보냈고, 기득권 층에 가까운 이들은 오히려 그녀의 행동에 대해 오지랖이라며 비난을 하다가 대중들의 댓글 뭇매를 맞았다.



< 김부선의 페이스북 >








그런데 말이다. 오늘 뉴스가 떴다. 김부선이 싸운 난방비 문제를 경찰은 관리소장의 잘못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고 말이다. 그 난방비 싸움 때문에 국정감사까지가서 김부선이 이런 현실에 대한 증언까지 했는데, 난방비로 인해 혜택을 받은 주민들은 아무런 징벌을 받지 않고 관리사무소만 책임을 지게 되었다. 정말 관리사무소의 잘못이고 그들이 책임을 져야만 하는 것일까?


얼마 전, 아파트 주민의 심한 욕설과 괴롭힘을 못이겨 분신 자살한 아파트 경비원이 숨을 거두는 사건이 있었다. 그 덕분에 아파트 경비원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얼마나 주민들의 무시를 당하고 사는지가 많이 알려졌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있는 사람들이 더 심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분신한 경비원이 근무하던 아파트가 한국에서 좀 산다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동네의 아파트라는 점이다.


물론 그 전에도 아파트 경비원들을 향해 막대하던 아파트 주민들에 대해 종종 시사고발 프로에서 소개가 되긴 했지만, 그들의 현실을 제대로 대중에게 알린 것은 이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갖가지 횡포를 부리는 아파트 주민들을 향해 아무소리 못하고 마치 조선시대의 머슴과 같은 일을 해야 하는 그들의 현실.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다. 그리고 경찰도 잘 알 것이다.


< 압구정 분신 경비원 노제 보도, 연합뉴스 >



그런데도 불구하고 김부선의 난방비 0원 사건이 관리사무소의 실수고, 잘못이라고 결론을 내는 것이 타당한 수사결과일까?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는 것일까?


경찰은 해당 주민들이 고의적으로 그런 행동을 했다고 입증하기 어려워 그에 대한 대처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관리사무소 쪽으로 돌렸다. 뭐 법적으로는 그럴 수 있긴하지만, 너무 문제를 쉽게 결론 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법이 증거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정황 증거라는 것도 분명 존재하는 것인데 말이다.



처음에 제목을 착하고 올바르면 손해본다고 적었다. 왜 이렇게 적었냐면, 이런 일이 우리 주변에서 너무 흔하게 일어나고 우리는 이런 정직하지 못한 현실을 쉽게 눈감아버리기 때문이다. 경찰은 누리꾼들이 들썩일때 잠시 잠깐 누리꾼들의 비위를 맞춰 열심히 조사하는 척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 혹은 의심이 가는 것을 덮어두고 가고 만다.


그렇다고 모든 경찰을 욕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기득권과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유난히도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찰과 검찰, 그리고 법이란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말년 병장같은 기득권 층의 "모습"에 대해 욕을 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그런 것을 "너무 쉽게 외면해 버리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나"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일선에서 정의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경찰과 검찰, 그리고 법을 수호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들의 노력이 언제나 이런 비리에 의해서 얼룩지고 그저 씁쓸한 미소를 머금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그저 슬플 뿐이다.


사람들이 왜 착하고 올바르면 손해본다고 생각하냐고? 바로 이렇게 올바른 것에 대해서 모두가 쉽게 외면해 침묵을 지켜 사실상의 공범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청소년들에게 어른들은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훈계질을 하고 잔소리를 한다. 정말 그들이 훈계질을 하고 잔소리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것이 세상사는 것을 제대로 알려주고 잘 알려주는 것일까?


세상을 아니 대한민국에서 잘 살려면 정직하지 않고 남들을 속이고, 누군가를 제대로 즈려밟고 올라서야 된다고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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