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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

글쓰기가 어렵다

무량수won 2015. 5. 18. 14:05

요즘 글쓰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다. 단순히 나 자신에 대한 문제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글쓰기가 두렵다는 것이지만, 그 두려움을 생산하는 이유는 자꾸만 글을 완벽하게 쓰려는 성격 때문이다. 이미 오랜 시간 겪은 문제지만, 최근에 더 심각해진 이유는 너무 열심히 부연설명을 하려는 습관이 생겨서다.


만약 영화가 좋았다고 쓰려고 한다고 치자. "나는 킹스맨이 좋았다"라는 문장을 쓰면 되는데, 나도 모르게 "나는 킹스맨이 옛 히어로물과 스파이물과는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좋았다. 옛 히어로물들의 경우~~~~, 스파이물들의 경우~~~~는 이렇다." 라는 식으로 구구절절히 부연설명이 들어가고 만다.


단순히 설명하는 정도라면 좋은데, 이 설명글을 끄적거리다가 내가 무슨 글을 쓰고 있었는지 망각하게 된다. 그러니 자연스레 처음 생각했던 글에 대한 그림은 망쳐지고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기괴한 글이 되고 만다. 나도 읽고 무슨 말을 하고 싶어했는지 모를 정도로 심각해지다보니 글을 한참동안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게 된다. 그런 글쓰기 습관 때문에 최대한 가볍게 쓰려고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늘도 그렇게 몇개의 글을 날렸다. 휙휙. 하지만 후회는 없다. 공들였던 시간이 좀 아깝긴 하지만 좋은 토양이 되어 나중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그냥 좀 한숨섞인 글을 쓰고 싶었다. 너무 글이 안써져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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