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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역사잡담

기자조선 빠진게 식민사학 탓?

무량수won 2016. 12. 4. 13:56

뭐 이딴 것도 기사라고 쓰고 있나 싶기도 하고... 이래서 역사에 대한 정확한 교육이 필요한데... 라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뉴시스 기사 - 국정교과서 기자조선 퇴출은 식민사학 탓이다



기사의 내용은 축약하면 제목과 같다. 기자 조선이 역사서에서 빠진 이유가 식민사학 영향 탓이란 헛소리 말이다.  근데 웃긴건 이에 대한 주장을 역사 학자도 아닌 사람의 의견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거기다 그 역사 학자도 아닌 이의 주장은 근거라 말하기엔 매우 부족한 이야기 뿐이고, 기자는 그의 의견 외에 다른 이의 조언 따위는 듣지 않고 기사를 썼다.


나는 이 기사가 검증 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채 마구 써낸 글이라서 기사로써의 가치도 없고, 그 속에 반영된 주장은 역사적 논거로는 매우 부족하기에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고 생각한다.



우선 핵심적인 그들의 주장의 근거 먼저 짚고 넘어가자. 기자가 인터뷰한 이의 주장에 따르면, 삼국사기와 중국의 역사서적인 구당서와 신당서에 고구려 사람들이 섬기는 신 중에 기자가 있으니 기자 조선이 존재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와 같이 언급되는 가한은 왜 조선의 다른 이름이 될 수 없는 것일까?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태양을 의미하는 '日(날 일)'자도 있으니 일본 또한 고조선의 한 뿌리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이 정도 정황외에 다른 근거가 나타나지 않으면 헛소리 일 수 밖에 없다. 


기자 조선의 존재를 인정하려면 그 시대에 맞는 그 시대를 기록한 역사서에 기자 조선이 있었다는 증거가 여러 군데서 나와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증거란 고구려인이 섬기는 신 중에 기자란 이름이 등장했다는 것 하나다. 이것이 그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애초에 기자 조선이 한반도 역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것은 기자 조선에 대한 "설"이 있을 뿐 그에 관한 명확한 증거가 없어서였다. 다시 말해 소문은 있는데, 그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 증명할 물증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 설이 사실일 수도 있는 가능성도 생각했기에 역사학자들이 과거 고조선에 대한 설명에 기자 조선에 관한 설도 고등학교 교과서에 넣어두었더랬다.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그들의 이런 주장은 뜬금없이 그런 기자 조선이 고조선에 관한 이야기에 빠졌다고, 애국사학과 식민사학을 가르는 기준으로 활용한다. 게다가 기자 조선에 관한 이야기는 한나라에서 쫓겨난 이가 고조선에 유민으로 들어와 고조선을 빼앗았다는 것이 핵심인데... ㅡㅡ;; 그런 기자 조선에 관한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 주장하는 애국사학의 맥락과도 맞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식민 사학이라면 이 기자 조선을 넣어서 중국인들에게 나라나 빼앗긴 무능한 민족이었음을 강조하는 것이 낫지 않나?



마지막으로 이병도의 행적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가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대 역사학계에서 자칭 민족사학이니 애국사학이니 떠벌리는 사이비 역사학자들에게 비난 받을 정도로 대학에서 강의 되는 역사는 식민사학에 의해서 좌우되지도 않고 타락하지 않았다. 역사 관련 논문을 보면 오히려 이병도의 제자들이 이병도의 학문적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 더 강하게 비판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런 사실을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이들의 민족주의적 자부심에 사람들이 현혹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국정교과서가 기획부터 잘못되었고, 그 내용도 부실하며 엉망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비판을 한다며, 말도 안되는 헛소리와 엮어서는 안된다. 그건 기자가 해야 할 일도 아니고, 해서도 안되는 일이다. 굳이 이상한 이유를 가져다 붙이지 않아도 2016년 겨울 발표 된 국정 교과서는 오류가 넘처나고 있다. 관련된 기사를 쓰고 싶으면 최소한 다른 학자들을 찾아가서 물어보기라도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설픈 애국심으로 사람들을 오류의 바다로 빠트리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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