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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헤매다. (143)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오랜만에 사진을 올린다. 그동안 사진을 찍지 않았던 것이었느냐고 묻는다면,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예전에 비해 요즘 사진을 더 많이 찍으러 다닌다. 그럼에도 사진을 좀 처럼 블로그에 올리지 않았던 이유는 무슨 글을 써야할지 몰랐기 때문이고, 포토샵을 가지고 노는데 정신이 팔렸던 탓이다. 포토샵과 사진 올리는 것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느냐고 할 것이다. 그저 개인적인 취향 차이긴 한데, 블로그에는 되도록 포토샵으로 손댄 사진을 올리고 싶지 않았던 욕심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전혀 안올렸던 건 아니지만, 사진이 주제가 되는 포스팅에는 되도록 올리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다 이번에 사진을 올리는 건, 이번 사진이 포토샵의 힘이 아니라 그냥 우연히 찍힌 그 자체로써 꽤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사진을 보고 무엇을 느끼든, 찍는 이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 것이다. 찍혀진 풍경도 그럴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어떤 면에서 본다면 왜곡일 수도 있고... 어떤 면에서 본다면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일 수도 있고... 사진이 대중화 되면서 점점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것보다 무언가 느낌을 전달하려는 경향이 많아진 듯 합니다. 저 또한 있는 그대로보다 느낌을 더 중요시 하니까요. 포토샵을 이용하든 사진기의 기능을 이용하든 핵심은 사진을 만들어가는 사람의 느낌이라고 보는 것이죠. 하지만 가슴 한켠에서는 너무 내 입맛에 맞추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도 듭니다. 내 입맛에 맞춰서 할 것이라면, 그림 쪽이 훨씬 나은 표현 도구라고 보는 것도 가능하구요. 비단 사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글을 쓰는 것도 똑같지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전하거나 사건의 목격담을 전하거나 누군가와의 다툼을 이야기 할 때...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왜곡인..
무엇을 바라는 걸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언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가끔은 우연이라는 단어가 내가 상상하지 못한 무엇을 던져주기를 바라기도한다. 혼자서 이런 저런 의미를 담아보지만, 사진을 찍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면, 나머지 의미는 사진을 보는 사람들이 채워넣는 것이다. 남들을 따라하기 싫어한다면서도, 남들이 찍었던 것을 비슷하게 흉내내 보기도하고, 이미 전에 내가 찍었던 것을 다시 한번 비슷하게 찍어 보기도 한다. 사진에 대한 책을 너무 열심히 읽었나보다.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으면서 이런 저런 의미를 부여하고, 점점 찍을 만한 것들이 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건, 아마도 나를 포장하고 싶고 꾸미고 싶은 욕심이겠지?
내 일상에서 가장 신나는 순간들을 꼽으라면 아마 책을 사려고 이것저것 살펴보는 시간과 책이 내 선에 쥐어졌을 때가 아닐까 싶다. 구입한 책을 모두 보지는 않기에 과소비와 쓸데없는 지적허영의 극치인 행위로 느껴질 때가 있긴하지만... 다른 말로하면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책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나저나 자꾸 내 입과 내 손에서 오래전 버렸다고 생각되었던 쓸데없는 한자어와 영어 단어가 맴돌고 있다. 진짜 지적 허영은 책구입보다 단어에서 나타는 것이 훨씬 큰 허영인 것인데...
사진을 찍으면 찍을수록 순간의 느낌보다 괜한 것들에 예민해지는 나를 자주 발견하게되는 경우가 있다. 처음 사진을 찍어보겠다고 돌아다니기 시작했던건 분명 내가 예민해지는 그것들 때문이 아니었는데도. 2013년 1월의 어느날... 잠실에서...
귤을 먹다가 문득 든 생각. 왜 귤을 겨울에 먹어야 할까? 자연상태에서 자라나는 것에 의해서 겨울에 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은 아는데... 뭐랄까 좀 철학적인 척을 좀 해보고 싶은 마음에 저 문장이 떠오른 것일까? 그렇다고 철학적으로 뭔가를 정의할 생각이 있던건 아니다. 그냥 뭔가 너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의심하고 싶었던 기분이랄까? 이런 의심은 하면 할 수록 끝도없고 답도 안나온다는 사실을 알긴하지만, 그래도 한번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 하필이면 사람들이 식욕을 가장 많이느낀다는 주황색이잖아! 귤은 겨울에 사람들을 살찌우게하려고 겨울에 먹는 것일까? 지금 내 뱃살을 보면 그런거 같긴한데... ㅡㅡ;;; 뜬금없이 보노보노란 애니메이션이 보고 싶네.
가끔... 내가 시작하고 하고 싶었던 것임에도, 그 모든 것을 머리 속에서 깔끔하게 털어 버린채로 지내기 일쑤인 나를 발견한다. 이런 생각을 할 때면 어쩜이리도 멍청할까란 생각에 머리를 쥐어뜯는다. 그럼에도 이렇게 생각났으니 다행이아니던가! 아이폰 사진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봐야겠다. 사진은 히비스커스란 허브티다. 마치 체리의 맛이 느껴지는 이 차는 내 허브티 모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맛이었다. 다른 곳에서도 맛이 마음에 드려나? 홍대의 커피 어떤 커피숍. 2012년 연말 외로움을 달래고 싶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차가워지는 바람... 거부하고 싶어도 시간은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달려만간다. 그래서 아쉽고 그래서 더 아까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항상 가지는 편견... 변두리는 그저 발전하지 못한 동네, 지저분하다는 편견, 오래되었다는 편견, 오히려 서울의 중심이라 하는 곳보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그리고 사라진다. 오래된 것은 그냥 그렇게 언제 있었냐는 듯이. 사람의 흔적... 건물은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알리는 지표다. 그 지표의 변화는 사람들의 생각의 변화를 표현하기도 한다. 건물에서 느껴지는 사람의 흔적.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까? 오래된 구조의 집. 그런 집에도 최신의 기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그 흔적을 밖에 남겨둔다. 생활의 흔적.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듯이 당신이 신경쓰지 않는 그곳에 생명이 자라나..
해질 때 사진들 보다가 여행하면서 찍었던 것을 모아봤다. 언제였더라... 전국 여행한다고 나서고 첫날째 되던날 저녁쯤 이었다. 장소는 용인... ^^ 이건 이틀째였나?? 이천에서 보냈던 저녁. 공주에서 맞이한 새벽녘이었던듯.. ㅡㅡ;; 며칠째 날인지는 기억 안남... ^^;; 저장해 놓은 폴더에 날짜 적혀있긴한데. 귀찮음. 이것도 새벽. 아마도 익산에서 출발할 때 쯤이었던 듯함. 실제는 이렇지 않은데 사진기로 일부러 어둡게 해서 찍음. 훔.. 이건 정확한 위치가 기억이 안남. ㅡㅡ;;; 아무튼 해질때 인데... 사진찍은 것을 더 뒤적이기 싫으니 그냥 모르는 채로 패스. ^^;; 이건... 목포에서였던 듯.
라는 제목으로 서울 곳곳에서 사진을 찍다가 느낀 것들을 포스팅을 해왔었다. 그러다 결국 걸어서 전국일주를 해보자는 황당한 생각까지 이어져 보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매일 걸어 서울에서 목포까지 걸어가서 배를 타고 제주도까지 갔다 왔다. 나도 왜 이런 미련한 짓을 하고 앉아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돌아다니는 것이 마치 내 삶의 의무라도 되는 듯이 걸어다녔다. 이 걸음들이 나에게 돈이나 명예를 주진 않는다. (적어도 지금까진...)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돈을 바랬고 명예를 바랬다면, 그렇게 열심히 찍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렇게 무식하게 찍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인이 나에게 사진전에 출품해보라며 서울시에서 공모하는 사진전을 알려주었다. 다른 것보다 내가 찍는 사진의 주제와 서울시의 공모전이 왠지모르게 딱 맞아 ..
사진도 그러하고, 글도 그러하고, 요즘 너무 힘을 주는 것 같다. 뭐랄까... 좀 더 멋지고 좀 더 무언가를 담은 것을 보여주고 담아내야겠다는 욕심이 앞선다고 할까? 그래서 별거 아님에도 이야기는 우왕좌왕, 사진기의 셔터는 좀 처럼 눌러지지 않는다. 이번 춘천으로의 발걸음도 마찬가지였다. 사진들과 더불어 쓸 글을 좀 더 멋지게 보이게 하고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싶어서 이리저리 끄적였다. 그러나 내 눈앞에서 나를 가로 막는 것은 커다란 욕심이라는 벽뿐. 글의 핵심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감성을 자극시키려는 짓꺼리만 남아있었다. 솔직하지 못한 광대의 모습이 내 글에서, 그리고 내 사진에서 느껴졌다. 진심을 담으려, 내 생각을 담으려 했던 블로그인데 왜 이렇게 꾸미고 있던 것일까? 사진과 글을 억지로 엮으려..
처음에 시작했던 마음은 더 이상 없다. 열세번째 이야기를 위해서 걸었던 내 걸음에는 처음의 설레임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새 의무가 되었고, 습관이 되었다. 이번 걸음도 그랬다. 그저 습관 중 하나였을뿐 설레임이란 단어는 남아있지 않았다. 사진에 기교가 들어갔을 때 부터였을까? 사진에 대한 무언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을까? 많이 찍지 않게 되었다. 좀 처럼 맘에 드는 장면이 눈에 띄지 않는다. 찍어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겨서 억지로 찍거나 무언가 멋있어 보이려고 찍기 일쑤다. 반성한다. 솔직히 오래 전에 들어있던 사진 속 이야기가 사라졌다. 이번 걸음은 그에 대한 결정판일지도 모르겠다. 4시간을 걸으면서 찍었지만 좀 처럼 맘에 들지 않는다. 그나마 처음 걸었을 때 느..
이제는 더 이상 '덜컹'거리지 않는 지하철을 타고 지나다보면, 문득 궁금해지는 곳들이 있다. 내가 보는 풍경은 이런데 저 안은 어떤 모습일까? 뭐 굳이 특별할 것은 없지만 가끔 왠지 모르게 궁금해진다. 그래서 뚝섬역에서 내려 걷기로 했다. 2호선 창밖의 풍경 속이 문득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내가 주로 걸었던 길의 전체적인 풍경은 이 사진 하나면 모두 설명이 될듯 하다. 낮고 오래된 건물들의 나열 끝에 보게 되는 높고 웅장한 새로운 건물들. 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실이 있다. 많이 요상해 보이는 이 문장으로 설명하고 싶은 것은 서울에 남아있는 공단 같은 지역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 구로쪽 말고 성수역에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 지역 사람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그외에 지역에 사는 ..
봄비가 살랑살랑 떨어지던 어느 일요일. 신촌에서 광화문으로 걷고 있었다. 그 사이에 반듯이 거쳐가야만 하는 아현동이 내 눈에 보였다. 2012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1970년대와 80년대의 향기를 맡을 수 있던 곳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향기를 냄새나는 것이라면서, 구식이라면서 치워버려야 한다 하지만.... 오래 된 건물자리는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 듯이 건물들이 폭삭 내려앉아있었고, 그 주변을 높다란 담장같은 철근과 천으로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몇일 뒤 나는 그 곳을 다시 찾았다. 마치 구멍이 난듯이 곳곳에 있던 건물은 사라졌다. 예전에 무엇이 있었느냐는 듯이... 잘못된 기억을 바로잡으려는 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사라질 예정된 곳. 해가 높이 떠있는 한 낮에도 마치 귀신이라도 나올 것만 같았다. ..
총선이 끝난 어느 봄 날. 강동구. 몸이 꽤 좋아진듯한 느낌이 들자 가장 먼저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행동한 것은 카메라 가방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카메라 배터리도 충전시켜놓고 이것 저것 집을 나서기 전에 해야할 일을 서둘러 해치운다.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한동안 거울에서 망설인다. '모자를 써야하나? 날도 덥다던데 벗고 나가야 하나?' 사진을 찍기위해 집을 나설 때면 항상 써왔던 모자다. 편한 옷차림에 머리를 신경쓰지 않아도 그럭저럭 봐줄만하다는 자체적인 평가 때문이었다. 게다가 한해 한해 지날수록 심해지는 탈모로 인한 걱정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왜냐면 편한 옷차림에 머리를 고정시키는 헤어왁스 같은 것을 바르는 짓은 오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망설이다가 결국 모자를 포기한다. 매연이 가..
일러스트전을 갔다왔습니다. 평소에 미술과는 썩 인연이 없는 저 이지만, 그래도 아시는 분의 초대(?)로 좋은 구경 많이 했습니다. 아무래도 눈에 익어서 그런지 몰라도 저를 초대해주신 분의 그림이 가장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은 초대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물론 그분께 밥을 얻어먹어서 이러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믿어줄련지는 모르겠네요. ^^;; 처음에는 그림 하나하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붙이려다가 귀찮기도 하고, 괜히 남의 작품에 선입견(?) 같은 것을 끼워 넣는 일이 될 수도 있어서 따로 제 생각은 붙이지 않겠습니다. 아무래도 사진으로 찍은 것이다보니 제 개인적인 느낌과 주관적인 느낌이 많이 첨가 되어 있음은 어쩔수 없네요. 감안하고 감상해주세요. 마지막 사진은 작가분들 ..
돌아다님은 꼭 발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돌아다님은 꼭 눈으로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돌아다님은 꼭 냄새를 맡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돌아다님은 꼭 손으로 느껴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 머리가 이해하고, 가슴이 느껴지면, 신체가 반응하지 않아도. 그건 돌아다님이라 할 수 있다.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눈으로 보지 않아도, 냄새를 맡지 않아도, 손으로 느끼지 못해도, 머리가 이해하고 가슴이 느낀다면, 당신은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강동구에는 대표적인 랜드마크가있다. 바로 천호동의 현대 백화점과 그 옆에 붙어있는 이마트다. 과거 10~20년전 천호동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나이트클럽을 비롯한 유흥가를 떠올리겠지만 지금은 이 두개의 건물이 천호동을 대표하고 강동구를 대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왜 이런식으로 이야기 하느냐면, 친구들과 만남 장소를 정할 때 가장 눈에 띄고 모이기 쉬운곳, 그리고 놀기(?) 편한 곳으로 정하게 되는데 강동구는 그 장소가 천호동이고 그곳에 있는 현대백화점과 이마트가 단골이 되기 때문이다. 뭐 동네마다 곳곳에 또 있긴 하지만.. 여하튼 현대백화점과 이마트는 강동구를 아우르는 핵심 상권에 위치하고 있고 주변의 상권을 흡수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곳곳에 산재해있던 전통시장들의 활기를 ..
오늘 찍은 사진들을 이리저리 정리하고, 오늘 포털에 올라온 뉴스의 제목들을 스윽 한번 훑어본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유명인사들의 트위터를 다시 스윽 훑다가 재미난 멘트 몇개를 보고 혼자 생각해본다. 이렇게 하루가 갔다. 5시간을 걸어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지만 사진은 처음 예상한 대로 나오지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그렇게 걷는 동안 찍고 싶은 풍경도 없었다는 점이다. 너무나 익숙한 동네였기에 그랬던 것일까? 좀 처럼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처음에는 비판꺼리를 찾아 나섰다. 재래시장은 전통시장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고, 설 지난지가 한참 되었는데 아직도 설날 관련 플랜카드가 걸려있었 사실이 눈에 거슬렸다. 왠지 공무원의 빈둥거림을 비판하고 싶었고, 전통시장을 살린다면서 달랑 플랜카드나 걸어두는 ..
새로운 것을 위해서 옛 것을 부수고 새로운 것을 만든다. 이런 장면들을 볼 때마다 왜 한국에선 오래된 것을 부수기만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내 돈 가지고, 내 땅 가지고, 내 집 가지고 하겠다는데 너 따위가 뭔데 그러느냐"고 말하면 딱히 해줄 말은 없다. 그들의 재산이 내 재산이 아니기에, 그들의 삶이 내 삶이 아니기에, 그들과 나는 얼굴도 모르는 타인이기에... 콘크리트로 만든 구조물은 약 30년정도가 안전하다고 언론과 전문가들은 말한다. 30년 정도가 지나면 노후화가 되기 때문에 그 모든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그들을 말을 듣고 나면 나는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그냥 그 상태로 보강해가면서 건물을 유지할 수는 없을까? 또는 애초에 오래가는 집을 아름답게 지었다면 더 낫지 않..
걸어서 전국일주라는 것을 하면서 내 자신이 굉장히 부끄러웠던 순간이 한번 있었다. 그건 내가 씻지 못하고 꾸미지 못해서 부끄러웠던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다. 걷기 여행을 시작한지 열셋째날이 되는 낮이었다. 서울에서부터 시작된 걷기는 전라남도에 접어들어 함평을 향해 걷고 있었다. 이제 막 언덕하나를 넘어서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지점이었다. 여행내내 그래왔던 것 처럼 다른 사람은 신경쓰지 않고 묵묵히 걸음을 재촉하는데,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왔다. 길 건너편에서 초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소녀가 나를 불렀다. 명확하지 않은 소리로 손짓을 하면서 나를 부르기에 난 순간 당황했다. 비록 낮이었지만 인적이 드문 길에서 험상궂은 차림의 아저씨인 나를 부르다니. 게다가 요즘은 꽤 위험한 뉴스들이 나오는..
어쩔 수 없이 나에게는 사진찍기 좋은 재료. 그들에게는 삶을 위한 몸부림. 누군가의 싸움에 누가 더 나쁘다 말할 자격 따위는 나에게 없다.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지도 않았고, 듣고자 하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일 뿐이다. 그런 주제에 이렇게 사진을 찍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의 몸부림을 보았기 때문이다. 설사 그들의 외침이 어린애 같은 땡깡이라고 하더라도 혹은 뭔가 더 얻어내려고 하는 욕심이라고 해도. 그들은 여전히 약자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국은 약자에게는 너무나 가혹하기에 설사 그들의 외침이 욕심 과한 외침이라고 해도, 일단은 조심스레 한 발 다가서있고 싶다. 이건 2011년 12월을 마무리하던 날 광명시와 서울 ..
"개발은 발전이다"라는 문장이 한국인들에게 진리가 되면서 한국에서 과거는 나쁜 것이 되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환호했고, 새로운 것이 좋은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것에 사람들은 몰렸고, 달려갔다. 역사는 무시되기 일쑤였다. 그래서 한국이란 곳. 특히 서울은 옛것이 많이 사라졌고, 사라지고 있다. 내가 사진을 찍는 여러가지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이런 한국 그 중에서도 서울에서 그런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뭔가를 기록해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비록 그 모습이 흉물스럽긴 하지만 그리고 누군가의 잘못에 의해서 마구잡이로 생겨났지만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어버린 건물들 때문이었다. 2010년을 넘긴 시점부터 서울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은 이유다. 대다수 사람들은 이쁜 것을 찍기 위해 애를 쓴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