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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헤매다. (143)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아무 생각 없이 찍은 사진이 나중에 봤을때 이상한 느낌을 불러오는 경우가 있다. 신호에 걸려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문득 뒤를 돌아 보았는데 이런 골목이 나왔다. 신촌에 왔을 때도 몇번 봤던 골목이었지만 그냥 무심결에 지나쳤던 그곳. 왠지 모르게 기억에 남아 있던 골목이라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마치 마법에 끌린 것 처럼. 내 마음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한 동안 이 사진을 보면서 깊은 생각에 빠졌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 유명한 시를 "배워야" 했었다. 시를 음미한다기보다 시를 배워야만 하는 시간이었기에 나에게 있어서 시는 그냥 배우는 것 이상은 아니었다. 덕분에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유명한 시를 잘 알지 못한다. 그런 환경에서도 하나 두개씩은 머리속에 남게 된다. 배워야한다는 강압 속에서도 가슴으로 다가오는 시가 하나 두개 쯤은 있기 마련이다. 내가 활동하는 까페에다가 비둘기 사진을 올리면서 나도 모르게 "성북동 비둘기"라는 시가 생각나서 사진 밑에 "문득 성북동 비둘기라는 시가 떠올랐다"고 써놓았다. 성북동 비둘기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
처음에는 도봉산역으로 가려고 했다. 내 평생 가보지 않을 서울의 구석구석을 다니는 것이 목표였기에 산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도봉산 역은 평생 가보지 않을 가장 좋은 곳이었다. 게다가 서울 동북쪽의 마지막 역이기도 했고. 한참을 7호선을 타고 가다가 생각이 바뀌었다. '어짜피 목적지 없는 혼자만의 발걸음이라면, 그냥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려도 상관이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혼자 고민을 하다가 왠지 사람들이 많이 내리지 않을것 같고 생전 처음 들어본 이름의 역에서 내리기로 했다. 그래서 내린 곳이 마들역이었다. 첫 인상은 위 사진의 느낌과 같았다. 왠지 어수선한 모습. 그리고 주위들 둘러보았을 때, 이곳이 계획적으로 개발된 도시임을 알았다. 이런 상가 지구를 둘러싼 수 많은 아파트들을 보고서말이다. ..
내 기억속 공간의 시작. 지금도 살고 있고, 인생의 절대적인 시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공간. 아마도 남은 평생의 대부분을 지내야 할 지도 모르는 공간. 언제나 투덜대도 좀 처럼 떠날수 없는 공간. 그런 공간이 나에게 있어서는 서울이다. 그런 공간에서 많은 것을 보고 많을 것을 생각한다. 많은 것을 눈여겨 보았고 많은 것을 사진이라는 것으로 남겼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대표적인 명소를 찾아가고 그곳에 왔음을 기록한다. 누군가는 추억으로 남기고, 누군가는 아름다움으로 남기고, 누군가는 멋으로 남긴다. 나에게 있어서 서울이란 공간은 전봇대의 전기줄들과 같다. 모두 연결이 되어있지만 각자 살아가는 곳. 마치 사람들이 하늘로 도망치지 못하게 쳐놓은 그물 같은 곳. 나하나 쯤 사라져도 상관은 없지만 당장 내가 ..
2011년 1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 서울시청 앞의 모습이다. 여름에는 잔디가 깔리지만 겨울에는 이렇게 나무를 깔고 이런 저런 행사를 한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지난 연평도 포격의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을 전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지만 오른쪽에는 시청에서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놓았다. 나는 이 사진들을 보고 정부가 매우 불안해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사람들이 자신들의 말을 믿지 않기에 도통 믿으려 하지 않기에 좀 믿어달라고 광고를 하는 듯하다. 이미 북한에서 했다는 것을 모두가 아는 사실 조차 이렇게 전시를 하고 이러니까 "북한은 나쁜 놈이야!" 라고 울부짓는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정부가 자신들이 하는 말에 자신이 없음을 이런 선전물로 알리는 듯 했다. 시청 앞 광장은 겨울에..
골목길. 추억이 남아있는 곳. 골목길. 집으로 향하는 곳. 골목길. 당신과 나 사이의 간격. 골목길. 해만 지면 무서워지는 곳. 골목길. 이제는 아이들의 웃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 골목길.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곳. 골목길. 그냥 좁은 곳. 골목길. 골목. 길.
2010년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서울에는 기록적인 눈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 눈속을 강아지마냥 신나서 돌아다녔다. 차들은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어가고만 있던 그때. 서울의 어떤 모습이 내 손에 의해서 잡혔다. 한 겨울의 서울. 눈이 내린 서울의 모습이다. 서울 도심의 골목길과 아파트 주차장의 모습. 차들은 몸을 사리듯 얌전히 주차되어 있었다. 눈이 엄청 내리던 때의 올림픽공원. 한강으로 발걸음을 향하던중 서울에서 만난 토끼. 눈 때문이었을까? 이녀석을 본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은 높고 완성된 도시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서울은 아직 공사중이다. 우리가 무심결에 지나가던 그곳에 많은 건물이 부서지고 만들어진다. 그 시기가 겨울이라 해도 공사는 끝없이 계속된다. 내가 본 겨울 옷 입은..
언제 비가 내렸었냐는 듯이 하늘은 맑았다. 24일. 광진교 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뭔가 멋진 말을 쓰고 싶었는데, 그보다는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나 싶다. ^^;
그저 뛰기만 했다. 언제부터였지? 발아래가 허전해지기 시작한다. 그저 생각만 했다. 언제부터였지? 머리속이 하얗게 변한다. 그저 따라만 갔다. 언제부터였지? 내가 바라보던 곳이 아니다. 나는 열심히 산다. 남들이 하라는 대로 하고, 그래서 그들이 하라는 대로 생각하고, 그래서 그들이 하라는 대로 뛰어다닌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내 발은 구름위에 내 머리 속은 하얗게 내가 바라보던 곳은 처음 그곳이 아니다. 구름 위를 달린다. 더 이상 내가 아니다. 구름 위를 달린다. 여기가 아니야. 아니야.
현재를 살아가고 살아남는 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현재 필요하기에 만들고 부수고 버린다. 필요라는 이름으로 사라진 것들. 현재 살아가고 남아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현재 필요하지 않음에도, 남아있는 것들. 그래서 가끔은 그들을 보려고 사람들이 찾아가는 것일까? 나도 누군가에게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궁금해 지는 사람이 될수 있기를 바래본다.
짙게 깔려있던 구름이 물러가고 해가 비추듯이. 언젠가 나에게도 해가 비추리라. 발이 퉁퉁 부을 정도로 걸어도 언젠가 비춰질 해를 기다리며, 묵묵히 걷는다. 내 몸이 힘들어도 작은 희망만 있다면, 언제까지라도 걸을 수 있으리라. 해야 비춰라. 나는 너만 믿으며 걸으마.
너무 높은 곳에서만 세상을 바라보지 않기를... 길을 걷다가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너무 높은 곳으로만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너무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하는 것은아닐까? 그리고 어떤 사건 혹은 물체를 볼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그 때문에 가끔 이런 사진을 찍게 된다. 너무 높게 너무 높이 바라보고 있던 것만 같아서 조금 낮게 조금 낮은 곳에서 바라보고 싶어서 그러면서 이렇게 읊조린다. 너무 높은 곳에서만 세상을 바라보지 않기를...
작은 언덕을 올라가는 길. 왠지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이 레드라는 친구에게 꼭 들려보라고 했던 언덕을 생각나게 했다. 물론 비슷하게 생기지는 않았다. 언덕과 큰 나무 하나가 있다는 사실 빼고는... 누구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굴곡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아무리 고생을 모르고 살아왔어도 그 나름의 고생이 존재한다. 마치 잘 정리된 길과 그렇지 않은길을 가는 것 처럼. 잘 정리된 길이나 정리되지 않은길 모두 언덕이 존재하고 좌우로 휘어진다. 단지 그 길을 가는 과정이 더 힘드냐 덜 힘드냐의 차이가 존재할 뿐. 그래서 사람들이 길을 인생에 자주 비유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길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 하는 것 같다. 2010년 여름의 어느날 한강을 거닐던 중.
누군가 나에게 서울에서 삶이 어떠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공기도 탁하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복잡하지만 결코 떠날 수가 없는 이유와 함께... 오랜 시간이 지나서, 나는 서울을 떠난 삶을 꿈꾸고 있다. 쉽게 떠나지는 못한다. 예전에 그 누군가에게 말해줬던 그 이유 때문에... 내가 사는 곳에서는 먼 한강 공원에 간다. 걸어서 10분이면 갈수 있는 한강인데 굳이 멀리까지 가는 이유는, 나도 서울에 살고 있음을 확인 받고 싶어서다. 분명 같은 하늘아래 같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인데, 자꾸만 내가 초라해짐을 느낀다. 꽤 잘난척 하며 살았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정말 잘난줄 알았고, 세상이 우습게만 느껴졌었다. 그런데 그 우습기만하던 세상이 언제부턴가 무서워졌다. 더 이상 내가 ..
가끔 밖에 나가 돌아다니는 나를 보면, 제대로 미친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누가 돈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사진을 잘 찍는 것도 아닌데... 나는 잘 찍고 멋지게 찍을줄 모른다. 그저 사진기를 들고 내가 보기에 괜찮다 싶은 모습이 있으면 그저 담아 둘 뿐이다. 이 사진이 누구나에게 멋져야 될텐데라는 생각은 애초에 가지지 않는다. 그저 내가 보기에 괜찮고, 내가 기록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면 찍는다. 궤변이긴 하지만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면서 기술적인 것을 배우지 않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잘찍으니까. 굳이 나까지 그들 대열에 함류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다. 나는 내 느낌만 살린 투박하고 솔직한 느낌이 담긴 사진을 찍고 싶다. 기술을 알고 있으면, 남들에게 잘보이게 하려고 나도..
2010년 1월 4일 한국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눈이 많이 왔다는 날. 마치 눈을 반기는 강아지처럼 밖으로 뛰쳐 나가서 찍었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지금은 여름이다. 겨울에 대한 느낌이도 있으면 조금이나마 시원할까싶어서 사진을 뒤적였다. 그래서 찾은 사진. 사진은 올림픽공원의 모습이다. 그나저나 사진은 추워보이는데 이 글을 쓰는 내 얼굴에는 땀이 주르륵 흐른다.
한강을 거닐었다. 한강이 나에게 주는 이미지는 언제나 조금 더럽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 더럽지는 않은 것일 수 있는데. 그 이미지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강에 사는 이런 동물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번 한강에 가면 보면서도 말이다.
2010년 여름날 저녁의 기록. 뜨거운 햇살을 가려준 구름. 서울의 중간쯤에 자리잡은 여의도. 주말. 그곳에는 많은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멋지게 차려 입었고, 누군가는 편하게 차려 입었다. 나의 발을 잡고 놓아주지 않은 구름. 하늘이 내 마음을 대신 보여준다. 도심의 빛은 희미해져버린 누군가를 떠오르게 하고...
살면서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는 날이 얼마나 될까?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유심히 보는 날은 또 얼마나 될까? 오늘 애니메이션을 봤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이미 본적이 있었는데, 케이블TV에서 해주는 것을 다시 봤다. 같은 제목의 소설도 있다. 애니메이션은 그 소설의 속편같은 형식의 내용이다. 내가 같은 내용을 두번 세번 보는 일은 드문 경우인데, 이 애니메이션이 그 드문 경우에 속하는 작품이다. 전에 볼때는 잘 몰랐는데, 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유난히도 하늘이 많이 나온다. 하늘과 구름. 하늘을 배경 삼은 도시. 오늘 이 애니메이션 속의 하늘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하늘을 보는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글쎄... 1년에..
정확하게 2년은 아니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 풍경을 약 2년동안 바라 보고있었다. 매일 이 곳을 볼때마다 그저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였을까? 이곳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기차를 타기 위해 용산을 갔다. 용산은 언제나 나에게 이런 풍경이었다. 정신 없고 겉에서 보면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 많은 곳 하지만 그 속에 있는 부품은 최신이란 이름으로 계속 변화하고 있다. 그래도 한국에서, 가장 유행에 민감하고, 최첨단의 기계들이 집합한 시장. 여러 전자기기들이 이곳에서 팔리기 시작한다. 도매상도 오고, 소매상도 오고, 일반 구매자도 오는 곳. 그래서 한국에서 전자제품 하면, 언제나 용산을 먼저 말하고 생각한다. 용산의 많은 건물이 오래되고 낡았지만 용산역 만큼은 세련되고 신선하다. 나란 녀석 참 우습다. 이..
2007년 어느 가을날. 왜 이 거리를 거닐어 본 적이 없을까? 머나먼 곳도 아닌데. 매일 지나던 곳. 매일 보았기에 그저 담담하게 바라보 던 곳. 매일 보았기에 존재의 이유 조차 생각하지 못하던 곳. 그렇게 지나던 거리를 남겨보고 싶었다. 내가 지나는 길. 내가 보는 길. 내가 걷는 길. 내가 알지 못한 길.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 그 길은 있었지만 그 길은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 길을 보았다.
T-타임을 가면서 카메라를 들고간 이유는 " 뭔가 찍을 것이 많을 테지? " 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많은 사진을 찍지 못한 이유는, 이놈의 독특한 성격 때문이다. 나는 왠만하면 남들이 다 찍는 사진이나 누구나 다 하는 일은 잘 안하려고한다. 사실 누구나 하는 것을 내가 또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만약에 다른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지 않았다면, 냉큼 냉큼 열심히 찍고 있었겠지만... 더불어서 원래 계획은 한남동에 간 김에 그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길들과 골목길을 열심히 찍어볼 생각이었지만. 혼자 쓸데 없이 시간 계산을 잘못하는 바람에 물건너 가버렸다. ㅜㅜ 아.. 정말 눈물이 나지만. 그래도 찍어 놓은 것 중에서 그나마 볼만한 것만 올린다.
2009년 여름. 굉장히 무더운 날. 갑갑함을 떨쳐 버리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다. 어디를 가야할까? 고민하던 중. 내가 잘 가지 않는 서울의 서쪽을 돌아다니고 싶었다. 아는 분께 부탁을 드렸다. 보기 좋은 곳이 어디인지... 그 분께서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을 추천했다. 그말을 듣고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울을 동쪽끝에서 서울의 서쪽 끝까지 움직이는 길. 꽤 머나먼 여정이다. 5호선은 서울을 가로 지르는 대표적인 운송수단이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결론내린 이야기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서울 사람들은 종로나 신촌을 중심으로 동과 서로 나뉜다. 종로의 서쪽에 사는 사람들 만의 문화권이 있고, 동쪽에 사는 사람들 만의 문화권이 있다고... 그 사람들이 융합되는 곳은 종로나 신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