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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이야기

증명사진

무량수won 2013. 10. 6. 11:06





뚜벅 뚜벅...

 

정신 없이 길을 걷다가 그 녀석을 만났다

힘이 들어 쉬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녀석.

 

'내가 너무 거지꼴인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 녀석을 나도 가만히 바라보았다.

'나랑 눈싸움이라도 하자는 건가?'

가만히, 조용히, 끊임없이 나를 바라본다.

 

노려보는 건 아니다.

그 녀석이 아무리 내가 아니라고 해도 노려보는 것과

그저 바라보는 것의 차이쯤은 나도 구분할 수 있다

 

문득 카메라에 내 손이 갔다.

 

찰칵 찰칵... 

'무슨 증명사진 같이 찍혔네'

 

내가 뭘 하든 말든, 그 녀석 그대로 나를 바라본다

 

괜히 머쓱해진 나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팔을 크게 한 번, 다리도 크게 한 번

휘휘 돌려서 몸을 풀어주고 다시 걷기로 한다.

 

뚜벅 뚜벅...

 

혹시나 싶어서 뒤를 슬쩍 바라본다.

녀석, 그대로 있다. 그 자세 그대로.

그렇게 나를 바라본다.

 

뚜벅 뚜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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