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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가상화폐 규제가 기술 발전을 저해하나?

무량수won 2018. 1. 12. 02:04

인터넷을 떠돌다가 본 글이 어이가 없어서 한마디 좀 남기련다.


네이버 창업자 중 하나란 사람이 글을 올렸다. 그 글의 주요 요지는 '가상화폐 거래를 막는 건 멍청한 짓이다'라고. 또한 장문의 글을 통해 지금 가상화폐를 단속하는 것은 '기술 발전을 막는 것'이라고 끄적였다.


그 글을 보면서 나는 황당함을 느꼈다. 하나만 확실히 하자. 자본주의의 꽃이라 하는 주식시장에서도 그 열기가 과하면 브레이크를 건다. 투자자들이 정말 제대로 된 판단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냉정히 판단하라고 만든 제도다. 이 제도는 과거 네덜란드에서 자본에게만 맡겼다가 튤립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수 많은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렸던 일이 교훈이 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튤립 사건 이후 자본시장에 어느 정도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동의하게 되고 실제 수 많은 규제들이 생겼다. 만약 자본이 국가에 의한 통제를 무제한으로 벗어나면, 네덜란드에서 튤립이 그랬던 것처럼 오늘 별거 아니었던 볼펜이 내일은 집 한 채와 바꿀 수 있는 엄청난 것으로 둔갑 할지도 모른다. 다소 과장되어 보이지만 실제 일어났던 일이고, 지금 가상화폐라 불리며 사람들을 열풍 속에 끌어들이는 것으로 인해 조장되고 있는 일이다.


가상화폐를 만든 그들의 취지는 나도 꽤 높이 산다. 블록체인 기술로 인한 암호화도 꽤 괜찮은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그가 주장한 것처럼 정부가 단순히 기술 발전에 대한 통제를 한다면, 나는 그 통제에 적극 반대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정부에서 규제하려고 하는 것이 그런 기술에 대한 통제인가? 지금 가상화폐 열풍을 만드는 그것들이 정말 현재 거래 되는 크기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가? 또한 수 많은 그 금액들이 기술에 대한 투자인가? 아니면 돈 놓고 돈 먹기 판이 되어 생긴 열풍인가?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가상화폐라고 일컬어지며 열풍이 부는 그것, 아니 그 장터가 매우 불안정하고 왜곡되어 있음을 걱정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가상화폐의 암호화에 대한 기술력을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 장터가 시장경제를 흔들게 하고 있고, 수 많은 사람들을 건전한 경제 활동보다 돈 놀음에 빠져들게 하고 있어서다.


그래 초반에 그러니까 3~4년 전만 해도 그 가상화폐 판은 인정할만 했다. 당시엔 그리 큰 금액을 요구 하지도 않았고 그 변동폭도 지금과 같진 않았다. 어쩌면 정말 그 판을 만든 이들이 꿈꿔왔던 그런 판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그런가? 지금 가상화폐에 뛰어 들어간 사람들이 정말 그 기술이 뛰어나서 그 판에 뛰어들고 있는가? 그 사람들이 뛰어난 블럭체인에 대한 투자로 혹은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기에 투자를 하는 것인가?


아마 그 판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나 그 판 밖에서 지켜보는 사람 모두 알것이다. 지금은 '투자'판이 아니라 '투기'판이란 사실 말이다. 대다수가 '투기'를 위해서 뛰어들고 돈 좀 벌어보고 싶은 욕망에서 헤어나오고 있지 못함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정부가 이런 투기판이 확대되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미래 기술이니까 지켜보고 있어야 하나? 대다수 국민들이 그 판에 빠져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못해도 손놓고 있는 걸 지켜보고 있어야 하나? 한국가의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규제를 하려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줘야만 국민들이 안심하고 경제의 선순환을 위한 행동들을 할 것이다.


당장 내일 내가 막 쓰던 볼펜이 집한채 값이 될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혹은 내가 사는 이 집이 밖에서 굴러다니다 주운 10원짜리 동전보다 값어치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는 세상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부 그리고 한 나라의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그래서 투기가 과열되면 잡아야하고 못하게 막아야 한다. 설사 그 투기로 인한 양질의 효과가 부정적인 효과보다 크다고 해도, 국가의 경제를 나락을 빠트릴 것이라면 일단 막아 놓고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걸 그저 정부의 관료주의 탓으로 돌리는게 타당한 일일까? 과학자는 그리고 프로그래머는 기술만 발전시키면 그 기술들이 가져올 부작용 따윈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인간의 욕망이 불러올 암울함이 눈에 보이는 데 그것을 기술 발전을 막을 수 있으니 규제 따윈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정부가 규제하려는 것이 그 기술 개발 자체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다. 그 기술로 인해 출렁거릴 위험이 높은 경제를 안정화 시키기 위해 규제하려는 것이다. 그런 정부에 대고 무조건 관료주의가 문제라고 질타할 일인가? 곰곰히 생각해보자. 가상화폐의 열풍이 통제 없이 이대로 흘러가도록 놔두어도 되는 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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