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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전국일주. 열셋째날의 기록 본문

헤매다./전국일주

전국일주. 열셋째날의 기록

무량수won 2011. 10. 30. 19:15


일단. 길 떠나기 전에 슬쩍 남겨본다.

집에서 게임을 하느라 밤샘한 적은 있었지만 게임방서 게임을 하면서 밤샘은 처음인듯 하다.

몇번 겜방서 밤새 시간을 보냈지만 대부분 친구들과 새벽까지 놀고 첫차를 기다리기 위한 일의 하나였다.

여러가지 사정상 새벽 5시가 가까워질때까진 버텨야한다. 너무 일찍 나가면 어두운 도로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커진다.

그나저나 공짜라고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보다 .... 네잔은 마신 것같은데 평소에 커피를 즐기지 않기 때문에 좀 기분이 이상하다.

아무튼 조금 뒤에 출발해야겠다. 후우. ㅜㅜ 게임방은 왠지 답답하다. 익숙치 않아서 그런 것인가?



이제서야 좀 환해지기 시작했다. 왠지 모를 안도감이 느껴진다. 휴



어제 사놓은 떡을 아침밥 삼아 먹으려고 멈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휴 ... 정말. ㅜㅜ



함평은 스치듯 안녕.



새신을 신고 나왔지만 여행 열흘이 넘어서면서 푹신푹신한 쿠션은 사라진 것같다.

하긴 내가 남들 일년치 아니 한 오년치의 거리를 십일만에 걸었고 거의 휴식도 없었으니 신발도 버겨내지 못했으리하.

그래서 목포 이상의 걷기 여행은 우홈하다. 발건강이 신체 건강이라던데 이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은 졸음과도 싸워야 한다 10분의 잠은 나에게 큰 도움이되지 못했다. 가끔 길을 덛다가 쓰러질 뻔한적이 일을 장도였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점점 귀찮아 진다. 조금만 ... 걸어가보자. 조금씩 그렇게.



무안 도착. 전남사투리가 점점심해져서 못알아 듣겠다. ㅜㅜ



민망하지만 ... 아이튠즈에 받을것이 있어서 남의 가게 앞에서 다운 다 될때까지 죽치는 중. 와이파이 소중함이여 ...



아래는 메모의 기록이다.

10월 29일 열셋째날

게임방비 13300원 새벽 5시 10분 출발 비가내리기 시작했다.

강한 비만 내리지 마라. 아직은 어둡기만 한 새벽이다. 처음엔 함평이 목표였는데, 역시 무안까지 가는젓이 목포까지 가는 다음날 부담이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에 무안까지 가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함평과 무안은 크게 멀지 않다. 평소보다도 조금 더 이른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비는 잠깐 내리다 그쳤다.

오늘은 비가 자주 오락가락한다. 오래 내리지도 않고 이내 그쳐버린다.

부끄러운 이야기.
길을 걷다가 말을 못하는 소녀를 만났다. 내 차림새와 행색이 특이했는지 나를 불러세웠다.
길건너편에서 그아이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가까이 다가가서 들었지만 여전히 알아 들을 수는 없었다.
그 아이는 무었이도 그리 궁금했는지 재차 물었지만 나는 간신히 함평까지 간다고만 대답했다.
답답해하는 그 아이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한참을 지나서 '스마트 폰으로 문자를 썼으면 되었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다 못해 서로 수화를 할 줄알았다면 부끄러움을 덜수 있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그 아이는 의례껏 지나가는 사람은 할 줄 모른다 생각했을 것이고 실제로 나는 수화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연출됐을 것이다.
그리고 곰곰히 어린시절을 떠올려봤다. 학교에서는 바르게 살라고 책에 적어놓고 어려운 사람은 도와야한다고 적어 놓았을 뿐이었다.
사회에서 소수가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위한 어떤 것을 배웠던가? 말을 못하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흔하지는 않지만 그들을 위한 수화를 배웠었던가?
아니면 앞을 볼수 없는 사람들을 이끌어주는 안내견 훈련을 한번이라도 시켜준 적이 있었던가?
그것도 아니면 하다 못해 휠체어를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를 배웠던가?
학교라는 공간에서 그들이 가르치는 인성은 누구를 위한 인성이었던가?
사회적 약자와 어울리는 법이 아니라 사회의 다수와 어울리는 법만 배우지는 않았나?
정작 중요한 것은 배우지 않고 쓸데없이 도덕책으로 공자니 소크라테스니 하는 옛사람들의 오랜 생각만 중요하다 배우지는 않았던가.

내가 부끄럽고 한국이란 나라에 국민이라는 사실이 다시 또 창피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 아이들 앞에서 당연하다는 듯 촌지를 요구하던 선생이란 탈을 쓴 쓰레기들에 대한 이야기와 아직도 암암리에 선생이란 자리를 팔고있는 쓰레기들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해 본다.


함평은 해안과 가까운듯. 그런데 함평에 가기위해서는 재를 하나 넘어야한다. 참 들어가기도 힘든 곳이다.

함평에는 골프 고등학교가있다. ㅡㅡ;;; 이거참 신기하네.

무안군에 진입했다. 뭐랄까. 정리되지 않은 느낌을 첫인상으로 받았다. 정리가 안되어있는 도로들 하며 곳곳에 방치되는 쓰레기가 그렇게 말해주고있었다. 이웃한 함평군과는 너무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오늘 아침엔 잠은 못잤지만 휴식시간이 길어서였는지 기분도 좋았다. 하지만 함평에 다달았을 때즘엔 피로가 몰려와 미칠것만 같았다.

도로변에서 잠시 휴식후 출발 하고 함평읍에 도착해서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고 무안군으로 진입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다시 쏟아지는 잠과 함께 짜증도 밀어닥쳤다.

역시나 한동안의 휴식 후 비몽사몽하면서 이동. 무안군에 들어서서는 다시 기분이 괜찮아져서 마치 하루의 걸음으로 몇일에 걸쳐 느낄 감정변화의 폭을 겪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인걸까? 여행 시작하고 감정기복이 이렇게 심한 적이 없었는데....

사우나 4500원. 잠을 잘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결국 다시 게임방찾기. ㅜㅜ

컵라면 1500원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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