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이야기
떠돌이 개
무량수won
2012. 7. 21. 09:36
인적 드문 늦은 밤.
나에겐 산책을 나서기 좋은 밤.
떠돌이 개 한마리가 갑작스레 내 앞에 나타났다.
"안녕"
조심스레 말을 걸어본다.
사람에게 어떤 상처를 받은 것일까?
내 소심한 인사에 도망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치 나를 따라오라는 듯.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게...
무엇이 널 그렇게 도망가게 만드니?
무엇이 널 그렇게 힘들게 하는 거니?
난 그저 너에게 인사를 했을 뿐이야.
너무 겁먹지는 마.
그렇게 그녀석은 도망갔다.
나도 모르게 그녀석 뒤를 따라간다.
무엇에라도 이끌리는 듯이.
그 녀석 찻길로 나섰다.
조심해 찻길이야.
거기는 위험한 곳이야.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는다면,
좋으련만.
그 녀석
찻길 한 가운데로 당당하게 걸어간다.
어느새
저 멀리 사라졌다.
조심해.
잘 지내야 한다.
아무리 급해도 찻길은 함부로 나서지 말고.
너에게 상처준 사람들을 대신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