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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2010년 9월 18일, 추석전에 하는 잡담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2010년 9월 18일, 추석전에 하는 잡담

무량수won 2010. 9. 18. 17:22




생각 하나.

요즘 경제잡지 하나를 정기구독하고 있다. 이코노미 인사이트라고해서 한국에서의 경제이야기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가장 좋은 점은 그 많은 한국의 경제잡지들 처럼 실리는 광고성 기사가 없다는 것이다. 딱 찝어서 어떤 것이 심하다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다들 대충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ㅡㅡ;;

광고성 기사가 없다는 것은 좋지만 조금 난감한 것이있다. 내가 경제관련 용어나 개념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잡지를 보면서 그것도 모르냐고 핀잔을 줄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고 있다. 몰라도 글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알수 있으니까.

거기서 이런 기사가 있었다. 미국의 경제전문 블로거가 쓴 글인데, 빌게이츠가 대규모의 기부를 하는 이유는 가진자가 가지는 착한 마음씨가 아니라 있는 척 한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그 근거로는 만약 그가 정말로 가진자로써 주위사람들을 생각하는 이었다면 그렇게 돈을 많이 벌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좀 더 공정하고 타당함으로 장사를 했다면, 그가 과연 그정도의 돈을 모을수 있었을까.

물론 본문의 내용은 좀 더 설득력이 있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다. 그래서 읽고나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빌게이츠라는 인물이 자기가 벌어들인 돈의 절반을 내어놓기 전에 좀 더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벌도록 배려했다면, 그가 그런 돈을 모을수 있었을까? 설사 어마어마한 액수를 못모았다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부자라는 타이틀과 은연중에 깔려있는 공공의 적이란 이미지보다 존경 받는 인물이 되어 있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많은 기업들이, 특히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게, 사장들은 직원들에게 자신의 수익을 같이 일한 사람들에게 좀 더 나누어주려고 애를 썼다면, 자본주의라는 사회가 이렇게 상막하고 아슬아슬한 사회가 되었을까?

빌게이츠와 조금 대조되는 기사가 한겨례에 떴다. 기사는 아래에...

 
"인터넷 무료접속권을 허하라"



지금 세상에서 인터넷을 안쓰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그런데 그 인터넷을 설계하는데 큰 공헌을 한 이가 그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 다고 상상해보자. 그는 어느정도의 돈을 벌어들이게 될까?

인터넷을 만든 당사자가 인터넷을 무료로 쓸수 있게 하자는 기사다. 만약 빌게이츠가 저 사람의 위치였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은가?


돈을 버는 사람들은 항상 이야기 한다. 돈에는 위아래도 없고 예의도 없다고. 그래서 돈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나같은 사람들은 일단 그를 나쁘게 볼수 밖에 없다. 그가 벌어들인 돈 만큼의 다른 이들의 피땀이 있었을 테니까.

애초에 돈을 많이 벌려고 하기보다 주위사람과 같이 번다는 느낌으로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싶다. 그랬다면 사회에서 소외된 가난한 자를 돕겠다고, 그 많은 돈을 환원하기 전에 주변사람들이 조금더 생활하기 편해졌을 텐데...

그런 사람이 많았다면 자본주의라는 것이 정말 어린 시절 이상향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기분을 현재 느끼고 있었을 것이고, 공산주의라는 것이 20세기에 세계를 강타하지 않았을 텐데말이다.




생각 둘.

게임을 하고 있었다. 게임을 하다보면 가끔씩 말싸움이 붙는다. 게임을 많이 하는 혹은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이들용어로 이렇게 싸움을 많이하는 사람을 '키보드 워리어'라고 한다. 이들은 주로 논쟁의 중심에서 티격태격한다.

낮에 게임을 하는 도중에 나도 오랜만에 말싸움을 했다. 이런 싸움이 일어나면, '키배질' 이라고 가끔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건 '키보드 배틀을 하는 짓거리'를 줄인 것이다. 즉, 자판을 가지고 싸운다는 말이다.


발단은 이랬다.


'가'라는 게이머가 도배성으로 게임속 아이템을 구한다고 글을 올렸다. 그것을 본 '나'라는 게이머가 그 아이템이 뭔지 몰라서 좀 물어봤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다'라는 게이머는 '나'라는 게이머에게 인터넷 검색 좀 하라고 화난 다는 듯이 이야기 했다. 그것을 본 나는 '나'라는 게이머를 지원사격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결국 '다'라는 게이머와 내가 키보드 배틀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싸움에는 논리도 중요하고, 이 싸움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드는 지가 중요하다. 물론 이런 싸움 하게 되면 그누구도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은 서로 인정하지 않은채 싸움은 끝이난다. 언제나 이런 식이다.


그런데 조금 중요한 것이 있다. 이런 싸움에서 논리가 중요한 것은 이 싸움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내편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즉, 여론을 내 편으로 몰아가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여론을 등에 업으면, 나는 쉴새없이 타자를 치지 않아도 된다. 나 내대신 여러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대신 싸워주기 때문이다. 그러면 혼자서 다수를 상대해야하는 내 적은 점점 귀찮아지고 힘들어진다.

이렇게 되면 내가 승리했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사실상 승자는 없다. 그냥 개싸움이다. ㅡㅡ;;; 그 누구도 승복하지 않는...


다년간 이런 키보드 배틀에 익숙해진 나는 이 여론몰이에 능숙한 편이다. 여론을 등에 업지 못하면, 나만 피곤해지기 때문에 잽싸게 발을 빼야한다.

슬쩍 그 비결을 이야기 하면, 논리도 중요하지만 상대를 계속 존중해주는 척을 해야 한다. 그리고 존중해주는 척하면서 계속 신경을 건들여서 흥분하게 만들어야 한다. 상대는 흥분하면 아군이건 적군이건 가릴것 없이 난사를 하게 된다. 즉 논리를 잃고 사람들을 마구 공격한다. 난사에는 주로  인신공격이 사용된다. 그러면 점점 여론은 내쪽이 별로 타당해 보이지 않아도 몰리게 된다.

결국 싸움은 다수와 흥분한 상대와의 싸움이 되고 나는 그저 간간히 약을 올려주기만 하면된다. ㅡㅡ;;;;

이런 싸움 한번 붙고나면, 왠지 모르게 내가 어려진 듯해진다. 정말 내가 이렇게 유치찬란했나 싶을 정도다.



생각 셋.

잡담을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무지 길어졌다. 경제 이야기도 있고 게임이야기도 있는데 다음뷰의 메뉴중에 어느 칸에 올려야 할까? 그리고 나는 이 글을 통해서 사람들이 잘 낚일 만한 제목을 뽑아야만 할까?

잡담이 아니라 그냥 일반 포스팅에도 나는 낚시성 제목을 달지 않는다. 1년 넘게 하면서 이미 유명해진 낚시성 제목 뽑는 방법을 모르면 블로그 세계의 간첩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니 몰라서 못쓴다고 하지는 마시라.

나는 그냥 안쓸 뿐이다. 돈이 궁하지 않느냐고? 궁하다. 궁해서 과자값이라도 추가 시켜보겠다는 욕심에 이 포스트 위에 광고를 달지 않았겠는가. 그 뿐만 아니다. 곧 알라딘의 책 광고도 넣을 생각이다. ㅡㅡ;;; 뭔지 몰라도 심사 때문에 시간이 걸려서 못달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낚시성 제목을 달지 않을 것이다.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남들이 다하니까 안하는 것이다. 복잡하게 이야기하면 포스팅 하나의 주제가 나와버리니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나중에 생각이 정리되면 낚시성 제목을 쓰지 않는 이유를 적도록 하겠다.

덕분에 광고 수익은 정말 눈물이 날지경이다. ㅜㅜ




이 기나긴 잡담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이 줄일 수 있다.

돈을 많이 벌기 전에 주변 사람들을 배려했다면, 자본주의는 멋진 이상향이 되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세계에서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빌게이츠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중에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가난한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키보드 배틀에도 여론몰이가 중요하다.

잡담은 도데체 어떤 부류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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