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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소설 (85)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습니다. 소설이지만 라이트노벨이라고 해서 많은 분들껜 생소한 장르며, 어떤 분들께는 그저 애들 장난같은 느낌을 주는 장르의 소설이랍니다. 제목은 재와 환상의 그림갈 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죠. 딱 4권까지만 보세요. 그 이후는 완성도면에서나 이야기의 풀이면에서 많이 망가집니다. 그리고 애니를 보실 수 있다면, 애니는 꼭 시청하세요. 꽤 괜찮은 작품입니다. 수채와 같은 그림이 게임 세계를 다룬 다는 것이 다소 이상해 보이지만, 그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케릭터들의 마음(?)이 녹아든 그림체 처럼 느껴지실꺼에요. 원작에 대한 해석이 정말 잘 된 작품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주된 줄거리는 게임 세계에 빠진 주인공들이 겪게 되는 이야기 입니다. 이 정도 설정은 꽤 흔한 설정인데, 이 소설이 ..
"물러, 무르다니까"어째서 인간을 믿을 수 없었을까.곧이곧대로 믿으라는 말이 아니다. 그래도 요코는 그 쥐를 믿어도 괜찮았다."그런 무른 말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배신당하는 봉이 되는 거야." "모자라기는."꺄꺄꺄 밤하늘을 가르며 원숭이가 웃는다."진심이야? 정말로 그걸로 괜찮겠어? 봉 취급이나 받는 얼간이라도 상관없어?" "배신당해도 돼. 배신한 상대가 비겁해질 뿐이지 내가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건 아니니까. 배신하고 비겁한 인간이 되기보다 훨씬 나아." "비겁해진다 해도 네 승리야. 여기는 악귀의 나라니까 말이지. 아무도 네게 친절하게 대하지 않아. 친절한 인간따위 없으니까 말이야.""그런 거 나와는 관계없어!"궁지에 몰려 아무도 친절하게 대해주지 않는다고 타인을 거부해도 되는가. 선의를 보이는 상..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혼자 읽으려고 하면 안 읽을 것같아서 입니다. 무언가에 이끌려 구입은 했는데, 그래서 읽어야 하는데, 요즘 제 생활 습관으로 유추하건데 소설은 왠만해서는 여유있게 읽지 않게 되서요. 언제나 그렇지만 이 책이 재미있을지 재미없을지 아무런 장담을 못합니다. 제가 추천해놓고 언제나 그렇듯이 제가 재미없게 읽으면 재미없지 않느냐고 대답을 유도하기도해요. ^^;; 결론적으로 이 책은 읽어보지 않았고, 혼자 읽으려고 하면 몇년에 걸쳐도 다 안 읽을 것 같아서 선택한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책을 구입한 돈이 아까워서랄까? 책 이 좀 두꺼운 편입니다. 그러니 일주일 남겨두고 부랴부랴 읽으려고 하지마시고, 조금씩 나눠서 읽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이런 걱정의 글을 남기는 이유는 제가 그런..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내 어머니 뻘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연신 내게 허리 굽혀가며 이렇게 말했다. 뭐가 그렇게 고마운 것일까? 내가 그 사람에게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사람인가? 나는 저 사람에게 특별한 호의를 베풀지도 않았는데 왜 이럴까? 왜 저 사람은 나를 동등한 사람이 아닌 저 위 어딘가에 있는 사람처럼 연신 허리를 굽히는 것일까? 수 많은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갔다. "제가 허리가 많이 아파서요. 정말 죄송합니다.""아. 네..." 그녀는 1층에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2층을 눌렀다. 한손에는 작은 야쿠르트병 한 무더기를 묶은 투명한 봉지가있다. 그저 엘리베이터를 타는 일인데 그 행동이 왜 그녀를 위축시켰을까? 수 많은 상상을 했다. 그리고 떠오르는 몇가지 장면이 떠올랐다..
요즘 나는 멋진 문장을 만드려는 욕심에 자꾸 글을 어그러뜨리고 있다. 멋진 문장을 만드려는 욕심이 문장만 멋들어진 글이 아닌 글을 만들어낸다. 내가 썼는데, 내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든 그런 글들이다. 이럴 때마다 좋은 문장이 좋은 글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 소설 모음이다. 이 소설에 대한 멋진 리뷰를 써보려고 애를 쓰면서 수 차례 긴 글을 적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언제나 결과물은 기괴한 글 뿐. 그래서 이번에 리뷰(?)는 좀 단순하게 가보려고 한다. 어쩌면 나에 대한 새로운 시도 인지도 모르겠다. 단편모음집인 이 책을 읽고 정리 하면서 적은 단어와 한 줄 문장을 적어 두려고 한다. 그저 내 생각의 나열이기에 ..
뭘까요? 어째서 지금까지 저는 에쿠니 가오리의 책으로 한 번도 독서토론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나름 그녀의 책을 꽤 읽어왔다 자부(?)했었는데 말이죠. ㅡㅡ;; 지금까지 독서토론 하면서 에쿠니 가오리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좀 있긴 했지만 굳이 피해가면서 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뭐가 원인이었는지... 워낙에 제가 그녀의 작품을 좀 읽었던지라 그녀의 소설을 몇번 독서토론 때 다룬줄 알고 있었네요. 하긴 뭐 존 그리샴도 거의 10년 전에 재미있다고 읽었는데, 지난달에야 한 것을 보면... 제가 모르는 저만의 이유가 있었을지도... 그러고보니 에쿠니 가오리 소설도 거의 10년 전에 열심히 읽었었네요. 그 당시에 한참 일본 소설 열풍이 불던 때기도 했었죠. 솔직히 책 사기 귀찮아서 집에 있다..
"자 준비해. 신호가 바뀌면 뛰는거야.""응! 절대 지지 않을 테니까 언니나 각오 단단히 해." 자매로 보이는 초등학생 여자 아이 둘이 왕복 6차선이나 되는 넓은 도로의 횡단보도 앞에서 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옆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보던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고 한소리 하신다. 잠시 주눅이 든 자매는 아저씨를 한발짝 피해 다시 달릴 준비를 했다. 이 아이들은 이 흥미진진한 놀이를 좀 처럼 끝낼 생각이 없는 듯 했다. 결국 아저씨는 더 이상 아이들을 말리지 못하고 이내 포기해 버린다. 아이들은 신호등을 노려보며 달릴 준비를 했다. 마치 올림픽에 나간 선수들 마냥 멀리서 멀뚱히 지켜보던 나한테까지 그 아이들의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자동차 신호가 파란색에서 주황색으로 바뀌는 ..
장면 하나. 조금 넓은 대로변에서 큰 소리가 난다. 50대로 추정되는 아주머니와 50~60대로 추정되는 아저씨와의 말싸움이다. 둘 사이에는 유치한 욕설이 오가고, 세상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억울함을 알아달라는 듯이 큰 소리로 서로에게 욕을 퍼붓는다. 그 둘 옆에는 주황색 택시 한대가 놓여있다. 지나가는 차들을 모두 방해해가며 그들은 욕설을 주고 받는다. 그 욕설 사이에 들리는 단어 하나. 승차거부. 아주머니 입에서 승차거부란 단어가 나온다. 구체적인 장면을 목격하지 않아서 누가 잘못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택시기사로 추정되는 아저씨가 아주머니의 승차를 거부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마땅히 누려야할(?) 택시 탑승의 권리를 택시기사 아저씨가 거부했다. 이 단편적인 사실만 보면 택시기사의 잘못이다..
꽤 오래 전이었습니다. 막 책에 흥미가 생겨서 이것 저것 읽고 있을 때, 소설을 보고 나서 '재미난 영화를 봤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소설 때문에 미국 소설에 대한 선입견이 영화같은 묘사를 한다였지요. 그 소설을 재미나게 읽고 나서야 그 작가가 법정스릴러물이라는 장르를 개척(?) 혹은 입지를 다져놓은 사람임을 알게 되었고, 제가 봤던 법에 관련된 영화의 상당 수 원작이 그 사람의 작품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냐면, 존 그리샴 입니다. 서점에서 다음 모임 책으로 무엇을 할까 뒤적이다가 존 그리샴의 작품을 모아 놓은 칸이 나오더군요. 참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작가였는데, 옛 생각이 나더라구요. 나름 오랜시간 독서토론을 해왔는데, 왜 아직까지 존 그리샴을 한 번도 하지 못했나하는 생각도 들..
나에게 꽤 큰 충격을 주었던 영화가 있었다. 일본 영화를 잘 안보는 나였음에도 보았던 일본 영화 이다. 내가 기억하기로 이 영화는 흥행면에서나 화제면에서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중에게 주목 받지 못한 이 영화를 그것도 영화관에서 봤던 이유는 솔직히 말해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였다. 나는 어떤 우연에 이끌려 이 영화를 보았다. 홍보 팜플릿에 나온 영화 설명과 다른 감독의 시선을 보았기에 나는 꽤 만족스러웠다. 왠지 숨겨진 부분을 나 혼자 발견한 느낌이랄까? 인터넷의 영화 게시판에 쓰여진 글에서도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 주제를 어린 아이의 범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단순히 그 점만 강조하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에서는 아이들의 군중심리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은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나와는 성향이 맞지 않는 것 같다. 나쓰메 소설 중에서도 마음은 내 주변 사람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소설이었다. 몇 년 전 도련님이란 작품을 읽고 크게 실망했던 나였기에 굳이 보고 싶지 않았지만, 지인들의 추천이 내 손을 마음이란 책에 닿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결국은... 재미없었다는 결론에 닿았다. 사실 이 책을 추천해준 지인들의 입맛에는 도련님도 엄청나게 좋은 책이었기에 나와는 맞지 않는 책이란 생각을 미리 하긴 했었지만 말이다. 그럼 이쯤에서 흔히 던지게 되는 질문이 있다. 일본 소설이 나란 사람에게 취향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근데 이상하게 그렇다고 하기에는 내가 그동안 읽었던 일본 소설들이 많다는 점은 이 가설(?)이 성..
아이는 모니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그저 잘못 들은 것이라 생각했다. 점점 소리가 커졌다. 커지는 소리에 분노가 섞이기 시작했음을 느꼈다. 아이는 잠깐 뒤 돌아 보지만 이내 모니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두려운 감이 생겼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물거품으로 만들기엔 너무나 아까워 그렇게 하지 못하고 말았다. 아이가 바라보는 모니터에는 이런 저런 그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엄마는 아이의 뒤에서 아이가 바라보는 모니터를 같이 바라봤다. 엄마는 아이의 뒤통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분노를 넘어선 차분함으로 아이를 불렀다. 아이는 엄마의 낮은 목소리에 경기를 일으키듯 놀라고 말았다. 더 이상 모니터 화면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이의 몸 속 깊은 곳에서 쿵닥..
717의 일차 연재를 끝내며… 처음부터 연재 할 생각을 하며 썼던 것은 아니었다. 717이란 숫자를 매개체로 단편을 쭉 이어나갈 생각도 없었다. 첫 글인 를 쓸 때는 연애 감정을 끄적거리고 싶었을 뿐이었다. 특히 요즘 사람들의 연애 모습 혹은 방법 등에 대한 이야기를 헤어짐이란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하고 싶었다. 남자 입장에 편중되어 썼던 이유는 원래 계획에 여자 편을 따로 쓸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을 써놓고 이렇게 저렇게 살펴보니 를 쓰면서 괜히 강조하고 싶었던 시간이 유난히 내 눈에 들어왔다. 시간 7시 17분. 숫자 717에 집중하다 보니 연애 이야기보다 사람들의 일상을 적어보고 싶어졌다. 왠지 모르게 각각의 하루를 연결해 주는 느낌의 시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다음으로 쓰게 된 것이..
“정말 안 써진다. 안 써져.” 열심히 끄적거려 놓았는데 영 맘에 들지 않는다. 그 순간 A4 용지로 10장 가까운 글을 없애버렸다. 종이 낭비할 일은 없다. 컴퓨터에 저장된 것을 지운 것 뿐이니까. 컴퓨터가 묻는다. “지우시겠습니까?” 그러면서 그 녀석은 두 가지의 선택지를 나에게 건네준다. “네, 아니오”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기분에 따라서, “네”를 눌렀다. 화면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글이 사라진다. 속이 시원하다. 그런데 곧 바로 머리를 헝크러뜨리기 시작했다. “으아!!!~~~” 곧 닥쳐온 후회. 엉터리 같지만 그 양의 글을 쓰기 위해서 보낸 시간, 이렇게 저렇게 보낸 시간 등등이 떠올랐다. ‘이 놈의 성질머리’, ‘아니, 쓸데없는 완벽주의’ 누구를 탓 할 수도 없는 일이기에 스스로를 욕하게 ..
12월의 주제 책 저자 : 루이제 린저 모임 날짜와 시간 12월 14일 토요일 오후 1시 모임장소 신촌 카페베네 참여방법 E-mail : myahiko@gmail.com 개인 연락처가 블로그에 공개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이메일만을 공개합니다. ㅜㅜ 이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이메일을 통해 개별적으로 연락처를 알려드리는 방식입니다. 더불어서 참여의사를 댓글로도 남겨주세요. 이 모임은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오른쪽에있는 링크 메뉴에서 "독서토론" 을 클릭해참고하시면 됩니다. 모임에 대한 잡담. 분명 이 글을 쓰려고 마음 먹었던 낮 까지는 다른 책을 하려고 했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R.P.G. 였지요. 그런데 사정이 좀 생겨서 이 ..
알람이 울린다. 7시 17분. 영화 상영시간은 7시 20분. 극장 앞 커피숍에서 간단히 커피를 마신다. 일주일에 한 번 빠르게 퇴근하는 날이 한 번씩 있다. 요즘 내가 일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워 하는 점이다. 전에 다녔던 회사들은 6시에 퇴근 하는 것이 한 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엄청난 행사였다. 뉴스에서 법으로 주당 40시간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건 나와는 상관 없는 세상 이야기다. 나 같은 사람이 일하는 곳에서는 “법을 지키면서 일자리를 잃을래? 아니면 법은 무시되더라도 일을 할래”라고 이야기 한다. 나만 이렇게 억울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옆 사람도 그렇고 앞 사람도 그렇고 길 건너 회사의 사람들도 비슷하다. 다들 말은 법을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현실에서 법은 사장님의 말 이다...
휴가다. 엄밀히 말하면 내일부터지만, 내 기분은 집으로 돌아가는 이 순간부터다. 우여곡절 끝에 주말을 붙였다. 일주일쯤 되는 꽤 긴 휴가다. 남들은 휴가에 뭔가 뜻 깊은 일을 하라고 하지만 나는 싫다. 왜 내 휴가에 내가 즐거우면 안 되는 것일까? 내 휴가까지 왜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것일까? 난 단호하게 거부했다. 나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고,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다. 휴가 땐 그냥 내가 재미난 일을 하고 싶다. 휴가의 의미 따위는 그런 것 아닌가? 며칠 전에 문명이란 게임을 구입했다. 사람들 말마따나 휴가 전체를 “문명했습니다”하고 외치고 끝날지도 모른다. 휴가를 즐길 만반의 준비는 끝났다. 이미 게임을 컴퓨터에 깔아두고 몇 번의 테스트(?) 게임을 해보았다. 그리고 지금 내..
소리가 들린다.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내 귓가를 때렸다. “아! 씨!” 차마 욕은 하지 못한다. 아무도 없는 집에 나 혼자 있는 데도 욕을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용기 따위도 없다. 시끄러워서 짜증이 났는데, 차마 화를 내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 알람이 오늘 내가 시험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끔 길어지는 내 백수 생활에 왜 영어 시험을 그리도 많이 봐야만 하는지 도통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래도 영어 시험을 꼬박꼬박 챙겨서 본다. 남들이 다 그 정도는 하기 때문이다. 맞다. 나는 남들보다 뛰어나지 못하다. 아니 뛰어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다만 남들에게 뒤쳐지는 것만 하지 않고 싶다. 내 삶에서 어떤 욕심을 부리면서 살았느냐 물어본다면, 아마도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아야 된다는..
“야. 그냥 난 연애 안하고 살란다.” “아니. 그런 소리 좀 하지 말고 노력이라도 해보라고! 시도도 안 해보고 포기 하는 게 말이 되냐?” 내 이 한 마디에 친구의 잔소리는 또 한 번 장황하게 이어진다. 사실 친구들의 말대로 시도를 안 해본 건 아니다. 문제는 이 녀석이나 저 녀석이나 날 만나서 한다는 소리가 매번 똑같다는 것이고, 내가 바꾸고 노력해도 주변에서 그다지 긍정적인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친구 녀석들이 날 걱정해주는 마음. 그래 그 정도는 안다. 그것이 다소 거칠게 표현되는 것도 이해는 한다. 남자녀석들의 세계란 그런 것이니까. 그래도 그렇지 거기에다가 했던 이야기 하고 또 하고… 정말 저 녀석들은 지치지도 않는 것 같다. 그래. 나 모태솔로로 연애 한 번 못해본 남자다. 남들이 종종 말하..
초조하다. 다음 공연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에 나는 항상 이렇다. 나는 삐에로다. 굵직굵직한 쇼들 사이 사이에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관심을 모으러 다닌다. 다음에 이어질 커다란 쇼의 준비를 뒤에서 하는 동안 나는 사람들을 웃기는 일을 한다. 앞선 쇼가 끝나간다. 쇼에 연신 감탄하는 사람들의 함성이 들려온다. 마치 바다의 파도소리 같다. 다 같이 "우와~"하고 감탄을 하고 다 같이 고요해진다. 그렇게 수 차례 반복하면 그 커다란 공연은 끝이 난다. 내 공연은 그렇게 감탄하던 사람들을 불규칙하게 웃게 한다. 한마음 한 뜻인 것 같았던 사람들이 제각각 웃고 제각각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다. 내 다음 차례에 큰 쇼를 준비하는 사람도 나에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저 사람들이 커다란 쇼가 준비되는 동안 지루..
살인자가 치매에 걸렸다는 이야기. 김영하의 의 주된 소재다. 재미있는 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살인자이지만 오래 전에 멈추었던 살인을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서 다시 한 번 결심한다는 점이다. 치매에 걸린 사실을 극복하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을 독자들에게 중계해주는 소설이라고 보면 된다. ‘살인자라는 소재만큼 소설도 강렬할까?’ 처음 기대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소설은 나에게 강렬하지 못했다. 내 취향 탓이 큰 이유기는 하지만, 소설이 생각보다 너무 가벼웠다. 짧은 문장의 연속이라는 점이 뒷받침을 해주었지만, 그보다는 소설의 느낌자체가 ‘가볍게 가자’의 생각에서 쏟아져 나온 듯했다. 주변 상황의 묘사나 설명보다 주인공의 생각으로만 이야기가 진행된다. 주인공의 생각이지만 상황을 바라보는 느낌..
눈을 떴다. 어느새 밝은 햇살이 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눈을 뜨고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그녀가 침대 옆에 한참 동안 걸터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의 새하얀 등에 아침 햇살 때문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녀의 뒷모습은 고민에 빠진 사람처럼 매우 고요했다. 나는 슬며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차가운 손, 그녀와 만난 지 이년이 넘었지만 그렇게 차가운 손은 처음이었다. 그녀가 가만히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지금 깬 거야? 이제 일어나서 출근 준비해야지."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다정하다. "혹시 몸이 안 좋은 거야? 손이 굉장히 찬데?","그래? 별 이상은 없는 것 같은데." 이렇게 대답을 하고서 그녀는 자신의 손을 비볐다. "차가워 진 건가?" 무심하게 이 한마디를 뱉고서는 주섬주섬..
요즘 책에 대한 글을 많이 쓰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그보다 글을 쓴다는 것 자체에 꽤 많은 흥미를 잃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꽤 쉽게 읽히는 책을 한 권 읽었다. 라는 책이다. 뭔가 굉장히 어려운, 그리고 굉장히 전문적인 책일 것만 같은 제목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냥 소설책이다. 다만 제목이 기묘하게 어려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다. 이유는 이 책이 SF소설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대로 이 책은 꽤 재미있다. 요즘 이것 저것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내가 술술 넘겼으니 아마 많은 사람들도 비슷하게 술술 넘길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그리고 이 책이 꽤 괜찮았던 것은 주제의식과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꽤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이 때문이다. 그것이 작가의 의도였을지 혹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나..
그러고보니까 요즘 소설속에 나타나는 인물들과 사건이 가지는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하는 일에 거리를 두고 있었던 듯 싶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어느 순간 나는 그런 나만의 해석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서 굉장히 무뎌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잊고 있었던 나만의 해석을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어떻게 바라보면 캐리란 소설은 나름 많은 문제가 녹아들어있는 소설이다. 특히나 청소년기에 아이들이 사람을 따돌리는 문제라던지, 종교에 맹신하는 사람에 대한 문제, 선의의 행동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을 때의 문제, 빌리라는 케릭터로 바라보는 남자들의 행동 문제, 성에 대한 관념 등이다. 그럼에도 가만히 소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런 이야기는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캐리가 참 불쌍하다. 빌리와 크리..
캐리. 읽는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뭔가 남는다는 느낌은 없는 책이었다. 어쩌면 이건 화차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일수 있다.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되는 소설을 읽고난 다음에 읽는 소설에도 그런 것이 있기를 바란다. 예전에 아멜리 노통의 왕자의 특권을 읽을 때도 비슷했던 것 같다. 강력한 메시지가 없는 소설책은 그래서 나를 지루하게 만들고 허전하게 만든다. 소설이 꼭 강력한 메시지를 전할 필요는 없다. 읽는 사람이 재미있으면 된다. 문제는 내가 느끼는 소설 속의 재미는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 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뭐 억지로 혹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메시지를 읽어낼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억지로 읽는 메시지에 흥미를 느끼는 건 나는 즐겨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감이 좀 심한 편이다. 그래서 평론가라..
어제 전 편을 다 보고 글을 끄적거리려고 했습니다. 새벽에 열심히 끄적끄적 거렸지요. 그리고 첨부할 사진을 구하려고 검색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들의 리뷰글을 보게 되었어요. 전문적인 분석과 배우 한명 한명에 대한 평가 등등... 고수는 괜히 고수가 아니구나 싶을 정도로 깊이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사람들 마다 같은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은 다른 시각으로 드라마를 봤더군요. 그들의 글을 보면서 "아!"하고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제가 끄적거린 글을 보았습니다. 왜 이리 어려운가? 왜 이리 이상한가? 왜 이리 엉성한가? 이런 질문을 자꾸 던지게 되더군요. 그래서 지웠습니다. 종종 겪게되는 일이지만 참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제 글을 반성하는 글은 아니니 대..
8월의 주제 책은 [ 캐리 ] 입니다. 저자는 스티븐 킹 입니다. 모임 날짜와 시간은 8월 3일 토요일 오후 1시 입니다. 모임 장소는 신촌의 커피빈 입니다. 참가비는 없습니다. 신청 방법은 여기에 댓글을 달고, myahiko@gmail.com 으로 메일을 주시면 제가 보내주신 메일 주소로 제 연락처를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메일만 보내면 되는데, 굳이 여기에 댓글다는 것을 부탁드리는 이유는 정확한 참석자를 가려내기 위함입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해해주시리라 굳건히 믿겠습니다. ㅋㅋ (블로그에 제 전화번호가 노출되는 것을 좀 꺼리는 편인지라. ㅜㅜ) * 참고로 이 독서토론 모임은 네이버 까페에서 활동 중 입니다. 어떤 식으로 누가 참여했는지에 대해 궁금하시면 오른쪽에 독서토론 링크를 클릭해서 참고..
화차 참여하신 분들은 몽룡이누나님, 인생다그렇지님, 반프님, 마괘님, 프리야님, noah님, 기획왕님, 얀님, 조제님, 날룽님, 왕왕꼬맹이님 이었습니다. 이날 이야기의 키워드는 신상털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소설의 핵심은 개인 금융이야기였지만요. ^^;; 책에 대한 추천 점수는 5점 만점에 4 점 4 - 개인신용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었다.3.8 - 생각의 여지가 많이 주어지지 않아 아쉬웠지만 괜찮았다.4 - 몰입력 있는 스토리가 좋았다.3.5 - 흡입력 잇는 이야기가 좋았고, 생각할 꺼리가 많았다.4 - 스릴러 소설로써 밤에 읽으면 좋을 것 같다. 4 - 원조 신상털기 소설이라는 느낌이 있었다.4.3 - 몰입감이 좋았다. 스릴러 같지 않은 반전 같은 이야기였다.4 - 사회적인 이야기가 ..
소설을 읽는 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니 무엇 때문에 소설을 읽으시나요? 제가 소설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얻게 되는 대부분은 시대상이 녹아들거나 작가의 사상과 생각이 녹아들어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 사회 비판적이라면 더욱 더 좋아하는 편이지요. 없었을 것입니다. 최근 몇년 동안 읽었던 책 중에는 그런 즐거움을 주는 책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정이 가고 저도 모르게 책을 덮고나서 기분 좋다는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차는 제가 비판하고 싶었던 부분을 속 시원히 대변해주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사회비판적인 글을 쓰지 않고 있던 것은 아니긴 하지만요. 이야기의 대충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어느날 주인공의 먼 친척이 자신의 사라진 약혼녀를 찾아달라고 찾아옵니다. 그다지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