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왕좌의 게임 속에서 스타크 가문의 왕 선언에 반발이 없는 이유 본문

잡담 및 답변

왕좌의 게임 속에서 스타크 가문의 왕 선언에 반발이 없는 이유

무량수won 2012. 4. 3. 03:15



왕좌의 게임 두번째 시즌이 시작되었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해외의 판타지 매니아층에서는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 덕에 소설을 보려고 구입했지만... 한국판은 번역이 개판이라는 소문에 의해서 겁없이 원서를 구입해 몇장 읽다가 중단했다. 1시즌이 끝나고 열심히 읽으려 했지만 이놈의 영어가 나에게 던져주는 귀찮음이란 마치 맥주병인 내가 한강을 헤엄쳐 건너겠다고 떠드는 것과 같다.


아무튼 그런 드라마가 HBO라는 미국의 유명 케이블티비에 의해서 제작이 되었다. 이미 왠만한 영화 빰치고 남을 정도의 작품을 만든 케이블인지라 처음부터 기대를 왕창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2012년 4월 두번째 시즌이 공개되었다.


두번째 시즌의 첫 이야기가 어떠했느냐고? 당연히 엄청나다고 감탄하면서 봤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그 정도 까진 아니다고 할 수는 있을 순 있겠지만.



중세시대의 봉건제란?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거기서 나타나는 서양의 중세시대와 충성에 대한 개념이다. 흔히 서양 중세 시대의 충성맹세에 관한 것을 봉건사회라고 말한다. 이 봉건사회란 것은 간단하게 말해서 땅을 가진 지역의 '왕 같은 사람들'이 그 윗 사람에게 충성을 맹세해 하나의 세력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왕 같은 사람'이라함은 자신이 소유한 지역의 자치권과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사람들의 충성이 피라미드 처럼 모이면, 맨 위에 한 명이 있게 되는데 그 사람을 흔히 중세시대의 왕이라 칭한다.



< The Accolade, 1901,  Edmund Blair Leighton >



동양과 서양이라는 지역에서 나타난 봉건제의 차이.


그런데 이 봉건제라는 것이 서양과 동양의 기본 개념이 다르다. 물론 왕이 각 귀족들 혹은 영주들에게 땅을 주는 권한이 있다. 다만 동양(중국대륙을 중심으로 하는)의 봉건제는 왕이 모든 땅을 소유한 이후 귀족에게 땅을 내려주는 것의 의미가 강한 반면, 서양의 봉건제는 각지의 유력자가 왕에게 충성을 바쳐 왕이 위험할 때 도움을 준다는 의미가 강하다. 서양의 사실상 왕이 국가의 영지 모두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란 말이 된다.


예를 들어 빵을 국가 혹은 나라라고 생각해 보자. 동양에서는 이 빵을 왕이 각각 자르고 나눠서 귀족이라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줘서 하나의 빵이 존재하는 개념이다. 반면 서양에서는 각각의 귀족들이 조각난 빵을 가져와 하나의 빵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이 서양의 봉건제에서는 충성맹세가 중요한 것이다. 어짜피 하나의 빵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다른 빵 조각을 가져와 만든 하나의 빵이기 때문에 귀족이나 영주가 생각하기에 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조각난 빵 모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세세하게 이야기 하면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지만 기본 개념을 이야기 하자면 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실제 유럽의 중세시대에는 이런 개념들 때문에 왕권이 그리 강하지 못했다. 뿐만이 아니라 영지의 상속자가 어떤 왕을 섬기느냐에 따라서 영국에 있는 땅인데 갑자기 프랑스가 되거나 분명 얼마 전까지 프랑스였는데, 영국 땅으로 변하는 등의 일이 벌어졌었다. 덕분에 프랑스와 영국이 중세시기에 전쟁을 벌일 때, 영국이 프랑스 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상태에서 전쟁을 치루기도 했었다. ㅡㅡ;;;


또한 이 충성 맹세라는 것이 모든 기사와 귀족과 영주가 왕 한사람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윗 사람에게한 것인데 윗 사람이 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다보니 왕의 신하가 된 개념을 가지게 된다. 요즘으로 치면, 회사에 출근을 했는데 사장이 뭐라고 소리쳐도 바로 위에 선임자가 사장이 한 이야기와 반대로 행동하라고 나에게 지시를 내렸을 때 나는 사장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위 선임자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 북부의 왕이 된 롭 스타크 >


이런 이유로 왕좌의 게임에서 스타크 가문이 쉽게 북부의 왕이라고 선언할 수 있었고, 그 밑의 귀족과 기사들이 큰 반발 없이 동의하게 된 것이다. 즉 스타크 가문은 북부의 귀족과 영주들의 충성을 받은 이미 왕과 비슷한 가문이었다는 사실이다. 다만 스타크 가문이 그동안 일곱왕국의 왕노릇을 하던 바라테리온 가문에게 충성을 맹세 했기 때문에 왕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신하 역할을 했던 것이다.


혹시나 드라마를 보다가 왜 스타크 가문이 갑자기 북부의 왕으로 등극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글을 남겨둔다. 판타지이긴 하나 배경을 중세로 두었고, 그 중세시대의 특성상 어느날 갑자기 영주가 "내가 이제부터 왕이다"라고 선언해도 귀족들이 쉽게 "그래 니가 왕이다"라고 같이 동조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드라마 상이나 실제 역사에서는 좀 더 복잡하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얽혀있긴 하지만...


만약 동양 중세를 배경으로 했다면, 스타크 가문이 했던 식의 현상은 벌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왕을 선언하기보다 지금의 왕은 의심되는 부분이 많으니 제대로 된 왕을 세우기 위한 세력으로 남아 전쟁을 했을 것이다. 요즘 방영되는 엠비쉬의 무신이란 드라마에서 최충헌이 왕보다 더 큰 권력을 지니고도 왕이 되지 못한 이유고,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기 전에 왕을 자주 바꾸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