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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함의 장벽에 서서... 본문

잡담 및 답변

피로함의 장벽에 서서...

무량수won 2012. 4. 4. 13:52




피로함.


어제도 여지없이 정기구독 중인 시사잡지가 날라왔다. 이런저런 잡지를 정기구독하지만 유독 국내 시사를 다룬 잡지에 쓰여진 이야기가 나를 피로하게 만든다. 그래도 그 시사잡지가 창간이 된 시점의 이야기부터 관심있게 지켜보았던 사람으로써 나름의 의리(?) 때문에 읽고 있긴 하지만 좀 처럼 그 종이에 쓰여진 글자 읽는 것이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그 잡지 이름은 시사인... 이제는 '나는 꼼수다'에서 시사인 소속의 주진우 기자 덕분에 대중 시사잡지가 되어 버린 그 잡지다. 그 바람에 나는 오히려 안읽지만 그런 잡지(시사)를 보는 나를 고리타분하게 바라보던 동생이 주로 읽는다. 이제 나는 그냥 만화만 잠깐 보고 동생에게 넘겨버리기 일쑤다.


사실 내 성향 때문에 안읽게 된 이유도 있다.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이상하게 대중속의 하나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 성향 때문에 이제는 대중잡지가 되어버린 시사인에게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사회 문제에 대한 피로가 쌓인 것이 크다.


한동안 블로그에 시사문제를 잡담형식으로 다루면서 하루종일 포털의 뉴스를 둘러보았던 나였고, 이런 저런 사안에 대해서 검색하고 메모해 가면서 보고 있던 나였다. 이런 저런 문젯꺼리를 포스팅 하겠노라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끄적거리면서 켜켜이 메모를 쌓아두던 나였다.


그런데 마치 폭발하듯이 모든 것이 귀찮아져버렸다. 병원에 입원해서 수혈을 받을 정도로 피가 모자라서 그렇게 쉽게 피로가 쌓이는 것이라는 핑계를 나 자신에게 해가면서 멀리하게 됐다. 가장 역동적이고 가장 뉴스가 많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말이다.


새누리당의 젊은 피였던 손수조가 결국 일찍 썩어버린 피로 바뀌는 순간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사이의 삐걱거리는 연대의 순간에도, 통합진보당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세력 문제가 불거지는 순간에도, 이제는 더 이상 잘 사용도 하지 않는 집전화로 하는 여론조사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음에도 곧이 곧대로 믿고 뉴스보도하는 이들을 보면서, 좀 더 찾아보고 잘근잘근 씹어주자는 마음보다 그럴줄 알았어라면서 그런 뉴스에 대한 피로함을 호소했다.



블로그에는 그런 피로함을 덜어내고, 좀 더 양질의 글과 쓰고 싶었던 분야로 관심을 돌리려고 했지만 그 또한 쌓여진 피로함이란 장벽에 막혀있다. 조금씩 곡괭이를 가지고 타악타악 그 장벽을 부셔내고 있지만 아직은 개미가 벽을 뚫으려 흙을 퍼가는 수준일 뿐이다.


언제 이 피로함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런 시사 문제들이 나를 피로하게 만든다면서도 여기저기에 가늘게 연결된 실과 같은 것을 통해 내 머리속으로 침투하는 시사 문제를 절단 시키면 끝낼수 있으려나? 아니면 그냥 그 피로함의 장벽을 무색케 할 정도의 다른 종류의 피로함을 장벽을 향해 던지면 가능할까?


정확한 답은 알 수 없다. 다만 지금 나는 혹시나 피가 모자르다는 신체적 문제점과 더불어 정신적으로도 피로가 쌓여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 피로함을 든든한 장벽으로 만들어 주는 첨가제는 게으름이란 녀석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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