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블로거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십니까?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블로그란

블로거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십니까?

무량수won 2013. 5. 24. 22:10





블로거로써 나는 블로거라는 무리가 부끄럽다. 이렇게 자랑스럽진 않는 수준이 아니라 부끄럽게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과거 깨끄미 사건으로 드러난 돈 밝히는 블로거들에 대한 실망과 같이 실추된 이미지 때문이다. 물론 그 사건으로 그들의 존재를 처음 알았던 건 아니긴 하지만... 


사실 이 사건 때문에 블로거로써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건 그저 사건일 뿐이고, 모든 불로거가 그렇게 돈을 버는 것도 아니며 애초에 수익 자체를 내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블로거라는 무리가 부끄러워 지는 건 그나마 정리되고 관리된다고 할 수 있는 티스토리 메인에 걸리는 새글의 상당수가 광고글로 도배가 되다싶이 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물론 대놓고하는 도배성 광고 블로그는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지금 보여지는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기계적이진 않지만 다른 형태의 광고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해당되는 블로거들은 자신들을 광고 블로거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단순히 수익을 위해서 수익을 찾아나선 블로거일 뿐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래 수익형 블로거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수익형이라고해도 나름 블로거란 명분 덕분에 티스토리 메인의 새글에 블로거의 글이라고 걸리는 것이니까. 그러나 문제는 그 수익이라는 것이 결국 광고와 연계되어 있으며, 그 블로그에 광고성 글을 뺀다면 그 공간에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얼마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그들이 과연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는 글을 적극적으로 그리고 열심히 적을 수가 있을까하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특정 제품을 광고하지만 않으면 되는 것일까? 아니다. 그문제만 다룰 꺼라면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가 광고블로거라고 칭하고 싶은 부류는 여기에 더해 방문자 수를 어떻게든 늘려보고자 이슈들을 긁어붙이기에 여념없는 블로거들까지 포함한 것이다. 



그들이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그들도 나름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글을 쓴다. 혹은 배끼기도 하지만, 여하튼 글을 올린다. 그런데 그 글들 정말 그들이 공감해서, 그리고 그들이 마음에 우러나와서 칭찬하고 싶고 알아보고 싶어서 알아보고 쓴 글인가? 이 질문에 당당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상위 검색어가 무엇이 있고, 어떤 글이 사람들이 클릭을 많이 하게 만드는지 생각하고, 어떻게하면 실수로라도 한번 더 클릭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지 분석하지 않고 글을 올렸던가?


이런 분석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블로그라면 그건 이미 광고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도 블로거라고 부른다. 현실은 그 광고판에 돈을 주고 유명블로거라 치켜세우고 돈을 벌고 있으니 대단하다 부른다. 참고로 분석과 고민은 다르다. 분석은 수익에만 집중해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것을 말하고, 고민은 개인적으로 누구나 생각해보는 정도를 말한다.


그래서 나는 블로거라는 명칭이 싫다. 아니 싫어졌다. 나까지 그런 부류로 분류되는 것이 싫고, 블로거라는 뜻이 원래는 누구보다 자유롭게 생각을 펼치는 사람들의 의미가 강했는데, 이제는 광고판의 의미로 퇴색되어 싫다. 



이렇게 지긋지긋하고 짜증나는 상황에서 블로그에 글을 끄적거리는 건 내가 예전에 써놓은 글 때문이다. 정말 자유로워 보이는 글, 생각에 자유와 이야기의 자유가 느껴지는 과거 내 글 때문이다. 어떤 글은 부끄러운 글이기도하고, 어떤 글은 다시 볼 때마다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글이다. 이런 흔적들이 그리고 과거 자유로웠던 다른 블로거들의 흔적들이 블로거라는 뜻이 퇴색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가느다란 블로거란 생명줄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 이 글을 적는 이유는 유입경로를 살펴보다가 과거 내 옛글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내 그림자를 봤기 때문이다. 아직도 난 자유로운 것일까?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