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독서토론까페
- <프랑스존>
- <주한프랑스대사관>
- <팀블로그>반동탁연합
- <디아블로3 한국 공식홈페이지>
- <그린비출판사>
- <구글코리아블로그>
- <syfy 드라마 홈페이지>
- <게임소식사이트(영문)>
- <Creative Commons Korea>
- 포토샵활용편
- RetroG.net - 게임이야기 번역 -
- 스노우캣
- Forest of Book
- I Feel the Echo
- schrodinger
- 사진은 권력이다
- 하이드 책방
- MBC노동조합블로그
- 니자드 공상제작소
- 어린쥐의 볕들 쥐구멍
- 베이더블로그
- 마루토스의 사진과 행복이야기
- 불량푸우의 '인생사 불여의'
- 시사평론가 김용민 블로그
- 지상에서 영원으로(Mr. Ripley)
- 젠체와 젠장의 경계선에서(췌장)
- 이야기만들기
- 우석훈의 임시연습장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포스트모더니티의 역사들 - 아리프 딜릭 본문
책을 좋아 하는 사람들은 많은 책을 만나게 된다.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책을 많이 읽는다고 꼭 남들보다 더 좋은 책을 고르리란 법도 없고, 남들이 좋다고해서 나에게 좋으리란 법도 없다. 그리고 가끔 책 제목에 낚였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으면, 제목이 이상하다 생각되었는데 생각보다 좋은 책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책을 고르고 읽는 것도 세상사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이번에 독서토론을 하자고 내가 제안했던 책은 나에게 있어서 제목만 좋은 책이었다. 제목만 좋은 책에도 여러가지 경우가 있는데, 이번 책은 나에게 맞지 않은 옷 같은 책이었다. 너무 난이도가 높았고, 너무 자기들만의 이야기에 심취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독자인 내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제목을 보면서 포스트모더니즘과 역사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과 어떻게 그 흐름이 흘러왔는지를 쉽게 설명될 것 같았다. 내가 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그것을 기대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랬다.
이 책은 내 상상과 꿈을 모두 산산조각냈다. 결코 이 책은 친절하지도 않았고, 쉽지도 않았으며, 이책을 읽은 다른 친구의 말을 빌리면 문장이 기괴했다. 이제 하나씩 설명하도록 하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모두 읽지 못했다. 과거 몇번이나 이런 어려운 난이도의 책을 읽었었지만, 나 외에 다른 사람들과 읽기로 약속하고 읽지 못한 책은 처음인 것 같다. 아니다. 생각해보니 그보다 내가 주최자의 책임을 지고 있던 상황에서 선택된 책을 읽지 못한 것이 처음이다. 내가 읽지 않고 쓰레기라고 선언한 책이 있긴한데, 그건 내가 주최하지 않은 모임에서 선정된 책이었다. ㅡㅡ;; 과거를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주최하지 않은 독서토론 모임일 땐 몇 권 더 있었던 것같기도 하다.
여하튼 모임을 주최하고 나서부터는 주최자의 책임감 때문에 억지로라도 혹은 글자를 스쳐만 지나가는 식이라도 모임 책을 약속된 해당 기간까지 읽어냈는데, 이번 책은 도저히 그 높은 책임감으로도 읽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이 책을 쓰레기라고 욕할 마음은 없다. 다만 번역이 좀 이상해서, 또는 내가 접근하기엔 너무 먼 상식선의 이야기 인지라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갔을 뿐이니까. 그래서 한글로 쓰여있음에도 외국어를 읽는 느낌이었고, 역사 철학에 대해서 나름 상식적인 수준의 지적인 바탕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조차 쉽게 무시될 정도였다. 아니 어쩌면 나에겐 상식적인 역사철학에 대한 지식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우선 이 책은 중국현대사를 전공한 저자가 그 중국현대사를 중심으로 역사학에서 다뤄지는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그 자신에게 유명한 이들의 이야기겠지만 일반적인 대중에게는 익숙치 않은 중국현대사학자들의 글을 자주 다룬다. 인용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저자는 당연히 이 글을 읽는 너희들도 아는 것 아니냐는 듯이 이야기를 이어나갈 뿐이다.
중국현대사라고는 전체적인 맥락만 짚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아니 전반적으로 중국의 역사에 대해 맥락만 잡고 있는 수준의 나에게 있어서 이 책의 서술 방식은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대중적이지 않은 책인데, 내가 대중적인 책인지 알고 서점에서 집어낸 것일지도 모르는 이 책은 심하게 나란 독자에게 불친절했던 것이다.
가끔 공대에서 흔히 쓰이는 농담의 이야기가 있다.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글로 번역된 공학계열 전문 서적이 영어 원서보다 더 어렵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공대에서 쓰이는 개념을 잡는 영어기에 다른 문학적 영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결한 편이다. 그런데 그런 책을 오래 전에한 번역 이다 보니 주요단어들이 죄다 한자어로 표현되어 있다. 그런 책은 수정도 거의 안 되다 싶을 정도니, 쓰여진 한글은 분명 한글인데 한글이 아닌 듯하게 보이는 착각이 든 것이다. 나를 비롯한 내 친구들이 한자보다 영어에 더 익숙해진 세대라서 그랬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이 책을 보면서 마치 예전에 봤던 한글로 쓰여진 공대의 외국어 원서가 한글로 번역된 책보다 더 쉬워보였던 전공서적을 다시 보는 느낌이 생각났다. 나는 이런 번역을 굉장히 불친절한 번역이라고 말한다. 굳이 번역이 내 기준에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중국현대사를 전공하고 그에 관한 논문 혹은 글을 몇편이나마 읽어본 사람들을 위한 책을 산 내 죄가 있어서 더 번역에 대한 불만을 말하기가 어렵고 또 힘들지만, 나는 이 책의 번역상의 문제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예를 들었다고해서 앞서 공대의 예를 들었던 것처럼 원서가 번역자의 글보다 쉬울 것이란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이 글 자체에 진입해야 될 난이도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니 말이다.
역사철학에 대한 리뷰같은 글을 쓰면서 책 속에 담긴 사상과 이야기를 못하는 이유는 책을 못 읽은 것도 못 읽은 것이지만, 읽은 부분도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도통 파악이 안되기 때문이다. 나와 똑같은 부분을 읽은 한 친구의 개념과 내가 공책에 필기해 가면서 적어놓은 개념이 서로 상반되어 서로 갸우뚱할 정도였다. 이 책은 지속적으로 포스토모더니즘적인 역사서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 책을 이해하는 기본이 될 수 있는 '어디까지가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이야기고 어디까지가 기존 모더니즘의 틀에 있던 이야기'인지 조차 내가 헷갈린 것이다.
그러니 자연스레 책자체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할 수 밖에...
만약 누군가가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에 도전해 볼 것이라고 한다면, 첫째로 중국현대사에 대한 상세한 이해가 필요하고, 둘째로는 중국현대사가 서술되는 방식에 관련된 유명한 책 혹은 논문 몇편을 뒤져봐야 한다고 조언해주고 싶다. 혹시 언젠가 내가 중국현대사에 대해 꽤 깊이 있는 지식이 쌓이고 그런 중국현대사가 서술되는 방식에 대한 논문들을 찾아 읽게 될 날이 올까? 내가 중국현대사를 전공하지 않은 이상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한글로 쓰여있지만 대중서적의 탈을 쓴 굉장한 먼 나라의 전문서적이다. 나처럼 중국현대사를 전공한 사람이 아닌 누군가가 이 책을 선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독서 토론 모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스의 시대 - 알랭드 보통 (4) | 2014.09.22 |
---|---|
9월 독서토론 모임을 해요 (0) | 2014.08.29 |
8월 독서토론 모임을 해요 (0) | 2014.07.28 |
노예 12년 - 솔로몬 노섭 (1) | 2014.07.24 |
7월 독서토론 모임을 해요 (0) | 2014.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