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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읽기) 한끼 식비를 2,282원에서 2,396원으로 올렸더니 건강식?

무량수won 2015. 1. 2. 18:04

한끼 식비를 2,282원에서 2,396원으로 올렸더니 건강식이 되었다?


언제나 하는 생각이지만 기사를 생각없이 받아쓰면 마냥 찬양만하게 되는 것이 기사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발표하는 쪽은 최대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꾸미고 다듬기 마련이다. 그래야 자신들의 이미지가 좋아지니까. 요즘 대다수의 보도자료는 이런 이유에서 제작된다. 또 종종 아예 기사를 만들어 보내기도 한다. 자신들이 의도한대로 써달라고. 생각없는 요즘 기자들은 그 것을 아무런 고민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 쓴다. 조사만 바꿔서. ㅡㅡ;;


< 뉴스1 보도 >


이 기사도 그런 기사다. 아무 생각없이 읽다보면 그럴듯 하다. 뭔가 군인들의 식생활이 좋아진 것 같다. 근데 과연 그럴까??



보통 음식 가격에 대한 기사는 한끼를 기준으로 쓰여진다. 왜냐면 그것이 대중들에게 익숙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끼에 얼마인지를 고민하지 하루에 얼마의 돈이 나가는지 때문에 고민하지는 않는다. 보통 사먹는 밥은 점심에 한끼 정도라는 것도 작용해서다. 그런데 내가 링크를 걸어둔 이 기사는 하루 기준으로 그 가격을 잡았다. 아무생각 없이 보면 마치 한끼에 6천원이던 것을 7천원으로 올려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하루 6848원의 식비를 7190원으로 올린다고 기사 서두에 밝혔기 때문이다. 


보통 서울, 특히 일반 직장인들이 많은 강남 쪽에서 점심 한끼의 평균적인 가격대를 생각해보자. 저렴하면 6천원이고 일반적으로 7천원이다. 그래서 저 숫자는 마치 한끼 가격 같아 보이고 꽤 괜찮은 숫자로 보인다. 그래서 무심결에 보면 "뭐 저정도 가격이면 괜찮지"라고 넘어가게 된다.


그럼 이 마법(?)의 숫자를 풀어보자. 하루에 6848원을 3으로 나누자. 왜냐고? 군인들은 하루 세끼를 정부에서 지급받기 때문이다. 그러면 2282원이란 가격이 나온다. 그리고 올랐다는 7190원도 3으로 나눠보자. 2396원이란 가격이 나온다. ㅡㅡ;; 결론은 한끼당 100원 올리면서 건강식으로 바꾸었다고 끄적거린 것이다. 여기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6848원은 어디서 나온것이고 7190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이 돈은 실제 가격이 아니라 전체 급식 예산을 하루당 얼마라는 식으로 나눈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급식 예산이 올해 좀 올렸음을 이야기 한 것이다. 기자가 기사에서 빵 크기가 커졌고, 고기가 좀 더 자주 나오며, 건강을 위해서 라면 부식을 좀 줄였다고 했다는 이야기는 전체 예산을 올리면서 이렇게 군인들에게 제공되는 급식비를 쓰겠다고 국방부에서 발표한 것이다. 근데 뭔가 또 이상하다. 돈이 늘어서 빵 크기를 늘리고 고기가 더 자주나온다는데, 왜 부식으로 나오는 라면이 줄어드는 것일까? 국방부는 그것을 건강식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실은 늘어난 예산의 한계 때문에 무언가는 줄여야 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다시 말해 간식비를 줄여서 식단으로 제공되는 양을 좀 늘리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걸 그냥 내놓으면 욕먹을 것 같으니까 "우리가 니들 건강을 생각해서 라면을 줄였다"로 포장한 것이다.


사실상 한끼당 2300원 쯤 하는 식비를 2400원 정도로 올리면서 엄청나게 생색을 내는 것이다. 제대로 기사를 쓴다면, 국방부에서 내년 군 장병들을 위한 식비 예산을 겨우 끼니당 100원 올렸음을 질타해야함이 맞다. 국방부는 예산이 없다고 징징거리겠지만 그동안 위에서 빼먹은 돈만 없었다면 끼니당 최소 5천원 정도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장병들에게 음식을 나눠줬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직도 군대에서 계란후라이 하나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부대찌개에 들어간 햄 하나 더 먹고 싶어했던 기억이나네. 물론 계급이 높아지고 나서 취사병이랑 같이 하나씩 계란 후라이 해먹긴 했지만 ㅡㅡ;;






추가(2015.01.04)


그냥 쓱 읽어보고 끝나는 포스팅에 덧붙이는 것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것을 봐서 하나 덧 붙이려고 한다. 내가 언론을 질타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긴 하지만 게중 괜찮은 뉴스는 칭찬을 해야 마땅하니 말이다.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쓴 기사다. 위에 링크를 걸어둔 기사를 내가 씹고 뜯고 맛본 이유는 기사를 씀에 있어서 반대가 될 수 있는 자료들을 살펴보지 않은채 그냥 받아썼기 때문이다. 왜 그것이 그 정도에서 머무는지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래 링크 걸어둔 기사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공감할 만한 그리고 자료를 주는대로 적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의심하고 왜 그런 수치가 나왔는지에 대한 탐구와 생각을 했다는 점이 보이는 기사기에 위에 링크를 건 기사와는 하늘과 땅차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데일리란 이름 들어간 언론사들은 안좋아하지만 ㅡㅡ;;;


< 이데일리 보도 > : 일반 병사의 월금이 20만원에 가까워졌다. 군대 생활하기 좋아진 것일까?


병사의 월금이 20만원에 가까워졌지만 실질적으로 병사들이 생활하는데 있어서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꼬집는 기사다. 받는 돈을 이것 저것 사용하고 나면 실질적으로 그들 손에 남는 돈이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런 기초적으로 기자가 해야할 뇌 활동을 거치는 기사를 찾아보는 것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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