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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인터넷에서도 전쟁론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량수won 2015. 8. 25. 10:35

남북간 긴장감이 높아질 때마다 "전쟁하자!"라고 외치는 무리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동안 이런 무리들은 극우무리의 한정된 이야기에 가까웠다. 혹은 군대를 다녀와 본 적 없은 아주 어린 아이들의 치기어린 이야기로 치부되기 일상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진보성향이라 불리는 인터넷사이트의 여론도 "전쟁하자!"라는 외침에 조금씩 동조하는 모습이 늘어가고 있다.


단순히 생각해서 언론이 부추기는 전쟁도발 이야기에 넘어갔다고 할 수도 있긴한데, 나름 진보라 자칭하는 무리들에서 이런 목소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는 것은 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내가 이 글을 통해서 그 현상을 제대로 분석할 수는 없는 노릇이긴 하다. 다만 대중의 인식 변화는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가 늘어서일까? 내 첫 의문은 이것이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겪어보지 않았고, 초창기부터 인터넷 여론 형성을 주도해온 이들도 대부분 전쟁을 겪지 않고 이야기로만 들었던 세대임을 생각해본다면, 이 의문은 결코 맞아 들어가지 않는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서인가? 군대문화를 겪어 본 것과 전쟁도발의 여론에 휩쓸리는 것에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긴한데, 그렇다고 지금과 같은 바람은 불지 않았더랬다. 아무리 인터넷 여론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세대가 군대를 다녀오기 전의 어린 세대들이라고 해도 이전에 형성되었던 여론과는 조금 다른 형태기 때문에 이 이야기도 좀 무리가 있어보인다.


정부의 언론 장악의 힘인가? 나는 여기에 지금 현상이 벌어진 이유의 비중이 가장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종편이란 동네는 원래 그런 짓꺼리 하려고 만든 방송이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군부독재 이후 나름 중심을 잡으려고 애써왔던 공중파 방송들이 이명박정부 이후 정권친화적인 방송이 되어버린 탓에 여론도 그에 따라 흘러가지 않았나 싶다.



물론 인터넷 여론을 형성하는 대다수의 정보가 공중파 방송에게 기대고 있진 않다. 사실상 많은 사람들이 공중파 뉴스를 보지 않기도하고. 다만 문제는 가랑비에 옷 젖는줄 모른다는 것처럼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시간 동안 공중파 방송에서 늘어난 북한에 대한 스토커적인 관심과 선동적인 방송 보도 행태가 자칭 진보라 외치던 많은 사람들의 인식을 좀 바꾸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는 것이다.


실예로 광고쪽에서도 그런 대중인식의 변화를 이용하기도 한다. 대중들이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대중을 향해 광고를 쏴대고 미친듯이 각인 시키는 것 말이다. 이것을 정치적(?) 혹은 유식한(?) 영어 단어로 프로파간다라고 이야기하는데, 공중파 방송의 장악이 이런 대중을 양성시키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의심을 하기엔 많은 사람들이 공중파 방송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나도 안다. 그만큼 인터넷이 그만큼 활발해졌고, 공중파에 눈과 귀를 빼앗기는 시간보다 인터넷에 눈과 귀를 빼앗기는 시간이 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공중파가 무서운 이유는 그렇게 영향력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재구성되고 유통되고 있으며, 일상의 지나가는 단편이지만 무의식적인 생각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가능성이 높아서다. 과거 진보적인 인터넷 사이트에서 말도안되는 이야기로 치부되었던 "전쟁하자!"라는 외침에 동조하는 이들이 늘어가는 이유는 그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북한의 지뢰 사건의 전말이야 어찌되었든, 과도한 긴장감 유발을 해소하고 넘어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국가적 자존심이니 뭐니해서 치킨게임으로 다달아 "너만 미쳤냐? 나도 미쳤다!"란 식의 전쟁으로 가장 큰 손해보는 것은 결국 위에서 전쟁결정을 내리는 이들이 아니라 그들의 미친짓 때문에 총들고 나가 싸우고, 상대의 총알과 미사일에 죽어가야만 하는 대다수의 시민들일테니까 말이다.


지금과 같은 언론통제 여파로 인해 전쟁을 하자고 선언하며 그에 동조하는 이들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난다면, 그저 서로 말장난(?)만 하고 너머갈 일이 진짜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보수정권과 언론통제가 10~20년 쯤 이어진다면 여론에 떠밀려서 그런 전쟁 발발 가능성이 가능하리라 본다. 일본 대중들이 자체적인 군사결정권을 강하게 원해 아베를 밀어주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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