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KBS 저널리즘 토크쇼J 3회 시청 소감 본문

잡담 및 답변

KBS 저널리즘 토크쇼J 3회 시청 소감

무량수won 2018. 7. 7. 18:55

3회 시청소감, 기자도 사람이고 권력의 힘은 무섭다.



장자연 사건을 중심으로 언론의 문제가 무엇인지 짚어보는 내용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괜찮다는 이야기가 떠돌기 시작할 때는 별거 있겠냐 싶었지만, 시청 후에는 꽤 괜찮은 프로가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프로를 보고 KBS가 정말 변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방송에서 다뤄진 인물들의 반응이나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여 준 것이 꽤 신선했다. 거기다 마치 이단아 같은 패널 최욱의 시선이 마음에 들었다. 그의 정제되지 않은 반응은 김어준의 모습은 연상케 한다. 자칫 무겁기만 할 수 있는 시사프로를 가볍게 만드는 역할이란 것도 마음에 들었다.



3회차 방송을 보면서 나를 자극(?)했던 것은 장자연 사건이 시작되었을 때, 취재했던 기자의 말이었다. 그는 당시 조선일보가 KBS와 자신을 향해 걸었던 몇억대의 소송으로 인해 굉장히 위축이 되었고, 때문에 사회부를 떠나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에 대해 최욱이 기자가 적성에 맞지 않는거 아니냐고 장난스레 이야기 했지만, 사실 이날 방송의 핵심은 이것이 아니었나 싶다.


모든 기자가 시사인의 주진우처럼 누가 보호해 주지 않아도 권력의 어두운면을 용감 무쌍하게 사건에 달려드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기자들의 절대 다수가 "앵무새 수준"이라 굳이 옹호하고 싶진 않긴 하지만, 여하튼 그들도 사람이기에 누군가 힘으로 찍어누르면 위축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원래 취재행위로 발생한 문제에 대해 보호막을 쳐줘야 하는 것은 회사다. 다시 말해 기자가 사건을 취재하다가 소송이 걸렸을 때, 기자 개인의 일탈 행위가 아니라면 모든 소송은 회사가 막아주고 보호해줘야 한다. 원래 기자들은 그런 기대감으로 커다란 언론사에 입사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어느 언론사가 기자의 취재 활동 후 벌어지는 소송을 감당해 주는가? 그러니 기자는 회사에서 정해놓은 룰(?), 혹은 사주의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회사원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과거에 중앙일보 사장 홍석현이 검찰에 출두 할때 중앙일보 기자들이 조폭 인사를 건냈던 것이 괜히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언론사인 KBS가 이정도인데, 다른 회사들이 어떻겠는가? 그저 기자들의 공명심 하나만 믿고 취재를 하라고 하기엔 너무나 무서운 세상이지 않은가? 기레기는 기자 스스로가 되기도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언론사 태도다. 만약 그 기자가 회사의 보호를 받아 지속적으로 장자연 사건을 파해쳐갔다면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회 방송은 기자가 권력에 의해 어떻게 위축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꽤 좋은 방송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자기 변명일 수도 있지만, 이런 이야기 자체가 되는 방송은 흔치 않으니 말이다. 


결국 기자도 사람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