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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재미 그리고 중독.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게임과 재미 그리고 중독.

무량수won 2010. 7. 9. 11:57

GAME


게임은 즐거운 놀이다. 어린시절 동네친구들과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이며, 어른이 되어서 돈내기를 하는 것등 누군가에게 즐거운 놀이가 되는 것을 게임이라 부른다. 이 세상의 모든 게임을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모든 게임에 통달한 이가 아니기에 여기서는 컴퓨터를 가지고 하는 게임만을 이야기 하겠다.




< 출처 : www.dovedemo.org >



< 출처 : blogs.theage.com.au >





게임을 시작할 때는 누구나 같은 마음으로 한다. 직업적으로 게임을 해야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즐거워지려고 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게임을 시작한다. 문제는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하고 나서다.

게임을 시작할 때는 모두 즐겁지만, 게임을 하게 되면 모두가 즐거운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재미있기에 게임을 계속 하고, 누군가는 강요하지 않은 의무감에 게임을 하고, 누군가는 경쟁 때문에 게임을 한다. 이런 차이는 게임에 대해 중독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판가름 짓고, 게임 회사에게는 수익을 주느냐 주지 않느냐로 이어진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게임을 계속하느냐 마느냐 결정짓는 가장 큰 원인은 누가 뭐라해도 재미다. 게임이 지속적으로 사람에게 재미를 주느냐 주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게임을 계속하느냐 마느냐를 결정짓게 만든다.

누군가는 이것을 게임성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대중성이라 한다. 또한 심각성을 일깨우기위해 누군가는 중독성이라 한다. 누가 어찌 부르든 게임 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게임을 지속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선 게임을 하는 시간동안 재미를 주지 못하면,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는다. 게임의 내용이 아무리 소설같이 멋지고, 영화같은 영상이 녹아있어도 게임이 재미없으면, 사람들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재미를 어떻게 규정지어야 할까?

누군가에게 게임의 재미는 사람들과의 연계된 행동이고, 누군가에게는 화려한 영상이며, 누군가에게는 강렬한 소리다. 또 누군가에게 있어서 게임의 재미는 독특함이 된다.

지구에 사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개성이란 것이 존재하듯 게임을 통해 느끼는 재미도 제각각이다. 덕분에 나는 이 게임이 재미있다고 환호해도 옆에 누군가는 " 웃기고 있네! " 라며 콧방귀를 뀐다. 내가 이런 쓰레기 같은 게임은 줘도 안한다고 외치면, 또다른 누군가는 " 너 옆동네 게임 알바라서 그러는 것이지? "라고 말한다.

누군가는 특정 게임에 대해 환호하고 누군가는 욕을 한다. 결국은 개인이 느끼는 것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런 게임에서 재미라는 부분이 사라져도 게임을 계속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게임을 하는 동안에 " 아 지루하다. 재미없다. 짜증나! "라는 단어들을 내 뱉으면서 게임을 지속하는 경우를 말한다. 누군가는 이런 상태에서 게임을 하는 이들을 중독이라 부른다.

이런 상태에서 왜 게임을 하는 것일까? 분명 재미있어서 시작한 것이니 재미없어지면 그만 둬야 정상이 아닐까? 이는 개인의 성향의 차이면서, 재미를 추구하는 또 다른 성향 때문이다.








패키지게임이 유행하던 시절


보통 옛날 게임을 패키지 게임이라 부른다. 이 패키지 게임이 무엇인가 하면, 일정한 일을 해내면 끝나는 게임이다. 이런 방식의 게임이 예전에는 디스켓이라는 것에 복사해 상자에 넣어서 팔거나 시디라는 것에 복사해 상자에 넣어서 팔았다. 이런 상자 하나를 패키지라 했다. 그래서 예전에 이런 상자에 넣어서 파는 게임을 패키지 게임이라 불렀다. 외국에는 이런 방식이 아직 남아있지만 한국에서는 멸종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덕분에 한국에서 옛날 게임을 이야기 하면 보통 패키지 게임을 말하게 된다.

이런 패키지 게임들이 유행하던 시절에 게임에서 재미가 사라져도 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결말을 보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중에는 결말까지 가는 시간 내내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었지만, 여하튼 게임이 재미없어져도 게임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다수는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런 사람들이 결말을 보게끔 만들게 하려고 제작하는 사람들은 중간 중간 보상이 되는 동영상이나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하는 부분을 넣었다. 덕분에 이야기에 푹 빠져버린 사람들은 꼭 결말을 보고 말리라는 도전의식에 사로 잡히게 된다. 이야기 뿐만아니라 독특한 케릭터나 아이템을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하나씩 공개하면서 더 좋은 것을 찾아내도록 유도하는 장치도 마련되어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부른다.

이런 이유외에 다른 이유로 게임을 하는 독특한 사람들은 보통 남들이 찾아내지 못한 것이나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알아내는 사실에 기쁨을 느끼긴 했지만 ㅡㅡa







온라인 게임의 유행


이런 시절이 이어지다 인터넷이란 것이 대중에게 퍼지면서 게임계에도 큰 바람이 불게된다. 혼자서 혹은 한 컴퓨터를 가지고 많으면 2~3명이 같이 하던 게임이 인터넷이란 것에 의해서 각자 집에서 수십 수천명과 동시에 게임을 즐길수 있게 만들었다. 그래서 등장한 게임이 바로 온라인 게임이다.

이 온라인 게임이 이전에 유행했던 패키지 게임과 다른 점은 사람들이 재미없어도 게임을 하게 되는 이유를 하나 추가 시킨다. 바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용한 것이다.

한국에서 절대적으로 유행하는 이 온라인 게임들이 많은 폐인들을 양산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사람들이 서로 게임에서 떠나지 않게 붙잡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게임의 재미도 중요하다. 그러나 사람들이 게임을 장시간 하게 된다면 어느정도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를 준다는 가정을 할 수 있다. 이런 비슷한 위치에서 게임속 폐인을 양산해내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간에 관게 형성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누군가와 경쟁 때문이든 누군가와의 친밀감 때문이든...

덕분에 온라인 게임이 확산되고 활발해 질수록 게임이 재미없어져도 사람들이 게임을 계속 할수 밖에 없는 이유가 변하게 된다. 단순히 게임의 내용에 의해서 좌우되던 것에서 게임내용이 아닌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가도록 하느냐에 대한 비중이 커지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관계 중 온라인 게임이 도입된 초기에 한국에서는 레벨을 통한 순위 경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었다.

나의 레벨은 몇 명중에 몇 등이고, 내가 사용하는 케릭터와 같은 특징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몇 등인가를 보여주는 시스템은 온라인 게임 초기부터 강조되었고 활발하게 이용되었다. 이런 순위에 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빠져들었고, 이런 순위를 지키기 위해서 게임을 벗어나기 힘들게 만들었다.

문제는 이런 과도한 경쟁 부추기기는 온라인 게임을 사회적 문제아로 만들었는데, 그 이름은 바로 게임 중독이다. 한국이란 나라가 좀 웃긴 것은 누군가가 죽어야 그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제서야 심각하다고 말해준다는 것이다. 이건 전문가도 그러하고 대중들고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것인데, 언젠가 기회가 있다면 이런 점을 한번 꼬집어주고 싶다.

여하튼 누군가 게임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죽어나가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서 게임을 과도하게 즐기는 사람들에게 카메라와 플래쉬가 터지기 시작했다. 게임과 관계된 이들은 이는 과도하게 즐긴 몇안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라며 일축하기에 바빴고, 게임 밖에서 바라보는 이들은 이들이 마약 중독자와 같은 부류라며 매도하기에 바빴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요즘은 그나마 어느정도 타협이 된듯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저런 사건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에 한국에서 게임과 관련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의 생각의 격차는 엄청났다.







이렇게 사회문제가 붉어지자 점점 순위를 강조하던 것은 사라지고 " 우리 "라는 것을 강조하는 시기가 도래 하게 된다. 게임 속에서 어떤 무리를 형성해서 그 무리를 위해서 게임을 하도록 만든는 것이다. 즉 게임 속의 인간관계를 이용해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재미가 없어져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주로 서양식 게임에서 많이 건너오게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게임이 유행이 서양에서는 " 우리 같이 해보자 "라는 느낌을 강조하는 게임이 많았다면, 아시아쪽에서는 " 나는 최고가 될꺼야 "라는 느낌을 강조하는 게임들이 많았다.

현실에서는 아시아쪽 사람들 성향이 " 우리 "를 강조하고 서양쪽 사람들이 " 나 "를 강조하던 것과는 상반된 현상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게임 성향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지만, 아시아쪽 게임 특히 한국에서의 온라인 게임들이 점차 " 우리 "를 강조하는 성향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내어 놓게 된다. 이 덕분에 과도하게 순위 경쟁을 하던 게임들이 완전히는 아니지만 많이 줄어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순위 경쟁에 관심을 조심씩 멀리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아직 " 나 "를 강조하는 특징과 순위 경쟁에 대한 부추김은 많이 있는 편이고, 이는 사람들이 게임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장치가 되어주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 우리 "를 강조하는 게임이 늘어나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장치는 역시 길드 혹은 클랜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러한 모임에 속한 사람들은 서로 유대감을 강조하고 게임을 계속 하도록 독려하는 자연스런 장치가 되어준다.



이런 유대감은 가끔 아래와 같은 상황을 연출하게 만든다.


온라인 게임을 한지 몇달이 되었다. 이곳에서 친해진 사람들은 형, 누나, 언니, 오빠, 동생 하며 매일 매일 게임에 접속하는 나를 반겨준다. 게임을 하는 내내 심심하지 않도록 말을 걸어주고, 가끔 고민을 털어놓으면 고민상담도 해준다. 게임을 하면서 느끼지만 친형제보다 더 끈끈함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지속된 행복한 생활 중이었다. 어느날 게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쳐왔다. 뭐 게임을 그만두지 않고 병행하면서 할 수도 있지만 게임을 위해서 내야하는 돈도 좀 부담스러워졌고, 이제는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렇게 한달 쯤 망설이다가 모두에게 헤어짐을 통보했다. 사람들은 매우 아쉬워 했고, 돈이 부담스러우면 자신이 그 비용을 대주겠노라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제안을 거절했고, 그만 두겠다고 말을 했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자 핸드폰으로 안부 문자가 지속적으로 왔다. 그러면서 다시 돌아올수 없겠느냐는 식으로 제안을 했다. 처음에는 몇통의 문자로 시작되더니 나중에는 주기적으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런 그들이 싫지 않고 그들의 그런 제안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정중히 거절을 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그들의 구애는 나를 매우 귀찮게 만들었다. 계속 싫다는 나에게 연락이 오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워졌다. 그래서 그들의 전화를 피하고자 전화번호를 바꾸게 된다.




물론 이건 내가 꾸미고 과장시킨 이야기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기도 하며, 그저 몇통의 문자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씩은 이보다 심한 일이 일어나기도한다.

이건 게임회사에서 시키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게임하는 사람들 스스로 이렇게 하게 된다. 즉 강한 유대감을 느끼게 만들면 만들수록 게임이 재미가 없어져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이 요즘 유행하는 게임들이 강조하는 방법이다.

이런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강조함으로 사람들이 온라인 게임을 떠날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게임의 시작은 처음에도 적어놓았지만 재미를 위해서다.

그 재미가 없어진 이후 게임을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 짓는 것은 각자의 선택이긴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게임을 계속 하던 이유는 게임의 방식에 따라서 혹은 사회적인 이유에 의해서 조금씩 달라져왔다.

물론 내가 여기서 말한 변화가 그대로 적용된 것은 아니다. 그저 보이지 않던 어떤 게임계에서 나타난 흐름일 뿐이다. 누군가는 내가 말하는 이런 흐름이 말도 안된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내가 지금까지 게임을 해오면서 느낀건 이러했다.

뭐 내가 지금 적어 둔 이 글이 객관적이든 그렇지 않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오랜 시간 게임을 즐겨온 내가 게임계에서 나타난 것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까.




게임이 재미가 없어져도 계속 즐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재미가 없어졌어도 게임을 즐기는 것이 게임 중독이라 말할 수도 있다. 게임이 재미없는데도 계속하는 사람 모두 게임 중독이라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말하는 게임중독이든 중독이 아니든 게임을 즐기는 주도권을 내가 아닌 다른 것에 의해서 빼앗기게 된다는 것은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서 좋은 것은 아니다.

앞선 이야기처럼 게임의 환경이 변하면 변화하는 만큼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게임이 재미없어도 계속 게임을 하도록 만들 것이고, 그것에 의해서 휘둘리게 되면 그는 좋든 싫든 게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임을 지속하는 정신적인 이유나 철학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게임에 대해서 얼마나 스스로에 대한 결단력을 지니고 있느냐하는 것이다. 이런 결단력이 없다면 당신이 아무리 게임을 짧게 하고 있어도 위험한 것이고, 이런 결단력이 있다면 오래 게임을 하더라도 그리 위험하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한마디를 남기면서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다.




게임은 시작하는 것보다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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