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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의 서울 폭우, 그리고 과거 풍납동 이야기. 본문

잡담 및 답변

21일의 서울 폭우, 그리고 과거 풍납동 이야기.

무량수won 2010. 9. 22. 14:45




9월 21일, 글이 쓰여지는 시간 중심으로보면 어제 내린 비를 보면서 8~90년대의 풍납동을 생각나게 했다고 글을 썼다.

그리고나서 블로그 유입을 살펴봤더니 이런 유입이 눈에 띄었다.


역시 아직도 비만 오면 물에 잠기는 동네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긴 한가보다. 뉴스에서는 강서구와 강남구, 그리고 인천의 피해 상황만을 이야기해서 궁금했던 사람들이 있었던듯하다.

사실 나도 피해가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전에 쓰였던 글에서도 밝혔지만 90년도에 엄청난 물난리 때 그 지역에 살았던 사람이기에 또한 아직도 그 부근에 살고 있기에 궁금했지만 피해는 없는듯했다.

아마 이번 비에 큰 피해가 있었으면, " 그동네 또 잠기다!! " 라는 식으로 뉴스가 나왔을 것이다. 물론 피해가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뉴스에서 언급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는 없었던 듯하다.




그럼 과거에는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럴까?

네이버에 이와 같은 풍납동 침수로 검색을 하면, 과거 신문기사와 방송을 볼수가 있다. 그중에 눈에 띄었던 것은 동네 이름 논란.

> mbc 뉴스 '동네이름 논란 풍납동/통곡리' <

뉴스의 주요 내용중에 풍납동에 대한 논란이 무엇인가하면, 과거 비만 왔다하면 상습 침수지역으로 유명했던 풍납동이었기에 이름 때문에 바로옆 잠실과 집값이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지 변화를 위해서 잠실동으로 동네이름을 바꾸려는 동네사람들의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다.

2007년도 기사인데, 당시 시가로 집값 차이가 평당 16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는 것있다. 평당 1600만원 정도면 20평만 되어도 3억 2천만원 차이가 난다. ㅡㅡ; 이정도 시세차이면 나같아도 이름 바꾸자고 할 판이다. 





그럼 이런 이미지가 왜 생겼고, 굳혀진 것일까?

잘 모르긴 해도 84년의 물난리와 90년도의 커다란 물난리가 큰 영향을 끼쳤던 듯 하다. 네이버로 볼수 있는 과거 신문 기사를 풍납동 침수로 살펴보면, 이 두시기에 대한 기사가 대다수다.






그중 몇몇 눈에 띄는 기사를 살펴보면, 84년 9월 3일자 동아일보 기사에 "한강변(漢江邊) 상습침수지역 문제점 집중폭우(暴雨)에 꼼짝 못한 중점 수방(水防)" 이라고 제목이 떠있다.

주요 내용이 무엇인가하면, 많은 비가 내리면 한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지역에 피해가 속출해서 그에 대한 방비를 했는데, 그 방법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방법이 무엇인가 하면, 비가 많이 내리면 물을 모아서 그 물을 모두 펌프로 한강에 퍼 나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펌프시설이 비가 많이 내려버리면 크게 쓸모가 없어져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팔당댐과 가까운 성내천이 한강으로 흘러가는 풍납동 일대는 집중강수로 인해서 한강 수위가 높아지자마자 물에 잠겨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나 버렸다는 것이다. 아마 이전에도 문제가 심각했지만 84년도에는 엄청난 비로 인해서 그 피해가 막심했던듯 하다.






이후 90년 9월 13일자 경향신문에는 "구멍 뚫린 수방(水防), 서울시민 알고도 당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주요 내용은 10년마다 태양 흑점 영향 때문에 집중호우가 미리 예상 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당시에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기상 이변으로 인해서 미리 경고가 되었다고 한다. 때문에 서울시는 이번 예상되는 집중호에 대책이 모두 서있다는 뜻을 밝히고 배수펌프장의 신설과 확충 계획을 발표했었다.

문제는 계획에서부터 있었는데, 연초에 조사했을때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방비를 내어 놓으면서 몇몇 군대는 예산 부족의 이유로 빼먹었던 것이다. 거기에다가 배수펌프장 신설과 확충하기로한 16곳의 8개 펌프장이 달랑 3개완공되어 있었다는 것. 

덕분에 90년에 일어난 이 집중호우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풍납동과 성내동 일대는 84년 수해당시 망원동 다음으로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침수 우려지역에서 빼먹었던 것이 들어났다.

이와 같은 이유를 증명이라도 하듯 같은 호우에도 불구하고 목동은 펌프시설을 확충해서 84년과 87년 큰 피해를 입었지만 90년대에는 피해없이 넘어갈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가 커진 이유를 하나 더 추가 시키자면, 90년도 당시 5공화국의 치수사업이 수해 예방보다는 한강 둔치 개발에 여념이 없었기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모든 집중이 한강 둔치의 오락시설 설치에 집중되면서 앞뒤가 바뀌어버렸다는 점을 이 기사에서 지적하고 있다.

이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2000년과 2010년에도 집중 폭우가 예상이 되는 해라고 할수 있다. 그래. 올해도 예상이 되었던 해다. 비록 날짜는 정확하게 예상할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서울시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모르쇠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하긴 뭐 언론들도 이런 이야기 한적이 없으니 ㅡㅡ;;;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들지 않으면 절대 행동하지 않는 멋진 분들이니 뭐. 그래서 기자라고 하면 그렇게 벌벌 떠시나??







뭐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후 95년 8월 28일이 되면 동아일보에서 이런 기사가 나온다. "서울 성내, 풍납, 망원동 상습침수 설움탈출"

84년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망원동, 그리고 뒤를 이었었던 성내, 풍납동. 그리고 90년도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성내, 풍납동이 더 이상 집중호우에도 끄떡하지 않을 정도의 설비를 갖추게 되었다는 기사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하루 300mm의 비가와도 끄떡없다는 것. 덕분에 약 4일간 400mm의 집중 호우에도 피해없이 지나갈수 있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루어진 하수로의 청소가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사실 길거리 지나다니면서 하수의 오물을 퍼내는 작업을 보면 좀 눈살을 찌푸리긴 했지만, 그 덕분에 홍수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다는 것을  이번 집중호우를 통해서 새삼느끼게 되었다.






더불어 이번 호우로 나오는 기사를 유심히 살펴봤는데 비가 많이와서 어쩔수가 없었다는 식의 기사만 쏟아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제대로 문제를 집어내는 기사는 오마이뉴스 기사밖에 없었던 듯 하다. 그중에서도 트위터를 통해서 쏟아지는 울분이 가장 와 닿았는데, 서울시가 꽃단장하느라 배수시설에는 신경도 쓰지 않은 듯하다는 글이었다.

왠지 앞서보여진 기사내용이 생각나지 않는가?

> 오마이뉴스 기사 <


물론 2~3일 후에 혹은 추석이 끝난후에 제대로 원인을 파악한 기사들이 속속 올라올지 모르겠다. 그럴리는 만무하지만 ㅡㅡ;;



예전에 글쓰는 강의를 들으러 다니면서 전직 신문 기자분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분이 하는 말씀이 요즘에는 신문사에서 돈이 많이드는 상근기자들을 줄이고 자유기고가의 기사를 많이 받고 있다고 하셨다. 게다가 어떤 사람은 취재를 하라고 했더니 전화통화 몇번하고 취재했다고 기사를 작성하고 앉아있더라는 약간의 한탄섞인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었다.

물론 모든 곳을 직접 발로 뛸 필요는 없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굳이 다 발로 뛰어야 하겠는가. 하지만 발로 뛰어야 할 곳도 있고 직접 알아보러 다녀야 하는 곳도 있다. 인터넷에서 떠다니는 글을 모두 믿을수도 없고, 또 현장에서의 이야기는 다를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많은 기사들이 마치 붙여넣기 하듯이 짜집기 하는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할까? 인터넷이 편해졌으니 그냥 자리에 않아서 다른 이들이 써놓은 글을 짜집기나 해대는 이들의 글을 사실인냥 믿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인터넷 사이트의 유입량을 늘리기 위해서 자극적인 제목짓기에 혈안이된 이들의 글을 믿고 있어야만 하고 있을까?




뭐 기사의 질이야 어찌 되었든, 확실한 것은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는 비가 많이 온 탓보다는 배수시설에 대한 관리가 엉망이기 때문이라는데 한표 던지겠다. 아래는 21일 오후 8시의 강수량 현황을 연합뉴스에서 보도한 것이다.

서울은 강서 289.5mm, 강남 284mm, 마포 277mm, 서대문 272mm, 송파 264.5mm, 강동 263mm, 금천 185.5mm 등 대부분 지역에서 200mm가 넘는 호우가 왔지만, 강북 129.5mm, 도봉 93.5mm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과연 강서가 송파나 강동보다 비가 30mm 더 왔기에 침수가 되었던 것일까? 아니면 서대문이 강동이나 송파보다 10mm 더 왔기에 뉴스에서 나왔던 물바다가 될수 있었던 것일까?  정말 우리는 10mm라는 차이 때문에 어디는 물바다가 되고 어디는 피해가 없는 광경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그리고 기자들은 정말 이런 차이 때문에 강서구와 인천이 난리가 났다고 믿고 기사를 쓰고 있는 것일까? 정녕 다른 원인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아! 그리고 누간가 지식인에 이런 질문을 올려 놓았다.


뭐 정확하게는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현대가 아산병원으로 만들면서 사라진 건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ㅡㅡ;;; 그것이 공교롭게도 말이다. 현대 아산 병원이 이사가지 않는 이상 풍납동엔 더 이상 수해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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