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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컨텐츠 연구

독서토론은 뭘까요?

무량수won 2010. 10. 12. 22:49







독서토론이란?


독서토론이란 무엇이다. 라는 식으로 정의는 내릴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정의를 내린다면, 책을 읽고 그에 대한 토론을 하는 것을 독서토론이라고 할수 있겠지요.


하지만 가끔 제가 있는 독서토론까페에는 독서토론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럼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독서토론은 무엇인가요?



부족하지만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독서토론은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꼭 누군가에게 "나는 이렇게 생각했으니 당신도 이렇게 생각해야 됩니다." 라는 식으로 공격하고 설득하는 자리가 아니라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당신은 저렇게 생각하고 있었군요."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게 되는 자리입니다.

TV에서 방영되는 토론이란 이름의 프로그램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토론이란 상대를 내 생각과 같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오해하게 만들었는데요. 어떤 주제로 이야기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TV에서 방영되는 토론은 어떤 해답을 찾고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토론이다보니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아야겠다는 것보다 저 사람을 내 주장에 굴복시켜야겠다는 식이 많지요. 그렇게 좀 왜곡된 모습이 TV토론의 모습뿐만 아닌 한국이란 나라의 토론문화처럼 자리잡히기도 했구요.

하지만 저는 토론이란 것 자체는 누군가를 꼭 나와 같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내 앞의 사람이 일란성 쌍둥이라 해도 서로 가진 생각이 다르고 감정이 다른데, 꼭 똑같이 만들어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특히나 독서토론은 책을 읽고난 이후 책에 대한 감상을 서로 들어보는 자리인데,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했다고 해서 너는 잘못되었으니 내 생각에 따라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구요.



요즘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독서토론 대회란 것이 많이 열리는 듯합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질문이 가끔 들어오는데요. 그런 대회에 대한 정답을 따로 드릴수가 없습니다. 대회라는 것이 정확한 수치로 매겨지는 것이라면 상관 없지만 독서토론처럼 수치로 매길수 없는 경우는 그 것을 심사하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혹은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회에 입상의 목적이라면, 심사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설마하니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런 대회에서 입상을 하려면 책을 얼마나 많이 읽고 대화를 하느냐와 얼마나 말을 잘하느냐가 그 기준이 될테지요. 아무래도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고 심사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공정성이란 이름의 잣대를 그런식으로 둘테니까요. 결국 독서토론 대회는 누가 더 많은 책을 읽고, 다른 아이들의 생각에 대해서 잘 공격하고 방어하느냐에 대한 심사가 될 것입니다. 독서토론이란 이름을 걸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만.... 제가 이런 대회를 지켜본적이 없어서 뭐라 말하기가 뭐하네요.



독서토론을 하다보면 책을 많이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에 차이가 느껴지고 말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느껴질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책을 많이 읽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 좀 더 대단해 보이는 것이 아니냐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과 그것을 입으로 풀어낸다는 사실은 부러워 할만 하지만 독서토론의 본질은 누가 잘났고 못났고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독서토론을 하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이 그런식으로 서열을 매긴다면 모이는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책에 대한 다른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이야기 하고, 사람들의 다른 생각을 들어보기 위한 자리가 독서토론모임의 주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글로써 표현하면 독후감이 되는 것이고, 말로 대화를 통해서 알아보는 것이 독서토론인 것이지요.

글로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글을 보는 것만 해도 다 되는것 아니냐 할지 모르지만, 글과 말은 차이가 큽니다. 글로써 느껴지는 것과 말을 통해서 느겨지는 것이 다르고, 글로써 깨닫지 못한 것을 대화를 통해서 깨달을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가 있을 수도 있지요.

더불어 독서토론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볼수 있는 자리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햇던 부분을 상대가 이야기 해줘서 새로움을 느끼게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나만의 생각을 다져나가는 자리인 것입니다. 글보다 말은 상대에 대한 혹은 자신에 대한 반응이 빠르기에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기가 쉽다고도 할수 있습니다.



U.S. Secretary of State Hillary Clinton (L) confers with Cherie Blair, wife of former British Prime Minister Tony Blair, at a State Department event to discuss international support for increasing women's access to mobile technology, at the State Department in Washington, October 7, 2010.    REUTERS/Jason Reed (UNITED STATES - Tags: POLITICS BUSINESS SOCIETY)





여기까지가 제가 생각하는 독서토론입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해서 독서토론이 반드시 이래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토론이란 것이 주제에 따라 다르듯이 독서토론도 토론 중의 하나이기에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누군가는 독서토론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어갈수 있지만, 누군가는 얻어가는 것이 없을수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얻어가지 못한다고해서 꼭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수 있는 것만으로도 목적이 달성되는 것은 아닐까요? 모두가 같은 의견이었다고 해도, 모두가 나와 다른 의견이었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았다면 그것으로 된것은 아닐까요?

독서토론을 어렵게 생각할 것은 없습니다. 한자어로 이루어져서 어렵게 느껴질 뿐이지 실상은 그저 책을 가지고 하는 수다의 한 종류가 아닐까요?


제가 생각하는 독서토론은 이와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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