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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저는 책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본문

독서 토론 모임

저는 책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무량수won 2010. 12. 16. 13:18



" 저는 책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

내가 사람들을 만나서 항상 하는 이야기다. 누구를 만나든 어느 자리에서든 "책을 좋아합니다."라는 말보다 "책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한다. 왜 이렇게 이야기를 할까?

가장 큰 이유는 책을 좋아한다고 했을때 나오는 반응들 때문이다. 대개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책을 좋아한다고 말을 하면 돌아오는 반응의 절대 다수는 나를 책에 미쳐있는 사람쯤으로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번에 다른 글에서 밝혔지만 책 추천을 요구하거나 자신이 읽은 책을 읽지도 않았으면서 니까짓게 무슨 책을 좋아하느냐는 식의 조롱과 자신이 아는 것을 모른다며 대하는 핀잔이 간혹 나오기 때문이다.

사실 책에 미쳐있어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보다 모르는 것이 많을수 있으며, 세상의 모든 책을 읽지 않는 이상 혹은 같은 성향의 사람이 아닌이상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들이 읽었다는 책을 모두 읽었을리가 없다.

예를들면, 소설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처세술책을 읽지 않았다며 뭐라하거나 인문도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경제학 관련책을 읽지 않았다며 뭐라하는 식이다. 같은 소설책이라도 고전소설을 주로 읽는 사람과 현대한국소설을 읽는 사람, 일본소설을 읽는사람, 미국소설을 읽는 사람, 프랑스소설을 읽는 사람 등등으로 같은 범주 안에서도 이렇게 갈라져버리면, 똑같이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라도 이야기 할수 있는 범위가 많이 줄어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는 책을 읽는 다는 사실에 더해지는 선입견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미리부터 " 저는 책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 라고 이야기 한다. 그럼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으면 쉽게 끝나는 일인데 굳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해야하느냐고 묻고싶을것이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주제로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련다.


아침에 신문을 보다가 이런 글을 봤다. > 텔레비젼에 책이 나왔으면 <

저 글을 요약 하자면, 소설책 한권을 만들었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서 대박이 날줄 알았지만 실상 출판되어서는 그 빛을 보지못했던 책이 TV 드라마에 슬쩍 지나가는 장면으로 책이 비춰졌다고 판매가 늘어난 일에 대한 이야기다. 책이 TV에 나와서 좋은 영향을 끼치든 그렇지 않든간에 일단 TV에 자주비쳐지면 좋겠다는 글이다.

앞서서 불만섞인 투로 글을 끄집어 냈지만, 만약 주변사람의 누군가가 이런저런 이유로 책을 읽어보려고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다. 정말 내가 감동 깊에 읽은 책 또는 재미나게 읽은 책등등 집에 있는 모든 책이란 책은 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재미있었다고 다른 사람도 재미있을리 없고, 내가 감동깊었다고 다른 사람도 감동깊을리 없다.

특히 책을 접하는데 있어서 책을 읽으려 도전하는 첫 책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본격적으로 책을 좋아하게 되느냐 혹은 그냥 그 책 마저도 읽다말고 "책은 나와 맞지 않아"라며 책과의 인연을 끊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에 추천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신중해진다. 뭐 "굳이 다른 사람이 책을 좋아하게 만들 필요까지 있느냐" 혹은 "그냥 괜찮게 읽었던 책으 추천하면 되는 것을 뭐 그리 고민을 하느냐"라고 쉽게 반문하겠지만, 내가 가진 취미를 공유할 수있는 주변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마다할 만한 이유가 없지 않은가?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이 내가 관심있어 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주면 더 신나고 좋은 것이 사람이란 존재가 아니던가? 그렇지 않다면 나는 섭섭할 테지만... ㅡㅡ;;


TV에 책이 소개 되는 방법이 조금 더 책을 중심으로 소개가 되고 그런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겠지만, 요즘과 같이 책을 읽는 자주 읽는 다는 사실이 많은 사람들에게 신기하게 느껴지는 상황에서는 드라마에 얼핏이라도 자주 비추어줘서 책 읽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게 된다. 이런 TV의 영향력 때문에 회사들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서라도 드라마에 자신들의 제품을 쓰게하려고 난리를 피우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도 책이 TV에 많이 나와서 책을 좋아한다는 사람이 늘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이상할 정도로 과장해서 생각해주거나 특별하게 취급하는 일이 줄어들테니, " 책을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보다 좀 더 당당하게 " 책을 좋아합니다. " 라고 밝힐수 있을 테니까. 물론 그냥 거리낌 없이 말해도 되는 별것 아닌 문제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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