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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사태를 보면서 애니의 한 장면이 떠오르다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홍익대 사태를 보면서 애니의 한 장면이 떠오르다

무량수won 2011. 1. 14. 02:55


12국기라는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다. 기린이라는 신성한 동물에게 선택을 받으면 일정 지역을 통치하는 왕이 될 수 있는 세계가 있다. 왕이 되고 왕의 가족이되면 늙지 않게 된다. 하지만 백성들이 힘들어지면 왕을 선택한 기린이 병들게 되고 왕도 죽게되는 세상이다. 그런 나라가 총 12개가 존재하며 그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12국기라는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은 소설.

이 장면은 그 12개의 나라중 방이라고 불리우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중 한 장면이다. 방이라는 나라에 왕은 청렴하기로 유명했는데 그 정도가 너무심해서 백성들이 고통을 받았다. 그런 왕의 억압에 못이겨 관리들은 반란을 일으켜서 왕과 그 가족을 죽인다. 그 과정에서 공주는 살려두었는데, 더 이상 왕실의 가족이 아니기에 늙지않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그녀가 살던 방이라는 나라에서 하층민이 되어 살아가게 된다. 그녀의 신분이 그녀를 보살펴주던 아주머니에 의해서 드러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갈무리해서 보여주는 이유는 이번에 홍익대에서 벌어지는 청소아주머니들의 이야기를 생각나게 했기 때문이다. 홍대의 기막힌 처사에 학생회장은 학생들의 권리가 침해받는다며 아주머니들이 농성을 자제해 줄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더불어 일이 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외부 세력들이 아닌 홍대 내부에서 해결하자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 이야기에서 나오는 공주가 떠올랐다. 나는 잘 모르니까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하는 그녀의 모습. 그건 내 아버지의 잘못일 뿐이며 나는 그런 대우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하는 그녀의 모습과 자꾸만 홍대학생회와 겹쳐져서 보였다. 학교에서 하는 것 때문에 자신들이 왜 피해를 봐야하는지 모르겠다는 그들의 모습은 딱 그녀의 모습과 같았다.

홍대가 이슈가 되었을 뿐. 대한민국의 많은 대학생들의 모습이다. 남일 알게 뭐야라는 식의 태도. 나랑 직접 관련이 없으니 상관 없는 일이라는 태도. 내 잘못이 아니니까 알 필요가 없다는 태도. 대학생 아니 대학생이 아닌 수 많은 젊은이들이 취하고 있는 태도는 아닐까?

자신이 부모에게 얻은 이득은 생각하지 않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무능력하다고 무시하는 그들의 모습. 그들을 그냥 루저일 뿐이라며 매도하는 모습. 가난은 그들의 무능일 뿐이라고 말하는 모습을 내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서 많이 봐왔다. 잘 배웠다고 하는 이들. 그리고 많이 배웠다고 하는 이들 사이에 그런 모습이 팽배해 있었고, 그들은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나라는 존재가 내뱉는 말들은 어쩌면 루저의 한탄일 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혜택을 얻는 다는 것은 비록 그 혜택이 1:1로 얻게되는 것이 아니더라도 얻게 되는 혜택이 있다면 그만큼에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내가 돈을 벌면 내가 버는 만큼에 책임이 있고, 내가 눈에 보이지 않는 도움을 얻게 되면 도움을 얻은 만큼의 책임이 있는 것이다. 내가 내 부모에게만 돈을 얻고 먹을것을 얻었기 때문에 옆집 아저씨 아주머니의 힘든 사정을 모른척 외면해도 괜찮을까?

만약 무인도에서 서로 연락할수 없는 섬에서 알수 없이 따로 사는 사람들이라면 상관이 없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리고 수 많은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곳이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나와는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그들이 어렵다면 도와줄수 있어야 하고 부당하다면 그 부당함을 같이 해결해주도록 힘을 써야 한다.

내 부모가 잘나서 그 부모덕에 힘든줄 모르고 공부해서 성공했으니 당신들 따위는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무시하고 내 권리만 찾으면 되는 것일까? 당신들이 열심히 했다면 성공할 수 있었던 길을 외면하고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런 힘든 일을 한다는 식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것일까?


저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방 나라의 공주는 결국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자신이 얻은 부와 명예가 자신의 부모가 잘나서 얻어진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런 혜택을 얻은 만큼 그녀가 했어야 하는 일들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게된다. 비록 이 애니메이션은 국가에 대한 국가관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지만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이 애니메이션을 권하고 싶다. 애니메이션이 싫다면 이 애니의 원작이 된 소설이라도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일이 홍대에서 터져서 홍대학생회가 욕을 먹고 있지만 그들의 반응은 현재를 살아가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이와 같이 농성이 일어난다면 당신은 어떻게 했을까? 당신이 홍대학생회가 보여준 모습을 안보였을 것이라고 쉽게 자신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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