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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가 생겨도 대책 없는 세상...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비리가 생겨도 대책 없는 세상...

무량수won 2011. 5. 16. 01:42


각종 비리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보통 현실과 융통성이란 이름으로 스물스물 넘어간다. 당장 입에 풀칠을 해야 되서 말 못하는 비리 하나씩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본다. 아니 자기가 직접 하지 않더라도 옆에서 볼 수밖에 없는 비리를 보는 사람까지 쳐야 더 정확하겠지만...

2011년 2월 17일 부산 저축은행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영업정지 명령을 받았다. 이후 솔솔 불거져 나온 소식은 누구는 정지될 것을 미리 알고 빼갔다는 소식과 영업정지 명령 후에도 돈을 빼갔다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5월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어찌 되었나? 마치 끝나지 않는 이야기처럼 비리에 얽힌 이야기가 캐면 캘수록 점점 커지고 있다. 마치 서양 동화 재크와 콩나무에서 하룻밤 사이에 하늘까지 뚫고 올라간 콩나무처럼 비리는 그 끝을 모르고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다들 알고 있었다. 이런 비리는 일상 생활 중에 종종 목격했고, 언젠가 하나는 터지겠지 하면서 쉬쉬 했던 것을. 그리고 당장 눈앞에 돈 벌이 때문에 이런 비리를 눈감은채 있었다. 그리고 그런 비리는 우리는 흔히 공공연한 비리라 말한다.



사실 비리 사건을 무조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사람들 사이에 비리는 융통성이란 이름과 현실에서 사용되는 어쩔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비리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도 할 수 있게 해준다. 사람들은 그 때문에 서로 공존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사용한다.

그런데 비리의 끝은 어디일까? 좋게는 융통성이 되지만, 대부분은 부산저축은행 사건처럼 가진 사람들은 미리 빼가고 피해는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입는다. 흔히 일을 할 때 사람들은 "친구야~"를 외치며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와준다. 그런데 이 "친구야~"가 비리에 쉽게 그리고 많이 연결 되어있다. 그래서 끼리 끼리 모인다고 이런 비리 사건이 하나 터지면, 친구끼리 미리 연락해서 아주 높은 사람들 무리는 먼저 도망가고 잡히는 것은 잔챙이들이다. 혹시나 거물급들이 잘못 걸려들면, 친구들은 친구를 이용해서 그 죗값을 치루지 않게 해주기도 하고 없었던 일인냥 덮어주기도 한다.





비리를 저지르는 것은 분명히 나쁜 일이다. 그러나 어른들은 정의롭게 그리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말하면서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성년이 되어서 혹은 가까워져서 사회라는 곳과 만나면 어른들의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 어른들은 그들에게 현실의 벽을 일깨워주는 것이라며, 나쁜일은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쁜 짓을 하라고 시킨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점점 자신의 부류로 끌어 들인다.

아이들은 성인이 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비리에 대해서 무감각해지고 그런 비리들이 당연하다 생각하게 된다. 좀 더 심해지면 그런 비리를 저지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병신이라 욕하거나 무능력자로 취급한다. 그런 어른들이 집에가서 아이들에게 혹은 손자들에게 웃으며 정직하라고 말하고 가르친다.


그럼 어찌해야하나? 사실 나라고 답이 있겠는가. 그냥 답답해서 적어 보는 것이다. 당장 입에는 풀칠을 해야 겠고, 그러자면 누군가의 비리는 그냥 눈을 감고 있어야만 한다. 내가 그런 비리를 이야기 하면 세상을 너 혼자 사느냐며, 세상 사람들은 욕을 한다. 그리고 그런 비리를 통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언제나 가진 것 없는 약자. 누구에게 부탁하지 못하는 약자다.

그렇게 뜯기고도 어디가서 하소연 할 수 있는 곳도 없고, 그렇게 당하고도 살기 위해서 또 당하고 만다.


이번 부산 저축은행이 그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영업정지가 되기 전 이미 높은 사람들은 소식을 듣고 미리 돈을 빼갔다. 그리고 서열대로 직원들이 돈을 빼갔다. 결국 영업이 정지되고 나서야 말단 직원들이 자신들의 돈을 빼갔고, 그 피해는 힘없는 사람들 만이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직원들의 말만 믿고 돈을 맏겼더니 그 직원들이 사람들의 돈을 들고 튄 격이다.

이런 은행을 감시하라고 만들어놓은 국가기관은 은행에서 뒷돈을 받으면 봐주기 일쑤였고, 은행의 돈이 자신의 돈인냥 사용했다.

한마디로 사기다. 재미난 건 이 사실이 밝혀졌기에 그들에게 죄를 물을 뿐이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은행들은 죄인이 아닌 것 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걸리지 않으면 장땡인 상황이다. 이 비리가 과연 부산 저축은행 하나만의 비리였을까? 부산 저축은행만 특별히 비리에 연관 되어 있을까? 금융감독원이 그동안 부산 저축은행의 뒷돈만 받아 챙겼을까? 한 번 뒷돈 받은 사람들이 다른 은행에는 요구하지 않았을까?




이 사건도 결국은 흐지부지 될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잡혀갈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군가는 친구에 의해서 혹은 미리 쥐어준 또는 미리 숨겨놓은 돈으로 일찍 나오거나 집행유예가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는 또 다른 사기를 치려고 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의 이름을 그들의 일을 잊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제 그들의 비리를 눈 감았듯이 오늘도 감을 것이고, 내일도 눈감으리라. 또 사건이 터지면, 힘없는 사람들은 또 뜯기고, 그들은 또 미리 도망갈 것이다. 그리고 일상은 계속 반복되겠지...


언젠가 SBS에서 방영되는 세상에 이런일이에서 나온 할아버지가 있었다. 산속에서 굴을 파놓고 생활하는 그 할아버지는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채 정직해지고 싶어서 산으로 들어왔다고만 했다. 맞다. 다른 곳은 어떨지 몰라도 한국이란 나라에서 가장 정직하게 사는 사람은 그 할아버지일 것이다. 가장 솔직하고 가장 깨끗한 삶을 사는 사람이리라.

세상에 정의란 것이 또는 정직함이라는 것이 존재는 하는 것일까?



이런 우울한 이야기는 안쓰려고 했지만... 계속 나오는 뉴스를 보고 있자니 답답해서 끄적거린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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