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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컨텐츠 연구/블로그란

욕심이 글을 못쓰게 막는다

무량수won 2012. 5. 19. 16:38

< 욕심 1. >


최근에 글도 안써지는 바람에 블로그에 글이 뜸해졌다. 물론 글이 안써진다는 이유 말고도 블로그를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크지만 여기에 그나마 끄적끄적 하는 글들의 질이 매우 조잡해지면서 자꾸 써놓은 것들을 지우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예전 글을 뒤적여보고 이런 저런 책도 뒤적이는데 글은 글대로 엉망이고, 블로그 자체에 대한 욕심까지 더해져서 더 안써진다.


결국 글이 뜸해진 가장 큰 이유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가장 크다. 




< 욕심 2. >


이렇게 뜸해지다보면, 떨어지는 방문자 수에 왠지모르게 한숨짓게된다. 신경안쓴다고 하지만 괜히 신경쓰게 되는 것이 블로거의 마음. 그러다가 최근 괜찮은 글꺼리가 생겼다. 바로 디아블로3다. 이건 한때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게임방의 대중화를 이끈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블리자드사의 최신 게임인데, 이 디아블로3는 대한민국 남성들 대다수를 자극하는 단어기 때문이다.


어느정도냐고? 일단 이 게임이 출시되기 전, 전야행사를 했던 14일에 왕십리역 앞에 정확하진 않지만 약 4천명 가량이 모여있었다면 설명이 될까?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하면, 이사람들의 90%는 한정 소장판이라는 일반판 보다 2배 비싼 게임을 구입하기 위해 모였다는 것이다. 그 뿐만이아니다. 이 중 2천명은 행사 당일 새벽 1~2시 쯤에 모여있었다는 사실이다. 그 날이 월요일이라는 사실과 비가왔다는 것은 그렇게 모이기엔 굉장히 어려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열광은 전야제 행사 뿐아니라 각 대형마트에 이 한정 소장판을 구입하기 위한 대기줄로 이어졌다는 사실만 봐도... 


밑에는 그 증거사진이다.













그들의 반응은 이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직 게임이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사람들이 워낙에 많이 몰려서 게임 서버가 불안한 상황이다. 덕분에 종종 서버가 다운되는데 이렇게 다운 될 때마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이니 나라고 디아블로3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 욕심이 나지 않겠는가? 나 또한 디아블로 팬이기도 하고, 14일 전야제 행사에 가서 줄을 서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런 저런 사진을 찍어왔으니 글쟁이에게 주어질 탄알은 완전해진 것이다.


어떻게든지 디아블로3에 관한 이야기를 뽑아내고 싶었는데...


문제는 게임 서비스가 시작된 15일 부터 19일 새벽녘까지 게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독서토론 모임 책 고를 생각과 공지를 올릴 생각은 어찌했는지 나로써도 미스테리하다. ㅡㅡ;;;


여하튼 디아블로에 관한 글을 서버가 다운 되어있는 동안 열심히 끄적였다. 디아블로의 역사와 사람들이 왜 이렇게 반응을 하고,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서 장문의 글을 적었더랬다. 그러나 앞서 쓴 <욕심 1.>의 이유로 글을 발행하지 못했다.





< 욕심 3. >


사실 블로그에 글이 매일 잘써지면 그것이 기계지 사람이겠는가? 더군다나 돈을 받고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글이 술술 써지는 때가 있으면, 자꾸 헛소리만 하게 되는 때도 있다. 써놓고 보면 '아 부끄럽다!'라면서 지우느라 글 발행을 못하게 되는 때가 누구에게나 발생한다. 그 때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블로그를 계속 하게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다.


나만 해도 이미 3~4번의 이런 위기를 넘겼는데, 정말 안써지는 때는 아무리 길게 써봐야 소용이 없다. 개요를 잡고 체계적으로 써보자고 해도 안되고, 다른 곳에 글을 써놓고 수정하자고 해도 안된다. 그냥 푹 쉬는게 정답이다. 문제는 이런 쉼 때문에 블로그가 점점 황폐해진다는 사실이다. 나는 문제가 안되는데, 내 블로그에 글 올라오는 것을 기다리던 소수의 사람들 조차 떠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


아마 블로거에게 있어서는 가장 두려운 것이 아닐까 싶다. 주변사람들 혹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안쓰는 블로그라고 해도 인간인지라 자꾸 신경쓰이는 것은 어쩔수 없다. 그들이 댓글하나 남겨주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블로그에 글이 써지지 않을 때 생기는 세번째 욕심은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싶다는 것과 그것을 위해서 스스로에게 글을 쓰라고 강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 결 >


위 세가지의 욕심이 요즘 내 머리를 자꾸 괴롭히는 것들이다. 다시 요약하면, "글을 잘쓰고 싶다. 디아블로3와 같은 화제성 글을 좀 적고 싶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주목받고 싶다." 정도다.


생뚱맞을진 모르지만 게임을 즐겨하는 사람들 이라면, 이쯤에서 생기는 질문이 있을 것이다. '15일부터 19일 새벽까지 게임을 미친듯이 했는데 어떻게 디아블로3의 마수에서 빠져나왔느냐'고... 방법은 하나였다. 동생에게 게임을 하라고 넘긴 것이다. 그러니까 미리 "나 오늘부터 안할테니 니가 좀 해라"라고 말해버린 것이다. 물론 정확하게는 주말동안이라고 했지만.


다시말해 나 살자고 동생을 디아블로3에게 바친꼴? ^^;; 동생도 디아블로 팬이긴 하지만 구입을 망설였기 때문에 다행이도 핑계꺼리로 이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일요일에는 약속도 잡혀있기도 했고, 계속 게임을 했다면 일요일 약속은 싹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ㅡㅡ;;;



결국 블로그와 욕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했지만 디아블로에 관한 글이 되어버렸다. "디아블로" 너란 녀석 참 무섭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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