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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이 정의의 사도가 되려는 이유.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누리꾼들이 정의의 사도가 되려는 이유.

무량수won 2012. 7. 28. 19:48





올림픽 이야기로 시끌시끌 할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티아라가 인터넷 게시판 곳곳을 시끌시끌하게 만들고 있다. 뭐 연예인들이 이런 실시간 검색에 올라가는 것이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인터넷 게시판을 시끄럽게 만드는 것은 흔한 일이라 그냥 관심을 꺼도 상관은 없다. 솔직히 나는 화영이라는 여자가 티아라 멤버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으니 내가 관심 가질 이유는 더더욱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을 주목하게 된 것은 사건의 진상보다 사건에 반응하는 누리꾼들의 모습 때문이었다. 


간략하게 요약해주면, 티아라는 맴버수가 꽤 많아서 생긴일이다. 보통 연예계로 데뷔한 그룹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데뷔한 멤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름을 알리지 못한 그룹에서 멤버가 바뀌는 일 혹은 멤버가 추가 되는 일은 흔하지만, 인기가 많은 그룹은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는 이상 그렇게 하지 않았다. 멤버들 간에 불화가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데뷔하는 그룹들은 일본의 시스템(?)을 많이 따라하다 보니 엄청난 수의 그룹을 생성시키는가 하면, 잘 나가는 그룹에 아무렇지 않게 멤버를 끼우는 등의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티아라도 그런 그룹 중에 하나고, 슈퍼주니어나, 애프터스쿨도 그러한 편이다. 그룹이 이름을 알린 후 멤버를 추가시키고 바꾸는 일은 대중의 관심을 끄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기존 그룹멤버들의 고생에 나중에 들어온 멤버가 숟가락만 놓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해 불만을 생기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내가 인터넷의 이야기들을 종합한 결과 티아라의 문제의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안그래도 말많은 20대 초반의 여자아이들이 떼로 몰려있는 그룹에, 그리고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기로 유명한 그룹에, 새로 멤버들을 끼워 넣었을 때 생길 불화는 굳이 눈으로 보지않더라도 뻔한 것일 테다. 굳이 멤버를 추가하지 않았어도 꽤 많이 투닥거릴 상황이있었을 것이다. 그녀들이 착하고 못되고를 떠나서 이런 불화는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곪았던 것을 그녀들은 트위터를 이용해 표출했고, 그녀들의 팬들은 이것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그저 연예인들의 흔한 갈등 해프닝 정도로 끝날 수 있었던 이 문제는 과거 이야기까지 끼워 맞춰지면서 점점 눈덩이 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 



왜 이 문제가 커져가는 것일까?


그건 다른 멤버들에 비해 약자일수 밖에 없는 한 멤버에 대한 동정심 때문이다. 한손에 꼽을 수도 없는 숫자의 멤버들 중 한명이 집중포화를 당하는 듯한 모습이 트위터를 통해 목격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없는 20대 청춘이라 하지만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트위터 상에서 그녀들의 생각없는 행동은 누리꾼들의 원성을 살 수박에 없었던것이다. 


누리꾼들에게 이 문제는 단순히 여성 아이돌 그룹 안의 사소한 다툼을 넘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본능을 자극시킨 것이다. 게다가 이런저런 구설수 혹은 전적이 있었던 많았던 그룹이기에 팬들과 누리꾼들에겐 그냥 지켜보면 나중에 더 악화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게 했으리라 본다. 


따라서 집중포화를 당한 멤버는 누리꾼들에게 자신들이 지켜줘야할 사람이 되었고, 그녀를 집중포화한 다른 멤버들에게는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게 된 것으로 나는 해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건 사고들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인터넷상에서 사람들의 공감을 가장 많이 사는 사건은 상대적으로 강자인 사람들이 약자를 향해 횡포를 부리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건의 전말에 따라 어제는 A를 지지했다가도 알고보니 B가 약자였다더라는 이야기에 B를 지지하는 등 쉽게 그 지원 대생을 바꾸는 모습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너무 오지랖을 떠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약해보이는 사람에 대해 누리꾼들이 정의 실현을 하려고 한다. 이는 현실에서 어쩔수 없이 이리저리 치이며, 강자에게 굽실거리고 좋지않아도 좋다며 미소띨 수 밖에 없기에 인터넷 상에서라도 정의라는 것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그저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던 이야기가, 아니 그냥 두었으면 자기들끼리 잘 해겨되었을 이야기가 겉잡을 수 없게 커져버린 것이라고 본다.


문득 어제와 오늘(2012.07.28) 인터넷에 자주 오르내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현실이라는 것이 약자를 억압하기에 문제가 더욱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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