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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키운 경제 파탄 이야기, 화차 본문

독서 토론 모임

사회가 키운 경제 파탄 이야기, 화차

무량수won 2013. 7. 12. 15:37




소설을 읽는 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니 무엇 때문에 소설을 읽으시나요? 제가 소설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얻게 되는 대부분은 시대상이 녹아들거나 작가의 사상과 생각이 녹아들어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 사회 비판적이라면 더욱 더 좋아하는 편이지요.


없었을 것입니다. 최근 몇년 동안 읽었던 책 중에는 그런 즐거움을 주는 책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정이 가고 저도 모르게 책을 덮고나서 기분 좋다는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차는 제가 비판하고 싶었던 부분을 속 시원히 대변해주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사회비판적인 글을 쓰지 않고 있던 것은 아니긴 하지만요.



이야기의 대충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어느날 주인공의 먼 친척이 자신의 사라진 약혼녀를 찾아달라고 찾아옵니다. 그다지 친밀하지도 않고 대면대면하던 친척이 뜬금없이 찾아와 사라진 약혼녀를 좀 찾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주인공이 형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마침 부상으로 쉬고 있던 주인공은 소일거리(?) 겸해서 친척의 사라진 약혼녀를 찾아나섭니다. 그 와중에 그 약혼녀가 신분을 사칭한 것이 드러나고 그녀가 왜 사칭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수사과정에서 하나씩 베일이 벗겨집니다. 


단순히 신분을 사칭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로 소설이 진행되었다면, 저는 아마 "아... 그냥 그런 소설이었구나"라며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쓰진 않았을 것입니다. 이것 말고 다른 중요한 이야기가 들어 있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였지요.


이 약혼녀가 결혼을 앞두고 도망친 것은 약혼녀가 사칭했던 여자의 과거 기록 때문이었습니다. 경제적인 파탄 상태 때문에 큰 곤욕을 겪은 경험이 은행 기록에 남아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이 때문에 신분이 탄로날까 두려웠던 약혼녀가 떠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주인공 형사의 조사중 신분을 사칭당한 여자의 과거가 모두 드러납니다. 왜 그런 기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이 과정에서 소설이 유난히 강조하는 부분이 나타납니다. 사람이 헤퍼서 경제적 파탄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지요. 그 수레바퀴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돌고도는 이유는 그들이 성실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꾸 사회가 그들을 그 속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막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소설은 그 과정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네, 그 예가 바로 신분을 사칭당한 여자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약혼녀는 왜 다른 사람의 신분이 필요했을까요? 결국 그녀도 신분을 사칭당한 여자만큼 사회가 만들어 놓은 굴레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해서 선택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나름 살고 싶은 욕망이 그렇게 표출 되었던 것이지요.


책을 덮고나서야 왜 이 소설이 영화화 되었는지를 알겠더군요.



하지만 아마 이글을 보는 당신 영화에서 그런 이야기를 좀 처럼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영상이 전하는 한계였던 것인지 감독들의 욕심 때문이었던 것인지 소설이 대다수 독자들에게 전했던 핵심 포인트는 쏙 빼놓고 스릴러 영화로 만들어 놓았더군요. 그러면서 영화를 홍보할 때는 열심히 소설의 느낌을 잘 살린 것 처럼 이야기 하더군요. "췟!! 못된 홍보쟁이들."


정말 오랜만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특히 한국의 경제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그리고 경제 관련 뉴스에서 왜이리 빚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는 소설입니다. 거기다 하우스 푸어가 생기게 되는 핵심이유 등을 소설을 톡해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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