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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소셜커머스 산업은 사라진 듯?

무량수won 2015. 3. 29. 20:55


인터넷을 떠돌다가 소셜커머스에 대한 댓글을 봤다. 그러면서 나온 이야기는 소셜커머스라는 것이 사실상 기존 인터넷 상점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쿠팡같은 대표적인 소셜커머스 업체가 옥션이나 11번가나 G마켓 같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소셜커머스를 사용하지 않아서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길 이야기긴 했다. 근데 그냥 넘기려니 과거에 썼던 글(?)이 생각났다. 아마 2010년 쯤일 것이다. 당시는 소셜커머스 열풍을 타고 각종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언론에서 "여기 블루오션이에요!"라면서 호들갑을 떨던 시기였다. 그래서 나는 "그거 그냥 환상이다"라고 끄적거렸더랬다. 그래서 "거봐 내가 환상이랬지?"라면서 자랑(?)하고 싶은 욕심... 이 좀 있다. 물론 내가 예상했던 것들이 다 맞아 들어가진 않았다. ^^;; 



아!! 이제는 잘 안쓰는 단어라 무슨 말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간략하게 소셜커머스에 대해서 설명해줘야겠다. 인터넷이 활발해져가던 2000년대 중후반 쯤의 일이다. 블로그가 뜨고 각종 까페가 활발하던 그 시기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행처럼 번저가던 것이 있었다. 바로 공동구매였는데, 공동구매를 뭔가 있어 보이게 산업용어(?)로 정의한 것이 소셜커머스다.



당시 공동구매가 왜 유행했냐면 인터넷에서 이야기 교류가 활발해지다보니 사람들은 구입에 대한 정보도 나누게 되었다. 좀 더 싼 것, 좀 더 좋은 것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몇몇이 총대(?)를 메고 물건을 싼 곳에서 같이 구입하자고 나서게 된다. 왜 총대라고 표현했냐면, 사실상 나서는 사람들은 무료 봉사를 했었기 때문이다. 구입할 때 문제가 생기면 그 총대 멘 사람들이 책임지기도 했었다. 그렇게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공구할 사람들을 모아오면 물건 값을 좀 깍아주기도 했다.


산업의 한 부분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의 활성화와도 많은 연관이 있다. 이 공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공구를 진행하는 사람들 중에 전문적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 것이다.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의 경우 그런일에 전문적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생기기 좋은 환경(?)이기도 했다.


특히 아이들 물건에 예민한 엄마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나 아이들 육아나 살림에 관한 포스팅을 하는 블로그에서의 수요가 엄청났었다. 억대의 매출을 올린다던 블로거들의 상당수가 "~~맘"으로 시작한 블로거들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들에 관한 상품들을 주로 거래하다보니 엄마들의 씀씀이도 과감하고 컸다. 


공동구매를 전문적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그들의 노력에 대한 댓가를 챙기게 되면서 하나의 직업이 되어갔다. 사실 어느 정도의 수고비(?) 혹은 고생한 것에 대한 댓가 차원에서 시작된 이 산업(?)은 어느새 전문가가 생기게 되고 일년에 몇억씩 버는 사람까지 생겨나게 된 것이다. 블로거의 경우는 개인이 브랜드화 되어서 공구를 진행했고, 카페의 경우는 카페의 멤버들을 상대로 공구를 진행했다. 그래서 카페는 종종 전문 업자(?)로 불리는 장사꾼들에게 가입한 카페 회원수 만큼 돈을 지불하고 팔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 공동구매의 규모가 커지면서 개인이 하기 힘들어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공동구매를 하는 품목도 처음엔 아이용품이나 살림용품 중심에서 생활 전반으로 퍼져나가기도 했다. 유명 블로거나 유명 카페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공동구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하나의 산업화가 되어 나타난 것이 이 소셜커머스란 것이다. 소셜커머스의 초창기는 그래서 공동구매를 목적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이었다. 실수요자들이 모여들다보니 판매량이나 매출이 꽤 급격하게 늘어났다. 덕분에 대다수 1인 기업으로 시작하거나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한 회사들이 1~2년도 되지 않아 수십, 수백명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큰 규모의 회사가 되다보니 단순히 구매자들이 모여서 특정 물건을 구입하던 공동구매 방식에서 회사의 사람들이 특정 물품을 미리 선점해 파는 형식으로 바뀌게 된다. 그것을 그들의 용어로 "딜"이라고 표현하는데 공동구매 시절의 우선 순위가 구매자였다면 회사로 규모가 커지고 체계적인 형태를 띈 소셜커머스는 우선 순위가 판매자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 우선순위가 바뀌다보니 각종 문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각종 구입 물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이었다. 구매자들도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모여든다기보단 싼 가격에 무엇인가를 얻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러다보니 판매자 입장에서 광고효과도 줄게 되었다. 그러니 자연스레 광고효과를 생각해 내놓던 저렴한 물건이 아까워지게 되고 저렴해진 값만큼 물건이나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게 되었다.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니 소비자들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언론에서 설레발 치고 띄워주던 소셜커머스가 이런 부작용에 몸살을 앓다가 지금은 사실상 기존 인터넷 쇼핑몰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회사 차원에서 물건을 직접 구하러(딜하러) 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 정도랄까?



지금(2015)은 그 언론에서도 소셜커머스란 단어를 잘 쓰지도 않는 상황이 되었고, 사람들도 굳이 소셜커머스란 단어를 쓰지 않게 되었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은 소셜커머스와 인터넷 쇼핑몰과 다른 점을 모를 것이다. 실제로 크게 다르지 않기도 하고. ㅡㅡ;;


내가 생각하기엔 소셜커머스 시장은 사실상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왜냐면 대다수 사람들은 소셜커머스를 더 이상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고 애써 구분지어 생각하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까지 그것을 열심히 구분지으려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공동구매의 의의도 사라졌고, 대중들의 인식도 소셜커머스만의 특별한 것을 찾을 수 없게 된 이 정도 상황이라면 소셜커머스는 사라졌다고 무방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소셜커머스 시장은 한국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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