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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가혜가 받은 악플을 당신이 받는다면 고소하지 않을 수 있나?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홍가혜가 받은 악플을 당신이 받는다면 고소하지 않을 수 있나?

무량수won 2015. 3. 26. 15:43

뉴스라는 것이 얼마나 작위적인가? 많은 사람들은 뉴스를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매체로 알고 있지만 실상 뉴스는 굉장히 주관적이고 편향적인 매체다. 그런데도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굉장히 객관적인 사람이라고 포장하고 그렇게 믿는다.


요즘 시끌 시끌한 이야기 하나를 보자. 홍가혜란 인물이 하나 등장한다. 그녀가 악플러를 고소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대다수 뉴스는 그녀가 고소한 악플러 수인 800명과 그녀가 변호사를 통해 최소 200만원의 합의금을 얻어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뉴스는 사람들을 자극하기 위해 숫자를 유난히 강조하는 편이다. 특히 동아일보의 경우는 이 건에 대해서 최초 보도하면서 홍가혜란 사람이 그저 지나가다 쓴소리 한 것 가지고 과한 행동을 했다고 평했다.


그녀에 관한 기사에 달리는 댓글들은 유난히 부정적이다. 왜 그럴까? 우선 홍가혜란 인물이 만들어냈던 물의 때문이다. 그녀는 MBN이라는 종편 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후 정부가 민간 잠수사들을 빼면서 실제 구조작업은 안하고 있다는 식의 인터뷰를 했다. 뭐 당시 구조가 개판인 것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지만, 민간 잠수사들을 구조에 투입시키지 않았던 것은 잠수사들의 안전 문제와도 연결된 것이라 무조건 정부탓을 하기엔 무리가 있던 이야기였다. 그래서 꽤 많은 여론의 뭇매를 홍가혜란 사람이 받았다.


웃기는 사실은 그녀의 인터뷰를 땄던  MBN은 홍가혜란 마녀 덕분에 슬며시 여론의 공격에 한 발 비켜서 있을 수 있었다.


그런 그녀였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녀에게 그다지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나도 그녀에 대해 그다지 좋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생각해보자.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악플에 좀 시달렸다고 고소를 했다고 한다. 800명 씩이나! 그리고 한명당 200만원 이하로는 합의를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뉴스의 뉘앙스는 이런 형태였다. 이 정도만 보면 홍가혜가 더 나빠 보이기 마련이다. 나도 그랬으니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받은 악플을 보고난 후에도 과연 이런 소리가 나올까? 그녀가 방송 인터뷰에서 헛소리(?)를 한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그녀가 그렇게까지 욕을 먹어야 할까?


> 홍가혜에 대한 악플 <


우선 위에 링크 건 것이 그녀가 받은 날 것의 악플이다. 물론 모든 악플을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일 뿐이다. 내가 화면 갈무리해서 직접 보여줄 수도 있지만, 그 조차도 꺼려져서 링크로 대체 한다. 내 블로그에 저런 악플을 노출시키고 싶지는 않다. 나름 악플에 관해서 관대한 편이라고 자부하는데도 말이다. ㅡㅡ;;



그리고 난 다음 링크된 뉴스를 좀 보자.


> 연합뉴스 보도 <


홍가혜측 변호사는 나름 일정한 기준선 이상의 악플에 대해서만 고소한 것이라고 한다. 위에 홍가혜가 받았다는 악플을 보고 난 뒤에 이 기사를 읽는다면 그녀의 고소와 고발이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을까?


이번 이야기를 800명과 200만원에 집중하게 만든 동아일보의 단독(?) 보도는 아래 링크에 걸어두겠다. 이런 것을 기사라고 쓰면서 기자라고 명함내밀고 다니는 이들이 지천에 깔린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 동아일보 보도 <



그래. 홍가혜란 사람이 인터뷰를 하면서 헛소리(?)를 좀 했다. 물론 그에 대해선 이런 저런 판단이 필요하지만 대중의 인식이 그러하고 여기선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 그렇다고 치고 생각하자.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녀에게 사람으로써는 참기 힘든 악플을 보고 고소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 말해야 하는 것일까? 만약 당신이 그녀의 입장이라면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더불어 세월호에 대한 보도가 마구잡이라 나가던 당시에 인터뷰를 해준 홍가혜의 잘못이 큰 것인가? 아니면 그녀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아보지도 않고, 상황조차 파악 못하고 방송한 MBN의 잘못이 더 클까?


이 이야기에서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은 이것이다. 홍가혜란 인물이 싫긴해도 그녀가 받은 악플과 그녀가 소송을 걸고 있는 것은 과하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이에 대해서 악의적으로 마녀만들기에 여념없는 동아일보가 잘못한 것이다. 물론 동아일보의 기자는 "기자"가 아니라 회사원이니 그런 기사를 쓰겠지만 말이다. 더불어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 당시의 모든 죄(?)를 왜 홍가혜가 다 뒤집어 써야 하나? 그녀의 발언을 여과없이 방송한 MBN에 대한 질타가 선행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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