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테러범이 법정에서 한 이야기

뉴욕에서 테러를 감행한 테러범이 법정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판사 : (테러로 인해서) 아이들이 죽을수도 있었는데, 그것을 생각해 보지 않았는가?
테러범 : 이건 전쟁이다. 나는 (미국의)공격에 대해서 복수 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슬람 국가를 공격할 때 아이들이 죽는 것을 걱정하였는가?

테러범 : 미국인들은 자기나라 사람 목숨만 귀한 줄 안다. 세계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 
판사 : 타임스 스퀘어 광장에 있는 사람들은 나라 밖에서 벌어지는 일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 아닌가?
테러범 : 국민은 정부를 선택한다. 우리는 그들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위 이야기는 2009년 6월 23일에 나온 한겨례 보도 중 한 부분이다. 원문은 > 여기 <

이 이야기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신문의 보도처럼 그저 판사의 이야기에 뼈있는 답을 한 테러범이라고 볼 수 있다.

분명 미국인들은 그들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들만을 위하고 있다. 게다가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을 일으킨 정부를 선택한 것은 미국 정부이기에 미국인들 모두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게다가 미국이 시작한 전쟁이기에 미국이 끝낼수도 있겠지만, 강한자가 마음대로 시작하고 강한자가 마음대로 끝낼수 있는 것이 전쟁이 아니다. 전쟁이 아니라 그저 개인간의 싸움에서도 서로가 끝났다고 생각해야 끝나는 것이 싸움인데, 하물며 수백에서 수천명의 목숨이 달려있는 전쟁이 누군가의 일방적으로 그만 둔다고 그만 두어지는 것이라 착각해서는 안된다.

테러범의 이야기는 그런면에서 봤을 때 정말 타당하고 옳은 말이다. 특히 약자가 그저 강자에게 휘둘리고 있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라고 할수 있다.



모두 이해는 하지만 결국 그는 사람들을 죽이려 했다. 미국이 그네들에게 그리 했다고 똑같이 값아주려고 했다.

일단 전쟁을 일으킨 정부를 선택한 것은 미국인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반은 그런 정부를 반대하기 위해서 투표했다. 비록 정부에게 먹혀들지는 않았지만 분명 미국 내부에서도 전쟁을 막으려고 움직였다. 일반 시민들은 전쟁 반대 시위를 벌였고, 누군가는 글을 썼으며, 누군가는 정부안에서 호소를 했다.

테러는 이런 이들의 노력을 모두 헛된 것으로 돌리려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것으로 되값으려고 했다. 이러한 행동은 서로의 손에 피만을 묻혀가며 결국 손에 쥔 것도 없이 끝나게 된다. 결국 테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상대의 피와 내 피를 불러오는 것 뿐이다.

그럼 강자의 횡포에 대해서 아무것도 하면 안되느냐고?

아니다. 강자의 횡포에 대응은 해야 하지만 피를 묻히고 피를 불러오는 방법은 결코 해결책이 될수 없다. 이미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서 남아 있는 사람들을 더 희생시키는 일을 만들어야하는가?

결국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이나 테러를 감행하는 사람들 모두 똑같은 사람일 수 밖에 없음을 모르는 것인가?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은 힘이 있어서 잘먹고 잘살면서 자신들의 배를 두드리고 누워있고, 테러를 감행한 사람은 평생 감옥에서 제한된 삶을 살아야 한다. 이런 물리적으로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면 언제까지 싸워야 하며, 언제까지 사람들을 희생시켜야 하는가?

이슬람 인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 자신들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 나서는 행동이 결코 이런 폭력적인 방법이어서는 안된다.



이런면에서 봤을 때, 내가 가장 드높이고 싶은 역사적인 사건은 일본이 조선이라는 국가를 강제적으로 가졌을 때 전국에서 일어났던 3.1운동이다.

이들은 민중의 말을 폭력이 아닌 방법으로 전하려 했다는 점이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2000년대 들어서 시작된 촛불운동은 분명 한국이란 나라에서 가장 드높일 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이런 운동에 그동안 정부가 행해왔던 강제 진압은 분명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고, 자신과 뜻이 다르다며 폭력을 서슴치 않게 행사하는 단체들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어떤 무협드라마에서 이런 대사를 들은 기억이 있다.

절대 다수의 무협드라마에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으로 복수를 하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지만, 그 무협드라마에서는 그런 복수는 결국 부질 없는 것이다라면서 결말을 맺었다.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불러오고 결국은 서로에게 남는 것은 없다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