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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랑이 되버리는 말 본문

잡담 및 답변

자기자랑이 되버리는 말

무량수won 2010. 7. 14. 01:25
겸손이란 것을 표현하다가 자신을 자랑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겸손이란 자신을 낮추어 상대를 높이는 행위인데, 자신을 낮추는 것만 생각하다보면 오히려 자신을 자랑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보통 열심히 하지 못했다는 것을 표현하다가 남들을 깔보는 듯한 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아래와 같은 경우처럼.



대학에 들어왔다. 정말 지긋지긋한 수험생활이었다. 공부에 취미가 없는 나로써는 정말 고통의 나날이었다. 그래도 열심히 한 만큼 나름 이름있는 대학에 들어오게 되었기에 만족한다.

대학에서 새로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다들 나와 비슷한 점수를 받고온 아이들이다. 이렇게 모여있다보면, 다들 수험생활의 고통에 대해서 마치 훈장이라도 된듯이 한마디씩 하게 된다. 그리고 시험을 위해서 어떻게 공부하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야기 하게 되는데, 어디를 가나 이런 말을 하는 친구들이 꼭 하나씩 나타나게 된다.


" 내가 공부를 좀 안해서 이 대학에 왔어.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공부 좀 한다는 소리를 듣긴 했는데, 3학년 되니까 하기 싫더라고. 그래서 뭐 마냥 놀았지. "



놀았다고 말했지만 남들 하는 만큼은 했을 것이다. 공부를 안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나는 별난 사람이 아니야"를 외치고 있다. 이것이 이런말을 주로 꺼내는 친구들이 생각하는 의도다.

보통 이런 이야기에서 " ~~까지는 공부 좀 했는데 "라는 표현은 보통 중학교 때까지도 내려가고, 가끔은 초등학교까지도 내려간다. 이런 표현의 연령이 낮아 지면 낮아질 수록 자신은 잘난 사람이 아님을 강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결국 자신을 자랑하는 말이다. 더군다나 자신은 " 계속 열심히 했으면 이 대학에 안왔을 텐데 "란 말이 추가가 되면, 나는 너희들과 다른 수준의 사람이라는 표현이 된다.




이런 말을 내뱉는 친구들은 자신이 매우 겸손한 말을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아닐꺼라고? 아니다 술자리에서든지 수다를 떨다가 유심히 들어보면 이런 표현으로 자신은 특별하지 않음을 강조하는 친구들이 꼭 있음을 알수 있다. 사실 나도 가끔은 이런식의 표현을 나도 모르게 쓸때가 있었다.


자신은 공부를 못했던 아이었다는 사실을 매우 강조하다보니 자신이 원래 잘난 사람인데 이런 신세까지 떨어졌다고 말하게 된 것이다. 의도는 남을 깔보려는 것이 아니었겠지만 결과는 주변사람들을 깔보게 된 것이다.



문득 대학 시절 이렇게 이상한 표현을 가지고 말꼬리 잡던 경우가 생각나서 적어봤다.

이런것 말고도 더 있었는데 뭐가 있었더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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