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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에 20대 개새끼론이 생각났다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게임 중에 20대 개새끼론이 생각났다

무량수won 2011. 1. 27. 15:31




온라인 게임을 하게 되면 채팅을 하게 되는 것은 필수다. 반듯이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온라인 게임이든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못한다면 온라인 게임으로서의 정체성이 모호해진다. 이 공간에선 수 많은 이야기가 오고간다. 특히 남자들이 많이 모이는 게임들은 정치에 대한 각각의 생각차이로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정도 말했으면, 눈치를 채고 있겠지만 내가 온라인 게임에서 신나게 정치에 관한 이야기로 싸움을 한 판 벌였다. ^^;; 그리고 뭘 느꼈냐면, 인터넷에 떠도는 20대 개새끼론은 그냥 웃어넘기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가 뭔고 하니, 흔히 말하는 386세대들이 2011년을 살고 있는 20대들에게 비판을 가한 것이다. 정치에 관심 없고, 나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 져있는 이들에게 그들이 하는 일침 같은 것이다. 물론 정확하게 말하면, 386세대뿐만 아니라 그 이후 세대인 지금의 30대들도 그런 비판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참여 하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20대를 싸잡아서 비난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내가 겪어왔던 20대들, 즉 약 10년간 만난 지금의 20대들은 그런 비판을 들어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설사 그들을 비판하는 3~40대가 못난 모습을 보여줬다 하더라도 말이다.

 


게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이렇다. 자신을 대학생이라 소개한 한 유저가 게임을 하는 채팅창에서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고 있었다. 뭐 이런 일은 대학에 갓 입학한 혹은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불평에서 순간적으로 열이 확 올라왔다. 불꽃을 튀게 만든 것은  불평불만에 이어지는 내용 이후 보여지는 태도에서이긴 하지만...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밝히겠다.

 

그의 불평은 이것이었다. 386세대들은 자신들의 말도 듣지 않으면서 자기 할 이야기만 하고 훈계를 할 뿐이다. 로스쿨 제도가 생겨서 자신이 피해를 보았으니 참여정부는 개판이었다. 이것이 주된 이야기였다. 386세대를 떠나서 수 많은 어른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는 자신보다 어리면 무조건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쳐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무리 상대가 어리고 자신이 나이가 많아도 상대에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것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게 자신보다 어린 사람을 대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386세대를 중심으로한 이들에 대한 그의 말은 옳다. 하지만 그렇게 비난하는 그의 행동도 그다지 옳다고 생각되어지진 않는다. 물론 나도 그런 부류에 속하긴 했었지만 386이란 단어를 중심으로 뭉쳐있는 3~40대를 비난 하는 그들 또한 3~40대들의 이야기에 진정 귀 기울이고 이야기를 나누어볼 생각을 했었나? 흔히 대학가에서는 그들이 서로 만나 이야기 할 기회들이 종종 생기는데, 그 자리에서 서로 술만 마시고 있을 뿐 자신들의 견해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선배라는 권위를 내세워서 자신의 이야기를 강요하는 3~40대가 많음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어떤 이야기의 어울림이 존재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이야기는 도통 어울리지를 못한다.

 

중간에 끼어있는 사람들은 주로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선배들은 요즘 애들이 버릇이 없다고 말하고, 어린 후배들은 그 선배들이 훈계만 하려고 해서 짜증이 난다고. 그래서 3~40대와 20대가 어어울려 이야기 할 수 있는 하나의 울타리인 대학에서 조차 서로 융합되지 못하고 거부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그런면에서 보았을 때 그가 3~40대에게 느끼는 모습은 자신들의 이야기는 들어주지도 않고 훈계만 하는 선배들이었을 것이다. 그런 점은 인정은 하지만 사실 20대들도 386으로 대표되는 3~40대들과 이야기 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인정해야만 한다고 본다. 아니라고?? 그런 술자리에서 자신들의 생각을 모두 이야기 하는 대학생들이 얼마나 있었을까? 당신은 그런 선배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말을 했었나?

 


그리고 이어진 로스쿨에 관한 이야기. 솔직히 밝히자면, 나도 예전에 로스쿨을 생각했었다. 뭐 돈 때문에 이내 포기하긴 했지만 그래서 이리저리 관련된 이야기에 집중하고 보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게 왜 참여정부 탓이어야 했을까? 그의 말은 이랬다. 참여정부가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는 바람에 법조계가 엉망이되었다. 그래서 자신 같은 이들(아마도 법대에 입학 혹은 로스쿨로 진학을 마음먹었던 듯했다.)이 피해를 보게 되었다는 말이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로스쿨이 거지 같은 제도가 된 것은 참여정부 시절에 일어난 일이 맞다. 참여정부에서 이런 제도 도입을 검토하지 않았다면, 일년에 2천만원 이상 순수한 학비로만 돈 들이면서 공부해야 법조계로 진입할 수 있는 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법 관련 쪽으로 진입하려는 사람들의 수가 갑자기 늘지 않아서 그 관문으로 들어가는 경쟁률이 세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따지고 들어가보면, 원래 참여정부에서 기획했던 것이 여러 이권단체들에 의해서 변형되고 뒤틀려졌음을 알 수가 있다.

 

법조계의 현실은 이랬다. 사법시험이 어려움에도 변호사들이 많아져서 볼멘소리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특정 집단은 로펌이란 이름으로 세력을 키우고 규모를 키우는데 반해 어떤 변호사들은 근근히 먹고살 걱정을 하고 있다는 소리가 떠돌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그들은 법 공부만 해온 처지라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잘 모르고 굉장히 차갑게 사람들을 대하기 일쑤며, 일종에 서비스직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들은 존경받아야하는 어떤 특정 계층임을 강조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들이 열심히 공부했기에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될 수 있지만, 특권의식으로 뭉쳐서 공정해야 할 법이 점점 공정하지 못한 것이 되어가는 것은 두려워 해야 할 상황이었다. 비단 변호사 뿐만이 아니라 재판관도 그러했다.

 

이런 이야기가 일반적인 인식 및 소문이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는 말처럼 이런 소문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고, 당시 대통령 또한 변호사 출신이었기에 개혁을 칼을들어 로스쿨로 변화를 꾀하려 했다.

 

로스쿨의 원래 의지는 이랬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법조계에 진입해서 법집행이 좀 더 공정하게 되어야 한다. 더불어 좀 더 쉽게 법조인으로 가는 문을 열어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권의식이 무너져야 법이 서민들에게도 공정해질 수 있다는 일념에서 도입이 된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법조계에 이미 진출해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한국이란 사회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처럼 "사회지도층들"은 그들끼리 똘똘 뭉쳐져 있다. 여기저기 연줄이 다 닿아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당시 그들의 반발이 엄청났었다.

 

덕분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엉망진창이 되어서 합의된 로스쿨 제도라는 것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고, 결국 있으나 마나 별반 차이 없고 돈만 비싼 계륵이 되어버렸다. 한때 노무현 탓이란 말이 유행하고 많은 잘못이 있었지만 이 제도만큼은 참여정부 탓만 할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의 말을 듣고 원래 어떤 일이든 앞뒤 좌우 상황을 모두 살펴보아야만 한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그의 한마디의 말이 내속에 있는 불꽃을 튀게 만들었다. "나는 내가 관련된 이외의 상황은 알지 못하며 관심도 없다. 내가 꿈꾸는 미래에 관련된 것만 알고있으면 된다. 다른 것은 다 개판이 되어도 상관 없지만 내가 가야할 길에 장애물만 있으면 안된다. 자세한 것은 몰라도 내가 할 것에 문제를 만들면, 만든 사람들의 잘못이다. 내가 왜 그런 자세한 사정까지 알아야하는가?"라는 말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최근에 불거진 홍익대 학생회 이야기를 꺼냈다. 그랬더니 역시나 시험 준비하는 학생들이 있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왜 하느냐며, 홍익대 학생회가 한 일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주변에 어려운 상황이 있는데 모른척하는 것보다는 조금 내가 피해를 보더라도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냐 라는 식으로 반박을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내 앞가림하기도 바쁜데 왜 내가 그들을 위해서 희생을 해야하느냐. 경쟁 사회에서 내가 조금 뒤쳐지면 그들이 책임질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말 뿐이었다.

 



순간 멍해졌다. 이래서 20대 개새끼론이란 말이 나온 것인가하고 말이다. 물론 모든 20대들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이런 사람이 있다면 저런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내가 화가나고 충격을 받았던 이유는 이런 논리로 이야기 하는 사람을 이번 한번만 본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내 주변의 사람들도 그러했고, 더불어 공부 좀 잘했다는 친구들을 중심으로 그런 생각이 넓게 퍼져있었다. 물론 그들이 공부에 바빠서 세상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알고 있지만, 몰라도 너무 몰랐고 모든 생각의 중심은 내가 피해를 보느냐 안보느냐로 판결 짓는 모습에 안타까웠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생기는 것은 좋은 대학에 가지 안은 사람들에 대한, 혹은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한 이들에 대한 차별이 라는 것이었다. 물론 나도 이런 차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는 말을 하지는 못한다. 나도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차별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다.

 

그러나 진짜 큰 문제는 이들은 그런 차별이 당연하다며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건 개인 노력에 따르는 문제이고 그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그들이 노력하지 않은 탓이지 자신이 나서서 그들의 문제에 공감해줄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들이 자신의 일에 피해를 준다면, 그건 그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거나 그러지 않도록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말하고 있었다.

 


이전에 홍익대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의 무심함에 약간의 분개를 했었다. 아니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그들의 어려운 사정을 모른 척을 하다니. 하다못해 직접 도와주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최소한의 투쟁은 막지 말아야 하지는 않을까?

 

2011/01/14 - [잡담 및 답변] - 홍익대 사태를 보면서 애니의 한 장면이 떠오르다


그래서 답답하고 안타깝다. 20대 개새끼론이란 단어가 유행하게 되었는지. 왜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되었는지. 나는 20대이지만 그렇지 않은데? 라며 넘길 것이 아니라 곰곰이 주변을 살피고 자신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 붙이자면, 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은 그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낸 이들, 이제는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3~40대의 책임이 크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의 20대들이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경쟁적으로 살도록 조장하고 만든 것은 20대가 아니라 3~40대 아니 그 윗 세대들까지 책임이 있다. 그런 점에서 20대가 아닌 이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반성을 해야만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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