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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매다.

서울을 거닐다 - 첫번째 이야기

무량수won 2011. 2. 16. 17:16


처음에는 도봉산역으로 가려고 했다. 내 평생 가보지 않을 서울의 구석구석을 다니는 것이 목표였기에 산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도봉산 역은 평생 가보지 않을 가장 좋은 곳이었다. 게다가 서울 동북쪽의 마지막 역이기도 했고.

한참을 7호선을 타고 가다가 생각이 바뀌었다.

'어짜피 목적지 없는 혼자만의 발걸음이라면, 그냥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려도 상관이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혼자 고민을 하다가 왠지 사람들이 많이 내리지 않을것 같고 생전 처음 들어본 이름의 역에서 내리기로 했다. 그래서 내린 곳이 마들역이었다.

첫 인상은 위 사진의 느낌과 같았다. 왠지 어수선한 모습.

그리고 주위들 둘러보았을 때, 이곳이 계획적으로 개발된 도시임을 알았다. 이런 상가 지구를 둘러싼 수 많은 아파트들을 보고서말이다.




이 사진이 그 느낌을 잘 말해주지 않나 싶다.

중랑천의 모습인데 한창 공사중이었다. 그리고 수 많은 아파트로 둘러싸여있는 동네. 뭐 이런 느낌은 비단 이곳만이 나타내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서울의 대부분의 동네는 이런 느낌이 강하게 나타나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장소의 반대편에서 볼수 있었던 굴뚝.

마치 공장이 있으리라 연상되는 굴뚝들이다. 잘은 모르지만 모두 공장 굴뚝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방향은 남쪽을 바라본 것이었는데, 저 지역 모두 주거 지역이었다. 더불어서 마들역 주변의 아파트들은 좀 오래된 주공 아파트가 많았는데, 중앙 난방을 이용하기에 아파트마다 저런 높은 굴뚝이 하나씩 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8~90년대에 지어진 주공아파트들의 특징은 저런 굴뚝 하나씩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저렇게 굴뚝이 있으려면 그 단지의 규모가 어느 정도는 되어 했었다.

그만큼 동네가 개발이 된지 좀 되었음을 알수가 있다. 그래도 당시에는 나름 최신식이었을 텐데...




중랑천으로 내려가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 다리 밑으로 같더니 비둘기들이 이런 환영 행사를 해주었다.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그냥 다리 밑에 있던 수많은 새똥의 주역들일 뿐이었다. ㅡㅡ;; 이건 옆에 있던 아이들이 비둘기를 놀래켜서 도망가는 장면이다. 말도 안되는 연상일지 모르지만 나는 이 비둘기를 보면서 자꾸 88올림픽 시절의 비둘기들이 생각났나.

너희들은 왜 평화와 아름다움의 상징에서 민폐와 더러움의 상징으로 변한 것이더냐!!!

이건 2011년의 비둘기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 비교장면으로 88올림픽 시절 새하얀 비둘기장면을 넣으면 딱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작업하기 귀찮아서 이 사진만 올려둔다. 혹시 누가 심심해서 작업을 하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 사진은 무료 제공하겠다. 어짜피 상업적인 용도로 쓰지 않으면 공짜였으니 별 상관 없나 ㅡㅡ;;; 다만 이 사진의 제공이 여기임만 밝혀준다면 감사.




서울시내 곳곳에서 볼수 있는 풍경이다. 어디가 인도이고 어디가 자전거 도로인지 알수 없는 이 해괴한 현상.

억지로 자전거 도로를 만들다 보니 나오는 이런 촌극은 굳이 내가 지나다닌 이 동네가 아니더라도 쉽게 구경할 수 있다. 자전거는 정녕 어디로 다녀야하고, 사람들은 정녕 어디로 다녀야한단 말인가!

이런 것이 바로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내가 이길을 걷고있을 때 뒤에서 무거운 짐을 싣고 자전거를 타고 오시던 할아버지께서 "빵빵" 하고 뽁뽁이(?)를 누르시더니 미안하다 하셨다. 제대로된 명칭을 모른다. ㅡㅡ;; 여하튼 그런데 그 분이 왜 미안해 하셔야만 하는 것일까? 달랑 카메라 가방메고 이리저리 구경하며 돌아다니던 내가 괜시리 머쓱해졌다.




중랑천으로 들어가는 지류중의 하나.

공사중이라서 물이 말라버렸다. 그런데 공사하느라 마른 하천이 맞는 것인지 겨울에 물이 마르는 건천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창동역 근처에 있던 육교 였을 것이다. 길이 좀 한가하다 싶었는데, 택시 타려는 손님이 많지 않은 시간이라 그런지 줄줄이 정차중인 택시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오른쪽 위의 현수막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 눈에 잘띄는 아파트의 벽면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제시하는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골프 연습장이 생태공원으로 변경된다니. 음... 앞뒤 사정은 잘 모르지만 특정 사람들을 위한 골프연습장 보다는 가족과 즐길수 있는 공원으로 바뀐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전국 곳곳의 골프장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 뉴스에 나오던데.. ㅡㅡ;;; 이건 별 상관 없는 이야기인가.




쌍문동 쯤 지날때 찍었다. 아마도 집주인이 옥상을 자주 방문하는 것 같다. 아니면 그냥 난방비를 조금 더 아끼기 위한 설치일수도 있다. 저런 공간은 1차적으로 바람을 막아줘서 난방비를 아낄수 있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저런 것을 설치하는 비용이냐 보다 난방비를 더 아낄수 있느냐 없느냐가 되겠지만.


그런데 저정도 설치도 건축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하려나 ㅡㅡ?? 전에 퍼다 나른 글중에 세들어사는 오피스텔 옥상에 불법 건축물이 있어서 게임허가를 못한 사례가 있어서 나도 모르게 건축 허가에 대한 걱정이 먼저 든다.

2011/01/06 - [잡담 및 답변] - 게임등록하러 갔더니 오피스텔 주차장 지붕이 불법이라 안됨





높은 곳으로 향하는 계단 쓰리즈다. 중세 유럽의 느낌을 한껏 살린 어느 교회 철탑으로 향하는 계단이다. 이것도 별 상관없는 상상이긴 하지만 바벨탑이 문득 떠올랐다. ㅡㅡ;; 이유는 각자 알아서 상상하시길...




창동에서 이리저리 거닐던 중에 발견한 건물. 왠지 뒤에 빌라와 비교가 되면서 미래라는 상호명과 절묘하게 반대되는 듯한 느낌의 건물이었다.

6~70년대 쯤 지어진 건물로 보여진다. 어쩌면 조금 더 오래된 건물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시대에 저런 건물을 지을 정도의 사람이었다면, 나름 동네에서 알아주는 부자였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내 상상일 뿐이다.




오래 된 건물 두번째 사진.

동네 수퍼 오른쪽에 있는 건물이 특이해서 찍었다. 저 동네슈퍼는 정말 동네에 동네를 위한 위치에 존재했다. 문제는 문이 닫혀있었다는.. ㅡㅡ;;

이 사진 초점이 왜 이러하냐면, 사실 동네 슈퍼라는 글자에 맞춰 초점을 맞추서 찍는다고 했는데 앞에 표시판에 초점이 맞춰져버렸다. 한마디로 실수로 찍힌 망친 사진이었다. 그런데 보면볼 수록 정이 가고 운치가 있어보이는 것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 풍겨나오기도하고.

그래서 의도하지 않은 멋스러움이 뭍어나오는 것 같아서 이렇게 올려두는 것이다. 나만이 느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한참을 한적한 동네 골목에서 헤메이다가 시끌시끌한 차들이 웅성거리는 도로변으로 나왔을 때의 모습이다.

왠지 빛바랜 이정표를 문득 찍고 싶어져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원래 색을 잃어버려 이제는 하얗게 변한 이정표에 잠시 시선을 빼앗겼다.




어느덧 달도 뜨고 해는 내 눈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슬슬 집에갈 준비를 했다. 그래봐야 가까운 지하철 역으로 향하는 것이긴 하지만 ^^;;




도로 이정표에 당고개역 표시를 보았다. 그 표시를 따라서 찻길 따라 이동하던 중. 초안산 공원을 가로 질러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공원안에있는 무덤 하나를 발견했다. 후손들이 명당이라 생각해서 만들었을 무덤은 길이 뚫려있어서 왠지 쓸쓸해 보였다.




글이 쓰여있지 않아 묘비석인지 무엇인지 알수 없는 비석도 근처에 있었다. 누군가에게 버려진 것만 같아서 쓸쓸해 보였다.



분명 당고개역 이정표를 보고 따라왔는데 엉뚱하게 녹천역이 나왔다. 도로 이정표 그 어디에도 녹천역이란 글자는 보이지 않았는데... ㅡㅡ;;

게다가 이 녹천역은 막다른 길이었다. 물론 차들은 밑으로 지나갈수 있었지만. 뭐 사람도 그냥 녹천역 위를 건너가면 그만이긴 하지만 여하튼 막다른 길의 느낌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정표가 나에게 사기를 쳤다는 것이다. 속은 내가 혹은 오해를 한 내가 바보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ㅜㅜ




집으로 떠날 시간이 왔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

지하철은 텅텅 비어있었다.

어떤 답을 찾기 위해 돌아다닌 건 아니었다.

이쁘고 멋진 것을 찍기위해 돌아 다닌 것도 아니었다.

그냥 서울의 있는 그대로를 찍어 보고 싶었고,

서울의 민낯을 보고 싶었다.

비어있던 지하철 객실처럼 마음 속은 비어 있지만.

점점 사람들로 가득찰 이 지하철의 객실처럼

언젠가는 내 마음도 무언가로 가득 차겠지.

그런 날을 상상하며 덜컹거리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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