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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컨텐츠 연구

게임은 왜 마녀사냥이 되어야 하는가?

무량수won 2011. 3. 23. 16:28


게임은 왜 마녀사냥이 되어야 하는가?

게임하는 사람들을 가장 불편하게 하는 기사는 누가 뭐래도 "게임은 악마니까 하지 말라"는 소리일 것이다. 그런데 게임은 정말 악마일까? 게임에 대해서 무조건 적인 반대를 외치고 있는 여성가족부(나는 아줌마부같다는 생각이든다.)나 각종 단체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그 뿐만인가 이미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MBC뉴스데스크는 컴퓨터 전원을 끄니 아이들이 화를냈다고 게임이 폭력성을 지닌다는 식으로 보도까지 내버렸다. 그야말로 MBC뉴스가 예능이 되었음을 각인 시켜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가 주장하는 말들은 아무리 곡해했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돈을 뜯어내려는 것이 드러난 이상 그들이 돈을 노리지 않았다고 부정 할 수는 없는 사실이 되어버렸다.

그러면서 이들은 언제나 게임은 나쁜 것, 게임은 사라져야 하는 것, 그러니 모든 악의 근원은 게임이라고 울부 짓는다.

여기 무려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이란 양반이 한국일보에 인터뷰한 기사가 있다.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 위해 스마트폰도 규제 포함돼야" - 한국일보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내가 왜곡했을 수도 있으니 직접 기사를 읽는 것을 추천한다.

청소년들이 잘 성장하기 위해선 밤에 잠을 자야한다.
이건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밤에 잠을 안잔다.
이건 아이들이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게임을 못하게 제도적으로 막아야한다.
아이들이 게임을 밤에 많이 한다는 증거는 아이들이 밤에 인터넷을 많이한다는 통계가있기 때문이다.

셧다운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실효성이 없다고 청소년 음주와 흡연을 막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셧다운 제도를 반대하는 건 게임업계의 궤변일 뿐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찬성한다는 통계도 나왔다.
그러니 아이들을 살리고 싶으면 궤변을 듣지말고 셧다운 제도를 통과시켜야한다.


이 요상한 논리에 대한 반박은 다음 글에 잘 설명이 되어있으니 참고 하기 바라는 바이다.

셧다운제 찬성론자들의 억지 - 권장희씨 황당한 주장의 비판

위에 링크시킨 글에도 나오지만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이란 양반의 논리의 흐름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청소년이 밤에 잠을 안자는 건 인터넷 탓.
인터넷을 하는 건 게임 때문.
게임은 애들에게 해로움.
셧다운제도를 통해 애들이 게임 못하게 막자.



기본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있다. 아니 게임을 하고 안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청소년에 대해서 이해할 생각을 안하면서 청소년들을 위한 소리를 내뱉는 꼰대 그 이상은 아니다. 즉 남 이야기 안듣고 "니들 다 헛소리니까 무조건 내소리 들어!!" 라고 소리치는 전형적인 어른의 모습이다. 저 사람의 논리대로라면, 나는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악(惡)은 공부라고 주장 할 수도 있다. 저 인간보다 더 타당한 논리로 말이다. ㅡㅡ;;;


이미 나는 다른 글을 통해서 게임은 하나의 문화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문화로써 받아 들여야 문제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으며, 청소년들이 과도하게 몰입하는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접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수 많은 어른들은 게임을 그냥 마녀로 몰아 붙이며 없애려고만 한다. 그러니 모든 사건의 원인을 게임에서 찾으려 할 수밖에...

나는 그들이 정말 진지하게 청소년들과 대화하고 게임을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생각은 하는지 궁금하다. 내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냥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궤변이라 치부하고 굳이 연관지어야 할 이유도 없는 것을 연관지으면서 게임을 악으로 치부하는 것이 더 궤변 같다고 느끼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잘 생각해보자.


한국은 엄청난 입시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그 입시 부담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청소년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오로지 공부다. 그리고 공부 외에 청소년들이 할 수있는 것은 무엇인가?

낮시간 동안 공부하고 학교 끝나면 학원을 순회다니고 밤이 되면 잔다. 이런 생활을 일찍 시작하면 이미 초등학교 때 부터 많이 늦으면 고등학생이 되어서 경험한다. 물론 이에 상관없이 그냥 무조건 노는 애들도 있긴 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런 환경에 처한다.

그런데 이런 대부분의 아이들이 한국에서 놀 수 있는 문화라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당신은 무엇을 하면서 자라났는가?

당신이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놀이가 무엇이 있었던가? 그리고 지금 아이들이 같이 어울릴수 있는 놀이가 무엇이 있는가? 이건 웃기게도 성인이 되어서도 비슷해진다. 이렇게 놀 문화도 거의 없고 놀 여유도 안주는 한국에서 가장 시간을 아끼고 할 수있는 놀이 문화는 게임만이 남게 된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겠지만 제일 효율적이고 제일 재미난 것은 온라인 게임 같은 것 뿐이다.



일반적인 다수의 청소년이라고 가정해보자.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학교를 간다. 학교에서 오후 4시쯤 끝났다. 5시나 6시부터는 학원을 가야한다. 학원도 보통은 한 두시간정도에 끝나지 않는다 보통 3~4시간은 있어야 한다. 짧게 잡아서 3시간 공부하고 8시 혹은 9시에 끝났다고 치자. 집에 오면 보통 10시 가까이는 될 것이다. 씻고 숙제하고 이것 저것 하고나면 12시는 훌쩍 넘긴다. 그리고 졸려서 잠자고 아침에 또 일찍 일어나야 한다.

이것도 학원을 하나만 다닐때 이야기지 보통 두세개 정도 다니는 애들도 많다. 혹은 하나를 다니면서 늦게 까지 하는 애들도 많다. 그럼 이 애들이 놀수 있는 시간은 언제인가? 언제 애들을 놀게 해줄 것인가? 주말에? 주말에는 또 다른 학원다니느라 바쁜것이 한국이다. 학원 강사들도 주말에 수업이 몰려서 주중에 쉬고 있다. 그런데 애들이 주말에 논다고? 웃기지 마시라. 주말도 애들은 빠듯하다.

멀리 놀러가면 하루를 거의 모두 소비해야 한다. 나중에 공부를 하려면 멀리 가지도 못한다. 오로지 주변에서 놀아야 하는데, 다들 알고 있겠지만 특히 서울은 아이들이 놀 공간이 없다. 왠만한 아파트들은 놀이터를 없애고 주차장으로 바꿔버리고 있고, 유흥가에는 어른들을 위한 술집 뿐이다. 그럼 남은건 뭔가? 결국 컴퓨터 게임이다.

컴퓨터 게임은 일단 집에서 할수 있다. 친구들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소통할 수 있다. 그리고 재미가 있다. 당신이 이런 아이들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그런데 애들이 밤에 잠을 못자는 것이 게임 때문이라고? 그나마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는 생각은 안해봤나?

아이들이 하루에 하는 공부의 양. 그리고 거기에 매달리는 시간은 어른들이 일을 하면서 보내는 노동시간보다 길다. 이건 아동 학대라는 생각을 안해봤나?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아이들이 어른들의 기준에 맞춰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은 안하나?



자 이쯤되면 무엇이 진짜 원인인지 알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이 빠저들도록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들이 악당이 아니라 아이들이 놀지 못하도록 이런 저런 억압을 가하는 사회와 어른들이 악당이다. 물론 김대중 정부시절 이런저런 교육 정책이 모험을 하다 실패로 끝났지만 그 기본 취지만은 높이 사야 한다고 본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 만큼은 정말 훌륭한 생각이라고 본다.
 
결국 이런 교육정책은 실질적으로 돈을 벌 수 없다는 장벽에 막혀서 모든 것을 초기화 시켰고, "뭘 해도 결국은 한가지 만이 길이구나!" 하는 식의 인식을 부모들에게 심어줘서 그 시절보다 더욱 아이들을 공부라는 굴레에 얽메이게 만들었지만.



오랜만에 이 이야기를 꺼내게 되는데, 아마 2000년도 쯤이었을 것이다. 일본의 높은 교육열을 취재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적이 있다. 당시만해도 한국에서 입시 경쟁은 고등학교에서 대학을 가는 정도만 치루면 되는 것이었다. 뭐 연합고사라는 것이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게 하는 것이라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를 두기는 했지만 사실상 그리 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다큐에 나온 내용이 무엇이었느냐면, 과도한 교육열이 일본에서는 초등학생 때부터 미래를 준비하게 만들고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부여해서 참 불쌍하다라는 식이었다.

2011년의 한국을 보자. 이젠 하다하자 애기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교육을 시켜야 한다면서 난리인 나라가 한국이다. 그렇게 불쌍하다고 바라봤던 일본의 현실보다 더 심각해 진 것이 한국이란 나라다. 한글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영어가 중요하다면서 영어먼저 공부시키고, 영어를 쓰는 나라로 유학을 보내며, 수많은 기러기 아빠를 생산해 내며 사회문제 까지 만들어내는 나라가 한국이다.

세상이 이러할 진데, 모든 원인은 게임에게 있는 것일까? 정말 게임이 한국에 없으면 모든 아이들이 착해지고 순해져서 어른들의 말에 복종하는 순한 양이 되는 것일까?


또한 어른들이 그리고 앞서 말한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이란 사람이 착각하고 있는 사실 중에 하나는 바로 아이들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아이들을 자신들의 아바타쯤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아이들을 자신들이 키우니 그 아이들은 무조건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식이다. "내가 해봐서 나쁘니까 미리 너희들을 보호하려고 막아주는 것이다." 라고 핑계를 댄다.

그런데 뭐가 나쁘고 뭐가 좋은지 경험을 해봐야 아는 것이 사람들이다. 설사 다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저런 난관도 부딧치고 어려움도 격어야 성장을 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어른들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아예 그것을 접촉조차 못하게 하려한다. 마치 라푼젤에서 마녀가 금발의 라푼젤을 높은 탑에 가둬 키운 것 처럼 말이다.



내가 너무 모든 탓은 게임이 아니라 사회다! 라고 외치기는 했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게임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리고 아이들로 하여금 과몰입을 가져오는 부분은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왜 게임을 하게 되고 또 게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지를 먼저 살펴야만 한다. 그 아이들이 그것이 아닌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고 먼서 인생을 살아본 선배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게임을 무조건 악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봐준다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또한 아이들이 게임 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면, 아이들의 높이로 눈을 가져가보자. 그렇다고 그냥 물리적으로 눈 높이를 맞추고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이 하는 것을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아마 게임을 마녀사냥식으로 몰아붙이지는 못할 것이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그래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니들이 뭘 할수 있겠니" 라는 측은함이 먼저 생길 것이다.


한국은 꽤 각박한 사회다. 그리고 그런 각박함을 풀수 있는 창구가 그리 많지 않은 사회이기도 하다. 게임은 그런 사회에서 각박함을 풀수 있는 하나의 창구일 뿐이다. 차라리 학습용 게임을 좀 만들어 달라고 게임회사를 압박하시라. 아이들이 좀 더 쉽게 공부에 흥미를 붙일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달라 압박하시라. 무조건 게임회사에게 돈을 뜯어낼 생각 말고 그 게임회사들이 아이들이 올바른 인식을 가질수 있는 게임들을 만들어 달라고 압박하시라.

셧다운 제도를 시행하고 그들에게 돈을 뜯어낸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리라 보나? 전혀 해결안 될 것이다. 오히려 사람들의 반발만을 살 뿐이고 부모와 아이간에 다툼만 늘어날 것이다. 아이들과 어른들 간에 대화가 없어지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이들이 사춘기라서? 아니 나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입장에 한번 서서 봐주지 않고, 아이들을 자신들의 생각대로 조종을 하려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게 아니라고? 그럼 당신은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는 말인가?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 뭐고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런데도 아이들과 대화가 안통하는 집이 많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인가?



이야기가 자꾸 엉뚱한 데로 흐르는데 마무리를 짓는 의미로 첫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게임은 왜 마녀 사냥이 되어야 하는가? 결국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자신들 마음대로 조종하기 위해서 게임을 마녀 사냥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글을 읽는 당신은 어찌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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