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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컨텐츠 연구/블로그란

악플을 악(惡)으로만 말하지 말자

무량수won 2011. 4. 10. 23:36



예전에 나는 블로그에 달리는 악플을 지우지 않는다고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잘 벌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다음뷰에서 베스트가 되었고, 다음 메인에 쩍하니 붙어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평소에는 잘 달리지 않는 댓글들이 주르륵~ 달렸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댓글을 달아준 사람들의 다수는 그래도 욕이 들어간 댓글은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말을 하고 있었고 오히려 나에게 그런짓은 하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 반면 가끔 적극 동감하는 의견을 표시한 사람들은 주로 로그인 되지 않은 사람들의 댓글이었고, 악플러를 옹호했다고 욕만 싸질러 놓고 나간 사람도 있었다. ㅡㅡ;;

일단 난 악플러 들을 옹호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악플들 그중에서도 본문에 대한 비판이 아닌 혼자 지껄이고 욕을 하는 글들은 지워버려도 무방하다고 본다. 다만 내가 내 블로그에 이런 욕설까지 남겨두는 이유는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딘가 존재하고 있다는 지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 글을 쓰면서 확실히 해두지 못한 것이 있었다. 흔히 말하는 악플의 기준이란 것과 악플에 대처에 대한 방법을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자꾸만 걸렸다. 특히 악플의 기준의 경우, 기본 속성은 악플이 달린 글의 글쓴이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데 있는데, 이런 저런 긴 이야기로 댓글을 달아서 글쓴이를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들도 악플로 봐야 하는지 혹은 욕만 들어가지 않으면 악플로 안봐도 되는 것인지 등등이 애매했다.


그나마 욕설이 들어간 댓글의 다수는 조롱만 있을뿐 의견은 찾아보기 힘들어 쉽게 악플 범주에 넣을 수도 있지만, 글쓴이를 기분 나쁘게 하는 댓글에 욕설이 없을 때 이것을 악플로 넣어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가 굉장히 애매해진다.



예를 들어 글쓴이가 어떤 글을 써 놓았는데 누군가 조목 조목 그건 아니다라고 이야기 한다면 글쓴이는 기분이 좋을까? 성인 군자나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잘못된 글이다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은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화려한 단어로 치장한 문장이라고 해도 반대 의견이 글로 달리면 기분 좋을일은 거의 없다.

이런 경우도 있는데 악플은 글쓴이의 기분을 상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니까 욕이 없어도 글쓴이의 기분이 상했다면 악플인 것일까? 아니면 욕만 없다면 기분이야 상하던 말던 다른 의견일 뿐이니까 악플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이 기준은 그 누구도 명확하게 선을 긋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악플을 규정하는 댓글이라는 것이 정확한 규칙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감정에 의해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댓글을 쓴 사람의 의도는 다른 의견제시였을 뿐인데 받아들이는 사람이 기분이 나쁘니 악플로 쉽게 규정지어버릴 수도 있는 입장 차이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 악플의 규정은 어찌 만들어야 할 것인가? 블로그라면 블로그 주인장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판단이 될 것이고, 홈페이지라면 홈페이지 운영자에 의해서 규정이 될 것이다. 운영자에 의해서 들쑥 날쑥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악플이라는 것이고 또 그렇게 될수 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 것이다. 때문에 누군가처럼 무조건 반대 이야기만 하면 악플로 규정하고 모두다 지워버릴수 있으며, 나처럼 욕만 가득해도 그들의 흔적을 그냥 남겨둘 수도 있다. 이건 관리자의 권한이지 누군가가 뭐라고 말 할 여지는 없다고 본다.






그런데 악플에 대한 의견을 보면서 알게된 재미난 사실이 있다. 악플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블로그의 포스팅이나 이런 저런 댓글을 통해서 악플러들을 사회의 패배자며 정신병자들일 뿐이라고 몰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무조건 그들을 정신병자로 몰아서는 안된다고 본다. 비록 그 방법이 아주 아주 아주!!! 잘못된 방법이긴 하지만 글쓴이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음을 알려주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 당연히 그들은 글쓴이에게 혹은 악플의 희생양이 된 이에게 해서는 안될 짓을 하는 것이지만 그건 그들이 표현할 수 있능 지적(知的)능력이 그정도로 떨어져 있을 뿐 일 수도 있다. 그들이 정신병자같은 행동을 하긴 하지만 분명 이 사회 어디선가 정상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어떤 경우와 같느냐 하냐면, 당신이 자리에 없는 술자리에서 친구들이 당신 몰래 당신의 욕을 하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보통 이것을 뒷담화라고 부르는데, 사람이라면 누군가의 뒷담화 한 번쯤 안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나도 많이 한다. ㅡㅡ;;;;




나는 악플을 뒷담화의 인터넷화(internet 化)며, 뒷담화가 차마 상대의 앞에서 할 수 없는 것이었다면 악플은 인터넷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당사자가 뒷담화를 직접 듣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인터넷의 특수성이란 불특정 다수와 잠깐 동안의 만남으로 글을 주고 받을수 있는 것을 말한다. 현실이라면 그냥 지나가는 사람에게 뭐라 할 수 없겠지만, 인터넷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뭐라 할 수 있게 되었고 당사자의 눈에 띄게 된 것일 뿐이라는 말이다.

물론 악플을 달고 다니는 사람에 대한 사회학자의 논문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악플을 많이 달고 다니는 사람을 추적한 것일 뿐. 지나가다 한 번씩 툭툭 악플을 던지는 사람들까지 포함한다면 조금은 다른 해석이 가능할 수도 있음을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악플은 언제나 달고 다니던 사람만 달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악플에 대해서 좀 더 가볍게 받아 들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냥 그들을 정신병자와 패배자로 몰아 붙여서 상대하지만 안으면 된다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저 다름을 그렇게 표현하는 이들일 뿐이라고 인식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즉, 악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는 정신적인 보호막을 쳐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을 매우 많이 접하며 자란 지금의 10대들이 20대가 되고 30대가 되었을 때에 인터넷 문화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이 어린시절 인터넷을 생활처럼 여기지 못하고 자라온 지금의 30대 전후 이전 세대들이 받아들이은 악플과는 사뭇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뒷담화가 안좋다 말하면서 뒷담화를 하고 있듯이 악플도 그런 식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악플을 접하며 자라온 세대라면 지금의 성인들보다는 좀 더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지는 않을까? 물론 심각한 사회적 피해가 더 많아질 수도 있겠지만, 악플을 받아들이는 유연성(?) 같은 것이 더 발달되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결국은 인터넷상의 이런 저런 문화를 많이 접하며 성장해오지 못한 세대와 악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약플을 좀 더 유연하게 넘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연히 그와 더불어 악플이 줄어 들수 있는 노력도 같이 진행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야기가 핵심을 빙빙 도는 느낌이 있긴 한데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악플은 인터넷이 발달하면 발달 할 수록 사라지기는 힘들다고 본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누군가를 욕을 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해왔고 또 하고 있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나는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물론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제한을 두어서 댓글을 달 수 있는 사람에 제한을 두면서 어느정도 줄일 수는 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회피일 뿐 완벽한 대책은 아니라고 본다.

어짜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것을 볼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라지지도 않을 것들을 막기만 하면서 살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더군다나 이런 차단이 악플에 대해서만 이라고 규정을 짓긴 하지만 그 악플이라는 기준자체도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악플 차단은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인 내가 잘 모르는 사람과 쉽게 다가설수 있다는 큰 장점을 막아버리게 되고 듣고 싶은 말만 듣게 되는 기이한 현상을 불러 올 수도 있다. 악플을 막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악플을 막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밖에서 바라보기에는 누군가와 대화하기 싫다고 빗장을 꽁꽁 걸어둔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통을 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블로그라면 큰 단점이 될 수밖에 없다.



악플이란 인터넷을 하면 반드시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그림자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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