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통과된 셧다운제, 국회에서의 토론 내용을 살피다,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통과된 셧다운제, 국회에서의 토론 내용을 살피다,

무량수won 2011. 5. 2. 14:52


4월 29일 국회에서 셧다운제가 통과되었다. 결론 먼저 말하자면,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이 중간에 껴넣었던 수정안은 통과되지 못했고 기존 16세는 12시 부터 아침 6시까지 게임하는 것을 제한한다는 법안은 통과가 되었다.

주류 언론들과 포털 사이트들은 주목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여론에 의해서 말이 많았던 것이었기에 토론 시간이 있어서 이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고 법의 발의한 사람들의 생각과 주장을 다시 한번 들어볼 수 있었다. 더불어 이 법안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제시했던 의견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었다.

우선 찬성하는 의견을 말한 의원은 신지호 의원과 한선교, 최영희, 김재경 의원이었다. 이들의 의견은 한결같이 하나였다. 게임은 아이들을 죽이는 악마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돈 밖에 모르는 수전노다. 누가 돈밖에 모르는 것인지 따져묻고 싶지만... 뭐 이런 식의 인식이 깊게 깔려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특히 신지호 의원은 기존에 언론들이 하던 이야기를 그대로 되풀이하면서 게임이 사람들을 죽이는 마약과 같다는 느낌을 많이 풍겼다. 이를 통해서 알수 있었던 것은 이 법안을 통과 시키려는 사람들이 대체로 이런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이런 인식의 말 속에서도 동조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여성가족 위원장 최영희 의원의 말이었다.


업계의 자율에 맡기자고요? 이것은 아니라는 것이 지난 10년간의 기다림,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업계는 우리 국민들과 학부모들과 우리 국회의 노력을 배신했습니다. 당초 발표했던, 게임 업체에서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방법을 하겠다고 했지만 전혀 도입하지 않았습니다.


맞는 말이다. 자율로 하겠다면서 말로 혹은 간략한 구호 외치기(?) 정도 이상으로 그들이 행동했던 것외에 없었다. 아니 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 옳다고 본다. 첫째 이유는 게임이 산업으로 자리잡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고, 둘째 이유는 회사입장에서 손해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설수 있는 업체들은 게임으로 대기업이 된 엔씨나 넥슨 같은 회사들일 것이다. 몇몇 대형 회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현상 유지하기도 힘들기에 모두 나서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렵다. 엔씨가 야구팀을 창단할 돈으로 게임 중독에 대한 대안 프로그램이나 전문적인 연구 단체를 세웠다면, 과연 이런 법안을 내어 놓았을까?

찬성하는 사람들이 게임을 악마로 바라보는 시선이 강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 법이 실효성이 없음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밀어붙였던 이유는 바로 위에 적어 놓은 그동안 게임 업계의 안일한 태도 때문이 가장 강하다고 본다.

이 법이 가지는 의미는 법을 찬성하는 김재경 의원의 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 법은 게임의 몰입으로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는 아들과 딸들을 위해서 고민하는 부모들의 노력을 담은 상징적인 법입니다. 개정 후로도 우리의 이러한 고민과 노력이 계속된다면 실효성은 훨씬 높아질 겁니다.


즉, 게임업계에게 하나의 철퇴를 만들어 경고를 주자는 의미인 것이다. 실효성이 없는 것을 알기에 실효성 따위는 나중에 만들면 되는 것이니까 일단 상징적인 의미로 통과시키자는 것이다. 법으로써의 의미보다 하나의 옐로우 카드라는 것이 적당하다고 본다.

정말 이 법이 이런 의미로 사용되고 이어져 나오는 법안들이 계속 차단만 하는 것이 아니라면 아마 나도 찬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다들 예측 하고 있겠지만 이런 법은 통과 되어서 또 다른 법이 만들어질 때는 그냥 그대로 인식에서 좀 더 강한 법적인 제재를 가할 뿐임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수 있으리라 본다. 법조문 좀 읽다보면 왜 그런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법 조문이라는 것이 한글로 쓰여있어도 한글같지가 않다는 것이 문제지만. ㅡㅡ;;;



반대하는 의견을 낸 의원들을 말들을 보면 찬성하는 놈들이나 반대하는 놈들이나 수준이 거기서 거기로구나 하는 것을 쉽게 느낄 수가 있을 정도의 이상한 주장들이 있다. 마치 야구에서 희생 타를 날리는 듯한 느낌, 축구에서 자살골을 넣는 듯한 느낌, 드라마에서 연기하랬더니 국어책을 읽는 느낌이랄까? 이런 인간들이 국회의원이라고 에휴... ㅡㅡ;;;

제일 당황스러웠던 이야기가 있었다. 무엇이냐면 셧다운제가 없어도 사랑으로 게임 중독을 막을 수 있다는 말과 교육용 게임들도 차단하게 되니까 안된다는 말이었다. 차라리 말이나 말지... 그럼 요즘 부모들이 아이에 대한 사랑이 없어서 게임 중독되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이었나? 혹은 게임업체에서 교육용 게임이 나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인가? 사실상 교육용 게임이 만들어져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것으로 만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반대하는 의원들의 원론적인 이야기에는 동조하지만 이들이 끌어다 붙인 이유과 그 내용을 보고 있으면, 이들이 그냥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서 반대를 하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가 있다. 주로 게임업계에서 주장하는 것을 그대로 가져왔을 뿐이었다. 정말 그들이 이 문제를 진정 생각하고 살펴봤다면 저런 이상한 이야기는 넣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마 제대로 된 반대를 한 사람은 이정희 의원 밖에 없었던 듯싶다.


이것은 또한 어떤 게임이 중독성이 있느냐를 전혀 가려내지 못합니다. ‘온라인 게임은 모두 중독성이 있다’라는 전제에서 이 법안은 출발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이면 모두 중독성이 있겠습니까? 중독성이 있는 온라인 게임 그리고 중독성이 없는 온라인 게임, 이것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습니까? 이 법안은 여기에 대해서 어떤 구별기준도 정해 놓지 않고 있습니다. 모두 규제하는 것입니다. 모든 온라인 게임을 새벽 0시부터 6시까지는 완전히 16세 미만에게는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이 법안의 내용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서라면 이용총량을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본인이나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서 게임을 일정하게 공급을 제한하는 등의 수단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에게 통보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대안의 가능성이 있는데도 모든 경우에 일방적으로, 일반적으로 인터넷 게임을 시간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과잉금지원칙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의 손길이지 저는 법이 아니라고 봅니다. 좋은 어른이 되려면 그리고 좋은 부모가 되려면 아이들이 내일을 위해서 스스로 잠을 청할 수 있는 아이로 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억지로 불을 끈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원안에 반대하고 그리고 수정안에는 더욱더 반대합니다. 이상입니다.



그나마 이정희 의원은 이 법이 가지는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법적으로도 옳지 못한 것이라 찝어내고 있었다.




셧다운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 법을 통해서 실질적인 효과를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게임회사에 어떤 경고를 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그런데 문제는 경고가 가지는 의미보다 그들이 청소년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아닌 쉽게 통제하려는 것에 있다고 본다. 이런 손쉬운 통제를 그들이 원하기 때문에 게임을 쉽게 마약과 같은 유해성 물질로 취급을 하는 것이다.

정말 아이들을 위한다면, 게임밖에 할 수 없는 환경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닐까?



회의록 전문은 이것을 클릭하면 볼 수 있다. > 클릭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