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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이야기

내가 있어야 할 자리

무량수won 2011. 5. 8. 02:33



내가 있어야 할 자리.

어떤 무리의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점점 내가 그들과 있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나는 그들과 있어야 할 사람인가?
 
나는 그들을 이해하는가?

그들은 나를 반기는가?


이중에서 내가 그 무리에 남아야 하는지 아닌지를 결정지어주는 질문은 바로 그들은 나를 반기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있다. 저 사람이 나와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지 아니면 귀찮아서 그냥 대답해주는지에 대한 것이다. 더불어 저 사람이 나와 있는 시간을 지루하게 느끼는지 아니면 나와 있는 시간을 즐거워 하는지도 쉽게 알게 된다.

이런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많은 이들이 핀잔을 주지만 이런 것을 잘 알면, 그만큼 더 상처를 받게되고 더 쉽게 오해도 하게된다. 그래서 이런 눈치는 차라리 없는 것이 잘 아는 사람보다 편하고 좋다. 특히 괜한 오해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본다. 물론 눈치를 주는 사람 입장에선 짜증이나겠지만...


어떤 무리가 있다. 내가 어울리는 몇몇 무리가 있는데 이 무리는 그중 하나다. 모든 무리들이 그렇지만 처음 뭉치기 시작할 때는 매우 분위기가 좋다. 사람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서로 즐겁고 재미있고 그저 그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하게 된다. 뭐 나도 그 무리에서 즐겁다 느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무리가 재미가 없어졌다. 그저 의무적으로 만나는 느낌이 강해졌고, 무리에 있어도 즐겁지가 않아졌다. 나도 그렇고 무리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한숨이 늘어만 갔다.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못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내가 그들에게 어떤 실망을 했기에 혼자만 부담스러워 하는 것일수도 있다.

그런 한숨을 느끼다가 누군가의 의미없는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상처를 받았다. 안다. 그의 한마디의 말은 나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나도 그 상황을 억지미소로 자연스레 회피한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의 말을 곱씹는다. 무리를 구성하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무의식중에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읽는다. 그들의 행동에서 내 존재가 사라져 있음을. 그들의 말 속에서 내가 사라져 있음을.
그리고 나서 앞선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나는 그들과 잘 어울리고 있는 것인가? 나는 그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인가?

이미 이 두 질문을 스스로에게 할 때는 그들은 나를 반기지 않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 후이기에 두 질문은 그저 확인을 위한 어떤 절차가 될 뿐이다. 그리고 헤어짐의 시간. 결코 즐거울 수 없는 표정과 행동의 인사만이 그들을 배웅한다.

무리의 모든 이들과 헤어지고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또 한번 곰곰히 생각을 한다.

그들은 나를 반기는가?



긴 시간 뒤 다시 한 번 "아니오"라는 대답을 내 머리가 답한다. 스스로 굉장히 논리적이고 타당한 이유를 통해서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제는 그들과 더 이상 연결되어 있으면 안되겠구나.' 조용히 그들의 연락처를 그리고 관계된 모든 것들을 정리한다.

나를 반기지 않는 이들이기에 그들이 나에게 연락할 일도 없겠지만 스스로 마음의 정리를 한다. '그들중 누군가 연락을 해도 더 이상 그들 무리에 껴드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

그러면서도 내심 그들이 먼저 연락해주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자꾸 애꿎은 전화기만 만지작 거린다.

"뚝뚝뚝" 베게 위에는 낯익은 물방울이 떨어진다.




이 글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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