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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 문화에 대한 현주소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한국의 역사 문화에 대한 현주소

무량수won 2011. 5. 14. 22:06


5년전 외국인이 본 한국의 전통문화 문제 - 역사관심, 원문 - 데이빗 킬먼

이 글을 천천히 읽으면서 공감하고 또 변하지 않고 있는 한국이란 나라를 생각하면서 울컥했다. 왜 한국이란 나라는 역사를 무시하는 것일까? 왜 한국이란 나라는 관광을 이야기하면서 그 많은 역사 소재들을 살릴 생각을 안하고 뭔가 만드려고만 할까?

문득 2008년도에 양수리에 있는 한음 이덕형 선생의 묘소를 찾아갔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날은 여행 겸, 한국이 현재 역사에 대해 어찌 대우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실 체험 겸해서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만을 이용해서 갔었다.


우선 한음 이덕형 선생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은 이들이라면 아니 그냥 오랜 시간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쯤 들어봤을 만한 이름이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 동화 소재로 오성과 한음이 자주 쓰이고 또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보고 듣고 자라난다. 나 또한 그런 세대였다. 때문에 역사에 특별한 관심이 없어도 오성과 한음이란 사람들이 옛날 옛적에 살았던 것 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다.

이 정도로 유명한 사람의 묘소라면 꽤 잘 관리 되고 있으리란 헛된(?) 망상을 가지고 접근을 했다. 그것이 헛된 망상임을 깨닫게 되는 데 까지는 양평에 도착하고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일단 사진 한 장 먼저 보고 가자.



머리가 잘린 석상이 보이는가? 이 사진을 찍은 날은 2008년 5월 5일이었다. 이 묘소를 방문한 날, 이 곳을 관리하는 분이 나와 같이 갔던 무리에게 말하기로는 3월에 석상의 머리가 잘려 나갔다고 했다. 누구의 짓일까?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다. ㅡㅡ;;  젠장.

사람들이 많이 찾지는 않지만 종종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한번씩 방문하고 있음은 이 묘소 아래 사당에 있는 방명록을 보면 쉽게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곳 묘소의 석상이 잘리다니.... 이에 대한 뉴스의 양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중앙 언론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었다. 물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적도 없다.

양평, 한음 이덕형 묘 ‘동자석 두상’ 훼손 “문화재 관리 소홀” - 백운신문 2008.03.06


이렇게 유명한 사람의 묘소가 이정도로 훼손이 되었음에도 중앙 언론에서 보도 한번 되지 않았던 나라, 그리 큰 일 아닌 것처럼 신경쓰지 않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가진 현 주소다.


그 뿐만 아니다. 이 곳을 찾기 위해서는 1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만 한다. 문제는 그 버스가 하루에 두번 다닌 다는 것. 그 조차도 다니는 사람이 없으면 들어가지 않는 곳이었다. 한국이란 나라는 유원지가는 길의 대중교통은 어느정도 되어있지만 이런 역사유적지는 접근 조차 하기 힘들게 되어있다.

만약 외국인이 이 유적지를 찾아가본다고 생각해보자. 대중교통은 거의 없으나 마나하고, 그렇게 영어 광풍이 불어닥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잘 설명된 안내 책자 조차 쉽게 구하기 힘들다. 당신이 외국인이라면 이 곳을 찾아갈 생각이나 하겠는가?

이렇게 유명한 인물의 묘소가 이 정도인데 다른 곳은 어떠할까? 이렇게 해놓으면서 관광대국으로 가겠다고? 이런 기본적인 시설 관리와 교통편에 대한 정보 및 확충하기에도 급급한 판국에 한국 드라마 열풍으로 관광 수입을 얻겠다고? 그 드라마의 열풍이 식으면 어찌 하려고 그러는가? 그 드라마가? 10년, 아니 100년 동안 방영이 되는가? 그때까지 인기가 계속 가리라 보는가? 인기 식으면 그거 부수고 새로운 것으로 지으면 된다고 생각을 하는가? 관광 사업을 1~2년 하다 말려고 하나?


맨 위에 링크 시킨 글에도 나와 있지만 세게적으로 유명한 나라들의 관광 수입은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나? 대부분이 역사적 유적에서 나온다. 그 역사 유적이 잘 관리되고 잘 홍보가 되어야 사람들이 찾는다. 유럽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관광 코스를 한번 살펴보자 차를 끌고 여행다니는 사람이 많던가? 아니면 잘 짜여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가? 100중 90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이다. 더불어 외국 여행하면서 대중 교통에 대한 정보는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필수다. 그럼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들은 어떨까? 마찬가지다. 여행지에 접근할 대중교통이 엉망이면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그렇게 도시 곳곳에 간판이며, 정부 홍보물이며, 방송에 도배중인 영어는 이런 곳을 찾아보게 해주는 안내 책자가 없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뭔가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이 들지 않나?

이런 상황인데 관광한국? 아주 지랄들을 합니다. 그려. 한국의 관광은 배용준 얼굴 팔아서 먹고만 사나? 이병헌 얼굴 팔고, 최지우 얼굴 팔고, 류시원 얼굴 팔면 다 되는 건가?


어쩌면 이 유적들이 사람들의 관심에 벗어나 있어서 그나마 살아남아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서울을 한 번 살펴보자 그 많은 역사 유적들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고, 그나마 있는 것 조차 부수고 아파트를 짓지 못해 안달이 났다. 주민들은 오로지 집값 떨어질까 가슴 졸일 뿐이며, 기업은 아파트 하나 덜 짓게 될까봐 가슴 졸이고, 정부는 그런 업체가 크게 성장하지 못하면 뒷돈 안들어 올까봐 가슴을 졸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서울은 곳곳에 유적지가 숨겨져 있을 뿐이다. 정말 숨겨져 있어서 찾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ㅡㅡ;;


그 공부 잘한다는 애들이 코피 터트리고 잠못자면서 공무원이 되고 고위 공직자가 된 한국이란 나라는 이모양 이꼴이다. 그런 애들이 지 잘났다고 학교 이름 적어내고 어디 어디 단체 회장이라며 이력을 광고하고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사는 한국이란 나라는 이모양 이꼴이다. 한국의 고고학? 그거 한다고 나서면 박봉과 이런저런 시련에 시달려야 한다. 그나마 자리도 많지 않아서 연줄이 잘 닿아야 한다. 그래서 역사 공부한 애들은 왠만하면 고고학에 대한 꿈 따위는 일찍 접는다.


그래 희망은 있다. 사람들이 생각을 고쳐먹는 다면, 고위 공무원들이 양심껏 일을 한다면 말이다. 그런데 그런 날이 과연 올까?




내가 가장 걱정 되는 것은 "남아 있는 문관석의 목이나마 보존해서 후손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다. 그나마 있는 것이라도 훼손되지 않았으면 하는 아주 아주 작은 소망이 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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