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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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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토론 모임

7월 독서토론의 후기입니다

무량수won 2011. 7. 10. 21:36


네이버 까페에 쓰여질 것을 우선으로 해서 블로그 내용과는 좀 다를수 있습니다. ^^



항상 하는 말이지만...
제가 주최하는 토론에는 형식도 이유도 뭔가 잘 갖춰진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매번 올리게 되는 후기지만 매번 후기에 쓰여지는 글의 양이나 후기의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어느날은 혼자 시인이나 되는척 폼을 잡고 시처럼 시작하기도하고, 또 어느날은 소설가인냥 시작을 하기도 하지요. 결국은 그날의 느낌을 어떻게 잘 전달을 할까에 대한 고민에서 빚어진 행동이었습니다.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뭐라고 쓸까하구요.

보잘것 없는 글이지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나마 독서토론 참가하기 전에 어찌 돌아가는지도 궁금해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참여하고 싶지만 시간적 여유 때문에 안하시는 분도 계시기도 하고, 혹시나 해서 검색했는데 이 글이 나와서 "어? 이런 모임도 있었단 말이야?"하고 한번 읽어봐주시는 분 등등...

정말 상세한 분위기나 이야기를 기대하시는 분께는 죄송하다는 말씀 밖에 드릴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느낌은 솔직하게 전달하고 있으니 이글을 읽는 분들 한분 한분 모두 좋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집을 나설 때 날씨가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후회했지요. '토요일에 모임을 하고 일요일에 한강 가서 돗자리 펴고 누워 나무 그림자 아래서 뒹굴뒹굴 거리며 책을 읽었어야 했는데...' 하구요. 인간이다보니 그 날씨를 맞추는 것이 여간 쉬운 것이 아닙니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신촌으로 갔습니다.

신촌은 언제나 북적거립니다. 시끄럽고 정신 없지요. 하지만 오후 한시의 그 커피전문점은 한가합니다. 그래서 좋아합니다. 그 장소는 그 시간에 들어가면 언제나 한적하거든요. 그 시간 그 장소를 그래서 좋아합니다. 토요일도 마찬가지구요.

초보대왕님께서 와주셨고, 달자님이 바로 이어 와주셨습니다.

이야기는 시작되었지요. 언제나 그렇듯이 전반적인 책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여기저기로 이야기가 진행 되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말은 달자님께서 인터넷이 성격도 급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같습니다. 안그래도 빠르게 빠르게를 외치는 사람들이 더 빠르게를 외치고 있었거든요.

뭔가 기다림에 대한 미학(?)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기 힘들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출근길은 참 바쁜 시간이긴 하지만 그 누구도 저보다 늦게 걷는 사람을 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바빠서 뛰듯이 걷던 날을 빼구요. 그리고 매일 누군가가 지하철을 타려고 사람들을 온몸으로 미는 모습을 봅니다.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는 날 지하철 안쪽에 서 있는 저는 참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만약 컴퓨터가 발달되지 않았다면, '지하철의 그런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지는 않았을까?'라는 다소 엉뚱한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책에도 나와 있는 이야기지만 인터넷에서 자꾸 접하게 되는 가벼운 이야기들과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습니다.

언젠가 이북에 대한 글도 썼지만 이북으로 그런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를 잘 읽을 수 있을지 그리고 이북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2시간 정도 이야기 한 후 마지막 인사를 하고 두분을 먼저 보내고 저는 읽고 있던 글을 마저 읽고나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생각을 해봅니다. 무엇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인지. 사람들이 가지는 취미와 책이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저에게 있어서 책은 현실을 잠시 잊게 해주는 가상세계가 되어 주고, 지식의 허영을 채우기 위한 허영의 먹잇감이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책을 가지고 하는 토론은 나와 같은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며, 나와 같지만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누군가는 싫어하게 되고 누군가는 좋아하게 됩니다. 인간이기에 어쩔수 없이 가지는 감정은 매번 모임에서 생기는 것이라 매번 혼란스럽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데 어떤 남자분이 자신의 처량함을 적은 쪽지를 나눠 줍니다. 돈을 달라고 하는 구걸의 쪽지지요. 언제나 그랬듯 저는 그 쪽지를 무시합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무시합니다. 그런데 그 남자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누군가를 보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 사람들이 도와줍니다. 누군가는 멀리 있다가 불쌍해 보였는지 돈을 쥐어줍니다. 그리고 그남자 다른 곳으로 향합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의 동정심을 얻기 위한 쇼의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쿵 " 하는 소리에 잠시 눈을 돌려 그남자를 봤지만 적극적으로 일으켜 세우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정말 어떤 사정에 의해서 쓰러진 것인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냥 무시하고 말았지요.

이런 행동을 하고 앉아있는 저를 보면 꽤 나쁜 녀석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런 행동을 꾸며내 사람들을 속이고 동정심에 돈을 구걸합니다. 그 사람들이 소수였는지 다수가 그런 것인지 잘은 모릅니다. 그의 구걸 행위가 나쁜 것인지 제가 그를 무시한 것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인간이기에 어떤 상황에서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것이 남들을 모두 이해하는 좋은 사람의 행동이면 좋지만 저는 그러기엔 너무나 안좋은 면만 바라봤던 듯 합니다.

착한 사람이 되느냐 못된 사람이 되느냐. 사람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는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떤 선택을 해도 인간이기에 허용할 수 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오늘 하루는 참 복잡한 하루였던 것같습니다.



이글을 읽고 독서토론에 대해서 생각하실 중요한 것 하나는 이 토론 또한 복잡한 인간사의 또 다른 관계를 맺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같이 무심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혹은 무섭게 생긴 사람을 만날까 두렵기도 합니다. 또는 아무생각이 없을 수 있지만 한번 나가봐야 겠다는 마음을 드셨다면, 일단 부딧쳐 보시는 것이 낫습니다. 마음에 안들면 안나오면 되는 것이고 마음에 들면 시간이 될 때 또 나오면 되는 것이지요.



굉장히 길게 그리고 뭔가 있어보이게 썼지만 결국은 그냥 편하게 생각하시라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제가 많이 안편하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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