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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걸어서 전국일주 둘째날 본문

헤매다./전국일주

걸어서 전국일주 둘째날

무량수won 2011. 11. 16. 14:31



둘째날 아침 내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거대한 이마트였다. 경기도 지역 곳곳에 들어서있는 이마트는 한편으로는 발전의 상징이면서 한편으로는 삭막한 도시의 상징이기도 하다. 

찜질방의 첫 밤은 나에게는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전국일주랍시고 다닌 곳들의 찜질방 중에서 가장 시설이 좋았지만 정해진 시간에 나가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뭐 그 보다 갑자기 바뀐 잠자리의 영향이 더 컸지만...

여하튼 그렇게 뒤척이면서 한시간 간격으로 깨서 시간을 확인했었던 듯 하다. 1000원 아끼기 위해서 수시로 시간확인하고 잠을 청했던 나는 새벽 6시쯤 되어 거리로 나섰다.


 

동네가 조금 크다 싶으면 꼭 이렇게 높다란 모텔이 모여있다. 어찌 생각하느냐에 이 광경이 다르게 보이겠지만... 솔직히 한편으로는 그리 나쁜 것은 아니라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되어야 할까 싶은 마음도 든다.


 
 

곳곳에서 아침 밥을 짓는 듯한 연기가 피어오른다. 물론 도심에서는 볼수 없는 풍경이다.



 

새벽녘, 아직도 달빛이 비추는 하늘이다.

왠지 운치 있는 이 모습이 사실은...


 

이런 모습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왠지 이런 문장이 자꾸 머리 속을 맴돌았다.


 
 

이날까지만 하더라도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생각 따위는 없었다. 그냥 이정표에서 보이면 한번 가보자는 생각으로 걸었다. 그래서 국도로 가는 이정표에 수원으로 가는 길이라고 나와있기에 무작정 따라 걸어가기로 했다.


 
 

10월 중순의 추웠던 어느날 아침. 살얼음이 하얀 눈처럼 퍼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등에 배낭을 매고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춥진 않았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도 땀이날 지경이었으니... 

그래서 이날 저녁 노숙을 결심했다. 나중에 그것이 미친짓임을 알게 되었지만... 뭐 이 때까진 그냥 낭만적인 노숙일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ㅡㅡ;;
 


 

이렇게 물안개도 피어오르고 있었고... 왠지 운치도 있었다. 기껏해야 하루 걸었기에 크게 힘든 것이 없어 많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굉장히 자유롭다는 느낌도 강했다. 


 

'뭐... 다소 불편한 정도는 참아주지' 이런 생각으로 걷고 있었다. 사실 국도로 걷고 있었는데 국도는 볼게 너무 없어서 강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이때 부터 처음 목표였던 수원과는 작별의 인사를 하고 있었다. 한참을 걸어가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지만 ㅡㅡ;;;


 

괜히 작품 사진인듯 찍기도 하고...


 
 

살얼음이 얼은 곳곳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정신이 없었다. 위 알림의 표지판이 말한 공사라는 것이 이 사진 위쪽에 자리잡은 공사중인 다리를 말하는 것이었다.


 
 

차 위에 맺혀있는 살얼음 조차 신기했다. 둘째날 까진 기분이 좋았으니까... ^^;;;


 

길가의 코스모스도 반가웠고... 그런데 코스모스가 맞나?




사진만 보면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는 고요한 시골의 아침 풍경이 생각날 정도의 장면들도 찍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독특한 모습의 건물을 좋아한다. 특히나 그 건물의 모습이 조성한 곳의 의미와 맞아 떨어진다면 더더욱.


 
 

혼자 신나서 걷고 찍고 하다보니... 이런 길로 들어섰다. 뭐 이런 길을 걸어야 진정한 자유로운 여행이다! 라며 혼자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선 길이었지만, 지나고 생각하면 왜 그랬는가 싶다. 


 

다시 강가로 나오니 이런 풍경이 펼쳐졌다. 이제는 흔해진 골프연습장과 산 곳곳에 들어선 아파트와 건물들의 모습들이다. 이런 풍경을 원한 것은 아니었기에 좀 많이 실망했었다.


 
 

조금 가까이 당겨 보면... 이런 풍경이다. 썩 보기 좋지는 않다.


 

김장철이 오기 전 마지막 성장을 하는 배추들의 모습이다.


 

그놈의 자전거 도로가 뭔지... 뭐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는 좋은 일이지만 참 복잡한 마음이었다.


 

어느새 해는 높게 떠서 강렬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서울이 아닌 강 주변에서 간간히 볼수 있는 것이다. 가운데 있는 작은 수문으로 물 흐름을 조절한다.


 
 

아파트가 아니면 큰 인기가 없는 한국의 현실... 그럼에도 아파트가 아닌 곳에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여하튼 집을 지어놓고도 분양하지 못해 저렇게 애드벌룬을 띄워 놓은듯 하다.  

서울의 집값 거품이 떨어지기 때문에 경기도에도 그 여파로 분양이 안되는 것일까?


 

항상 이쁜 것을 찍는 인간은 아닌지라. ㅡㅡ;; 퇴비 만드는 것 같은데... 맞나?


 

이걸 보고 용인에 온걸 알았다. ㅡㅡ;;; 이거 참.. 수원은 어디로갔니...




정확하게 말하면... 용인시의 가장 북쪽에 진입 한거다. 


 
 

마치 전기줄에 걸릴 것만 같은....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고.




길가에 이렇게 방치된 고추도 보았다. 



 

현수막 걸이 나무로 전락한 나무덩이... 처음 만들어 질 땐 작품이었을 텐데... 나만의 착각이려나.


 
 

도심에 이마트가 있다면, 지방 곳곳에는 하나로 마트와 농협이 있다!!!


 
 

아... 아파트는 어디나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러는 나도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밖에 나오면 그리고 작은 규모의 도시에 가면 아파트는 좀 적을 줄 알았는데... 별로 그렇지 않다. 

이제 아파트는 대한민국의 또 다른 상징물이 되었다.


 
 

왠지.. 이 양보란 표지판과 밭이... 그냥 어울리는 것 같았다. 뭔가를 전달하는 느낌도 나고... 굳이 적지는 않겠다.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다를테니...



 
 

정신없는 국도.

하늘도 정신 없어보인다.




가을이면 이렇게 물이 마르는 것인가?? 


 
 

돌조각 하면... 역시 불교 관련 돌조각들이 유명하고 또 많다.

그런데 나는 이걸 보면서 불교라는 종교집단 안에 담겨있는 허세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왜냐면... 이렇게 불교 관련 돌조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불교 단체에서 구입을 한다는 것이고 그건 자신들을 좀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돌조각을 이용하고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종교적 허영이 꼭 기독교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소리기도 하다. 불교라고 해서 종교적 허영이 없는 것이겠는가? 다만 그 수가 적고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지...

내가 종교를 그다지 탐탁치 않게 보는 이유는 이런 종교적인 허영 때문이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국도의 갓길을 이용해야 하는 현실. 나야 뭐 길을 몰라서 이용한다 하지만 동네 노인분들이 이용할 정도면 뭔가를 좀 설치해 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인도를 좀 설치 해주면 안될까? 




나는 이런 운동 시설 이전에 각 국도에 인도를 놓아 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보는데... 결국 사람들은 안전보다는 생색내기에 더 눈이 끌리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런 시설이 국도에 인도를 설치하는 것보다 더 저렴한 것일까?

다들 지방 곳곳의 도로에 인도가 없어서 생기는 위험함을 모르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경기도에서 간간히 볼수 있는 이런 기숙학원들... 용인에는 이런 기숙학원들이 꽤 많이 몰려 있었다. 



 

그냥 길가에 피어난 것이 대단해 보여서 찍었다. 누군가 일부러 심지 않은 꽃.


 
 

사실 좀 흉물스럽지만 뭐랄까... 이런 것들을 보고 있으면 나는 살고 싶은 사람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것 같다.  


 

역시 말라버린... 천의 모습... 그냥 가을이라 천이 말라있는 것이겠지??


 
 

어느 덧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도시에 도착하기 전인데... 실은 찜질방이 아닌 노숙을 한 번 해보려고 사람들이 잘 안다닐 만한 길을 찾아다녔는데 제대로 한군데를 찾았다. 그렇다고 외진 곳도 아니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곳도 아닌 곳.


 

논의 건너편 마을에선 밥짓는 연기가...
 


 
 

여행내내 나와 고생했던 운동화... 여행이 끝나고 원래 기능을 다 잃어버린듯 하지만. 그래도 이날 까지는 훌륭한 성능을 자랑하고 있었다.


 
 

마을 뒷산에 해가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여행 중 처음으로 산 뒤로 해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나름 운치도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자리를 깔고 누웠다. 처음에는 왠지 분위기도 있고 좋았다.


 
 

차도 다니지 않고, 사람도 없는 한적한 길... 정말 좋았더랬다.


 
 

새 때도 날아다니고 저녁에는 별도 보면서 잠에 들었는데... 결국은 제대로 잠도 못자고 움직여야만 했다.

첫째로 아무리 사람없는 길이라고 해도 차는 다닌다.
특히 시골에는 술먹고 운전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다. 그냥 딱 봐도 '아 저 차 술먹고 운전하는 구나'가 눈에 보이는... 사실 내가 하루 노숙을 하려 했던 곳은 가운데 국도가 있고, 양쪽으로 길이 났었다. 내가 있던 곳은 차들이 잘 다니지 않는 시멘트 길이었다. 그리고 반대편에 잘 닦인 지방도로가 있었기에 내가 있던 곳으로 차가 지나갈 이유는 거의 없었다. 그 때문에 내가 저 자리에서 노숙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해자 지자 술에 취한 차 한대가 몇번 왕복을 했더랬다. ㅜㅜ 굉장히 무서웠다.

둘째로 딴건 다 좋은데... 침낭커버와 침낭 만으로 버티기엔 허리가 너무 아프다.
그리고 아무리 침낭의 성능이 좋다고 해도 침낭만으로 버티기엔... 너무 춥다. 침낭 광고에서 -10도는 주변에 텐트와 몇몇 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버티는 온도 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혹시나 길거리에서 그냥 자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 버리길 바란다. ㅡㅡ;; 

내가 이 노숙 이후 무조건 찜질방을 찾아 들어갔던 것은 이런 이유가 있어서였다. 매우 위험했다.


여하튼 이렇게 둘째날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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