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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판 스캔들 - 야마다 쇼지 본문

독서 토론 모임

해적판 스캔들 - 야마다 쇼지

무량수won 2012. 1. 28. 10:12




해적판 스캔들(저작권과 해전판의 문화사) - 야마다 쇼지 지음.

이 책을 골랐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저작권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는 부제목 때문이었다. 그리고 서문에 적혀있던 영국에서 있었던 도널드슨과 베케트 재판에 대한 의의 때문이었다. 그렇다. 이 책은 저작권을 둘러싼 최초(?)의 재판을 다룬 책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런 역사의 단편을 연구하고 조사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일본인들이다. 한국인이란 존재의 소속감이 왠지모를 질투심을 불러오면서, 부러움을 사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보다보면 작자는 일본에서 연구된 자료들을 많이 활용했음을 알수 있다. 그 자료들을 바탕으로 재판에 접근했고, 또 연구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본이란 나라가 가진 엄청난 이점이다. 그래서 가끔 나도 일본어를 제대로 배워볼까하는 마음을 들게 만든다. 


뭐 인문학의 발전이야 그렇다 치고,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말해보자. 

한마디로 굉장히 재미없다. 번역이 잘못되었다고 하기엔 구성 자체가 좀 별로였다고 할까? 자료의 나열이 핵심이었기에 다소 딱딱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 한다. 하지만 그 책이 단순히 나열이 아닌 대중을 대상으로한 책이라면 그것을 이리저리 재단하고 넣고 빼고를 잘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책은 말은 대중을 위한 책이라하면서 그리 대중을 위해 쓰여진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너무 사료에 집착(?)했다고 해야할까? 덕분에 재판의 상세 내용은 알게 되었지만 너무 쓸데 없는 내용이 많았던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읽기에 정신없고 불편했다. 열심히 자료를 모은 노력만큼은 인정하겠지만 대중을 위한 책으로써는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국내에서 출판할 때 그대로 번역하지 않고 국내 저자들 몇몇을 모아 재구성을 했다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원작에 비해 훨씬 나아지리라 장담 할 수는 없지만 하다못해 한국인들이 읽기에 좀 더 편하지 않았을가 하는 생각이었다. 


책의 저자는 중립인 듯 말하지만 기본적으로 저작권의 과도한 보호에 반대하는 입장을 곳곳에서 드러낸다. 재판도 저작권이 영원할 수 없다는 쪽에 손을 들어주기에 그런 영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저자는 저작권이 최대한 없는 쪽이 문화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글을 적는다. 

책을 비판하고있지만 그의 생각에는 나도 동의 하는 편이다. 특히 저작권의 보호를 하려는 사람들과 그에 관련된 법을 만들고 법을 시행하는 사람들 뒤에 있는 사람들은 작가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란 의미로 좀 더 강화하고 기간을 늘리려고 하는데, 실상은 작가 사이에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의 욕심이 너무 과하기에 생긴 일이라고 본다. 


인터넷 때문에 작가들의 생계가 어려워 졌다고 하지만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인터넷 덕분에 사업 구조가 변했을 뿐이다. 여전히 중간에서 있는 이들은 작가의 돈을 긁어간다. 그러면서 작가에게 이득을 전하기보다 작가들의 생계의 어려움은 불법다운로드 같은 것 때문이라며 대중에게 그 죄를 뒤집어 씌운다. 

이건 이 책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작가의 생계 이야기를 하면서 작가의 인권을 이야기 하면서 저작권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서점주들은 자신들의 이득이 줄어들 까봐 고민을 했을뿐 작가을 대우해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행위를 당연하다 말했다. 자유주의가 널리 퍼지던 시기였다. 자본주의가 싹이 트던 시기였다. 작가의 인권을 말하면서 작가의 생계보다 자신들의 배 채우는 논리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말했다. 

그것이 지금이라고 다를까? 글쎄... 내가 그동안 보아왔던 인터넷상의 여러모습과 인터넷의 대중화 전의 문화상품에 대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나는 지금 작가와 소비자 사이에서 있는 이들이 책속의 서점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그 중간자들은 주로 대기업이란 이름 뒤에서 정부를 쥐고 흔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불법 다운로드의 원인 제공은 중간에서 과도하게 욕심을 부린 이들이 초래한 것은 아닐까? 그들의 핑계 덕분에 인터넷에서 문화를 구입하는 것이 인터넷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게 했기에 불법다운로드의 늪에 사람들이 빠져들었던 것은 아닐까? 

이건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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