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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 7회 후기, 박은정 검사이야기 온라인 게임식으로 풀어보면...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봉주 7회 후기, 박은정 검사이야기 온라인 게임식으로 풀어보면...

무량수won 2012. 2. 29. 19:15

세상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누군가는 그 문제를 통해 이득을 얻고 누군가는 손해를 본다. 만약 제대로 된 사회라면, 문제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챙긴사람을 처벌하고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다듬어야 한다.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 해보자.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다. 누군가 버그(게임상의 오류) 또는 핵(게임을 악용하는) 프로그램 사용을 발견한다. 게임 돈이 엄청나게 늘어난다던지, 귀중한 아이템이 나타나는 버그가 발견된다. 그럼 사람들은 그 버그를 신고하기도 하고 그 버그나 핵을 통해서 악용하는 사람도 처벌해 달라고 한다.

사람들은 당연히 요구하게 된다. 버그를 악용한 사람에 대해서 처벌해야 한다고. 이 버그 악용자를 처벌하지 않으면 혹은 못하면, 사람들은 이 온라인 게임을 신뢰하지 못해서 떠나게 된다. 그럼 온라인 게임은 망하게 된다. 이것이 온라인 게임의 생태계다.


그런데 웃긴 것은 이 문제가 현실로 오면 많이 달라진다. 현실에서는 버그를 쓰는 사람에게 상을 주고 칭찬한다. 일단 돈을 벌었으니 되었다고. 혹은 사회적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그러나 이런 문제는 현실에서나 게임에서나 가만히 덮어두고 있으면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두 세계 모두 망가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나는 꼼수다 봉주 7회를 들었다. 여기서도 한가지 버그 혹은 핵프로그램이 발표된다.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이 판사라는 직위를 이용해서 부당한 청부를 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한 증거로 당시 청탁받은 검사였던 박은정 검사가 나경원의 남편이 버그를 사용했음을 밝혔다고 한다.

온라인 게임 상이었다면, 당연히 계정 정지 감이다. 그동안 그의 공적(레벨)은 제로(0)로 만들고 다시는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해도 할 말이 없는 짓꺼리다. 그런데 현실이란 게임은 오히려 반대의 걱정을 하게 만든다. 버그를 신고한 사람이 계정 정지를 당할 걱정을 하는 것이다. 참으로 어의가 없고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진정한 리얼리티, 즉 현실이란 세계다.


아직 박은정 검사의 정확한 멘트나 공식적인 입장이 다른 언론을 통해 나온 것이 아니라 나꼼수 만의 이야기라서 100% 믿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이번 그들의 이야기는 꽤 신뢰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그들의 행위를 생각해 볼 때,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이 판사라는 직위를 함부로 악용했다는 사실이 당사자인 박은정 검사에 의해서 확인 되었다는 것 말이다.

이 이야기는 주류언론으로 넘어가면 진실게임이 될 것이다. 어쩌면 청탁은 아니었고 다른 이야기였으나 그 사람이 오해했다는 식의 이야기로도 희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그가 의도했든 안했든 판사라는 사람이 해당 검사에게 수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다는 것의 의미를 모를리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 그것은 그의 의도가 어찌되었든 청탁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온라인 게임으로 치면, 버그를 쓴 처음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겠지만 결국 버그를 사용했기 때문에 처벌을 계정 정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미있어졌다. 이 쯤에서 눈여겨 봐야할 것은 주류 언론이라 하는 곳에서 이것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내 생각이 맞다면, 90%는 진실게임으로 몰고갈 것이다. 판사에 대한 자질 문제에 신경을 쓰기보다 박은정 검사를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로 풀어갈 것이다.

사람들이 정부에게 신뢰를 가지지 못하고, 사람들이 사법부에게 신뢰를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나타나는 언론의 태도 때문이기도 하다. 죄를 진 사람이 떳떳해지고 죄를 신고한 사람이 처벌을 받게 만드는 현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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