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내가 상상하는 새로운 언론 시스템.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내가 상상하는 새로운 언론 시스템.

무량수won 2012. 5. 9. 02:16

언론, 여론, 사람들의 이야기...




SNS의 영향력이 중요한 것인가?


시사인(243호)에서 오랜만에 내 관심을 끄는 기사가 나왔다. 바로 티파티를 만든 애너벨 박의 인터뷰였다. 이 인터뷰의 핵심은 SNS가 정치에 얼마나 영향을 주느냐였다. 그에 대해 애너벨 박은 SNS는 그저 도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나도 그녀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SNS는 그저 정치적인 의견을 표출하고 싶은 대중의 욕구를 해소해주는 도구였을 뿐 그 핵심은 될수가 없다. 예전에 내가 다른 글(블로그 포스팅)로 이야기 했듯이 SNS가 없었어도 사람들의 변화의 열망은 솟구쳐 나타났을 것이다. 다만 SNS가 그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규모를 키운 것은 있지만...


2011/10/28 -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 이번 보궐 선거와 SNS의 영향과 미래에 대해



재미난 사실은 한국에서도 미국의 티파티 성공을 보고 따라서 여러가지가 생겨났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흐지부지 되었다. 대신 그 자리에 나는 꼼수다 같은 팟캐스트 방송이 들어와 많은 사람들을 정치에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팟캐스트 방송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SNS를 이용해서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을 확인하고 위안을 얻고 정보를 얻었다.


즉, 미국에서는 티파티라는 모임이 SNS를 활용해 정치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면, 한국에서는 나는 꼼수다가 SNS를 활용해 정치적 관심을 표현하도록 만들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좀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도록 만들었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때문에 SNS는 결코 새로운(혹은 대안) 언론의 핵심이 될 수 없다.




현재 언론의 모습


나는 언론의 지금과 대중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언론사의 기사를 무조건 신뢰하지 않는다. 때문에 기사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거나 욕을 한다. 물론 그전에도 그런 일은 있었지만, 지금만큼 활발했었나 싶다. 또한 어디까지가 실제 여론이고,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인지 좀 처럼 확인하기 어려워졌다. 여론 조사가 있지만 생활 방식이 바뀌는 바람에 그 방식(전화를 걸어 조사하는 방식)이 유효한지에 대한 문제 이미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또한 사람들의 의견교환은 과거보다 더 활발해지고, 계속 그 방법이 변하고 있다.


특히 광고에 의해서 혹은 자본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언론들이 과연 제대로 된 언론인가 싶기도 하는 요즘이다. 근래에 나는 언론 재벌 머독의 재판과 르몽드가 독자들에게 호소하던 모습을 보면서 꽤 많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머독은 대표적으로 자본에 의해서 움직이는 언론이 이고, 그런 자본에 독립되어 독자들의 구독료에 의해서 운영되는 거의 유일한 언론이 르몽드다. 


또 언론의 독립을 위해서 시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미국의 인터넷 언론도 내 머리를 괴롭히는 것 중에 하나였다. 독특하게 그 언론은 독자들이 특정기사에 취재비를 모아서 기자가 다른 자본의 간섭없이 취재토록 하는 시스템이다. 몇년 전에 접한 소식인데, 그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의 시도는 꽤 참고할 만한 것이라고 나는 기억하고 있다.




내가 상상해본 새로운 언론 시스템


나는 앞선 이야기에 대한 내용을 종합해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는 언론사 시스템을 생각해봤다. 이 상상은 만약 지금 언론들의 데스크(뉴스 기획자를 두고 운영하는) 시스템을 폐기하고 독자들이 그 뉴스 기획을 할 수있도록 만든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물론 지금 그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오마이뉴스가 있지만, 뉴스의 전체적인 그림 다시 말해 언론사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밑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아직 존재하고 있다. (오마이 뉴스는 상주기자가 있지만 대부분 시민기자로서 누구나 기사를 올릴 수가 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언론사의 색이 따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데스크의 역할을 독자에게 주어서 '전문 기자들이 무엇을 취재하게 할 것인지를 독자가 정해주고 그에 대한 관리까지 할 수 있게 만들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봤다. 거기에 언론사 운영에 대한 것(경비 지출에 대한 것)을 공개적으로 노출시키고 독자들이 항상 감시(?)할 수 있도록 만들고, 대신 독자들을 상대로 하는 모금 혹은 정기적인 회원비 납부를 통해서 자금을 모은다면, 내 상상도 가능한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언론사 자체가 투명해지고, 더불어 다른 언론사들이 투명(?)해지는 계기도 만들어 지진 않을까?


그런데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우선 고정적인 독자가 필요하고, 그중에서 지속적으로 구독료를 내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가 이런 새로운 형태의 언론사의 존폐가 결정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독자들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투명해 질수는 있지만 반대로 독자들에 의해서 독자들만을 위한(독자 생각에 휘둘리는) 기사가 나올 수도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면, 독자층에 진중권 팬이 많아서 진중권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는데, 진중권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없다던지, 나꼼수 팬이 많아서 나꼼수에 대한 비판을 못한다던지, 또는 이명박을 지지하는 독자들이 많아서 이명박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적을 수 없는 현상이 생길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된 언론사가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전문가들에 의한 언론이 아니라 대중들에 의한 대중의 여론이 반영될 수 밖에 없고 투명할 수 밖에 없는 언론사가 생겨날 수 도 있지는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저 머나먼 구석 어디선가 나와 같은 생각으로 언론사를 만들 준비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