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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옹호 글을 쓴 이유.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옹호 글을 쓴 이유.

무량수won 2012. 6. 15. 16:17




먼저 이 이야기를 쓰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4월말즘이었다. 총선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점이었다. 4월 11일에 치뤄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좀 이상한 짓(?)을 벌였다. 그동안의 새누리당이 보이지 않았던 행동이 나타났다. 비례대표에 이자스민이라는 외국출신의 한국인을 정치인으로 넣어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총선이후 국회의원이 되었다.


새누리당의 전신이었던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 세력들은 대기업 총수들 편이었지만, 외국인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 함에 있어서는 표를 의식해서인지 언제나 외국인 노동자를 쫒아내거나 겁박하는 것에 암묵적(?)인 동의 혹은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글쎄... 나란 인간도 세상 모든 부분을 볼 수 없어서 정확하게 이런 흐름이었다고 증명하긴 어렵지만 내가 보았던 현장과 알던 상식들 선에서는 이런 모습이었다. 반면 스스로를 진보라 칭하는 이들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옹호론에 힘을 많이 실어주고 있었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이자스민을 비례대표로 선출해 놓은 것과 수원에서 벌어진 오원춘의 살인사건으로 말미암아 이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 같이 느껴졌다. 여론 방향이 진보나 보수 할 것 없이 "외국인은 나쁘다. 몰아내자."의 바람이 불었다. 나는 이런 현상에는 가장 큰 원인은 오원춘의 살인 사건이었지만, 새누리당이 국회로 보낸 이자스민의 과거 경력과 새누리당이 비례대표로 한국인들에게 "외국인"으로만 비춰질 수 밖에 없는 인물을 끼워넣었다는데 있다고 본다.


또한 정작 인터넷 안에서는 큰 목소리도 아니었음에도, 마치 인터넷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자스민을 마녀사냥한다는 식으로 몰아 붙이면서 누리꾼들을 자극한 것이 한몫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에 없었던 이자스민의 문제가 커졌고,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이 새누리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진보라 자칭하던 많은 이들이 안심하고 외국인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고 설득되었다고 판단했다.



2012/04/25 -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 외국인 노동자는 암덩어리인가?


그런 분위기에서 위에 링크된 포스팅을 통해 나는 책의 한 부분을 인용해가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의 생각의 바탕에는 19세기와 20세기에 흔히 이용되어 온 민족주의나 근본주의, 인종주의 등의 사상이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끄적였다. 더불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에 있어서 주로 근거로 이용되는 민족성과 역사라는 것은 그저 사회 지도층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데 악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비난의 화살은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이 아니라 높은 자리를 차지하면서도 제 역할을 못하는 이들을 향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많은 댓글이 달렸다. 내 의견에 동의하는 것보다는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고, 이성적인 댓글 보다는 공격적인 악플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쓸데없어 보이는 악플을 지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악플에 대한 평소 생각 때문에 그 자체도 의견이라 생각해 놓아두었다. 더불어 그들이 제시하는 댓글에 대한 댓글도 꽤 열심히 달았더랬다.


댓글이 잘 달리지 않는 블로그이기에 그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나름의 재미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제시하는 근거를 모두 확인 하고 싶었고, 더불어 어떤 심정으로 그리고 어떤 생각으로 혐오라는 감정에서 빠져드는 것인지도 알아보고 싶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나도 그들의 감정에 동화 되고 싶은 마음이 어느정도 있긴 했다.



여하튼 이런 포스팅의 댓글은 항상나오는 유형이지만 주로 "니가 공단 근처에서 살아봤냐! 너는 내가 아니라서 모른다!"였다. 너는 안해봐서 혹은 잘 모를테니 말하지 말라는 식의 대응이다. 내가 MB가 되어서 이것 저것 다 해봐야 하는 것도 아니고... 뭐 이런 이야기는 그냥 감정적 표현이라 내가 어떻게 그들보다 더 말할 자격이 되는 지에 대한 유치한 대응으로 넘겼었다. ㅡㅡ;;


다음으로 많이 나왔던 이야기는 "자국민에 대한 보호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신경써야 하느냐! 왜 우리가 낸 세금의 혜택을 외국인이 받아야 하느냐!"정도로 압축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해서 나는 자국민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도' 인간으로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이야기 했고, 한국인들이 낸 세금의 혜택을 외국인이 받아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만큼 한국인을 위한 복지정책을 늘리면 된다고 말했다. 당연히 이런 이야기에는 언론에서 국가 재정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돈을 어디서 끌어오느냐는 이야기가 따라나왔다. 그에 대한 반박으로 지금 정부에서 하는 4대강 사업 같은 엉뚱한 짓꺼리만 하지 않아도 그정도 예산은 충분히 나온다고 이야기 했다. 



또한 나는 그들의 주된 논리에 대한 반박으로 외국에서 고생하고 있는 한국인과 외국인이라면 혐오감 부터 표현하는 다른 나라의 극우파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들였다. 왜냐면, 나와 그들과 같은 한국인의 외모를 지니고 있고 한국인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해외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와 또 어떤 이유에서 혐오의 대상이 되는지 등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타국에 사는 외국인들에 대한 입장에서 한번 쯤 생각해보자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들의 대응은 주로 "'우수한' 한국인은 잘못도 저지르지 않고, 미움을 받지 않는다. 미움을 받는다면, 그건 언제나 억울한 누명일 뿐이다."의 말이 반복될 뿐이었다. 더불어 이어지는 감정 대응은 "니까짓께 뭔데 외국에서 고생하는 우리동포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느냐'였다. ㅡㅡ;;


덕분에 앞선 포스팅에 대한 댓글 논쟁(?)은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내가 가진 가치관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외국인 노동자 혐오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결국 '민족주의적'인 사상 안에서 좀 처럼 벗어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위에 진행된 이야기는 내가 왜 <외국인 노동자는 암덩어리안가?>라는 글을 썼는지에 대한 배경 이후 이어진 댓글 논쟁에 대한 내 생각의 축약이다.



벌써 두달 가까지 지나간 글에 대한 이야기를 왜 새삼스래 다시 쓰는지 궁금할 것이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도 아니고. 이유는 내 앞선 포스팅에 댓글을 달아주셨던 oooo님의 댓글 때문이다. oooo님은 댓글을 통해 내가 적은 글 원문이 외국인 혐오을 표출하는 사람들을 자극 하는 글이 가득하고 설득력이 없어서 본래의 취지를 이루지 못하기에 아쉽다고 남겨주셨다. 그리고 다시 포스팅을 남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었다.


oooo님의 의견은 내 글을 제대로 본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 글은 설득을 위한 글이 아니었다. 어떤 글귀에 대한 내 느낌을 적은 것이었으니까. 따라서 감정적일 수 밖에 없었고, 완벽한 논리로 무장하지도 않았다. (개인적으로 완벽한 논리 무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 글이 oooo님의 의견에 걸맞는 논리로 무장되고, 설득시킬 만한 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에게는 그런 의무도 필요도 없다. 더불어 누군가에게 내 생각이 옳다고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어쩌면 오랜 시간 사람들과의 논쟁에 지쳐서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탓이 클수도 있다. 비단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논쟁꺼리에 좀 뛰어들었던 이력이 있던지라. ㅡㅡ;;;


내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내가 위에 링크된 글에서도 그렇고 이 글에서 원하는 목적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한번 쯤은 왜 그들이 사는 동네가 슬럼화가 되었고, 어떻게 그들이 한국인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심어주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과 원인을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깊은 곳에 숨겨진 사상이 무엇인지도 좀 생각을 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내가 책의 한 부분을 끌고와서 이야기를 소개한 것은 무량수라는 권위따위 존재 하지 않는 이의 말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역사학자의 이야기라면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이야기가 있다. 솔직히 귀찮아서 다문화 가정까지 이 포스팅에는 포함 시키지 않았는데, 다문화 사회와 다문화 가정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이야기는 좀 구분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도 자주 헛갈려서 앞선 포스팅의 댓글에서 혼용해서 단어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이 문제들의 발생 원인과 과정 그리고 촉발되는 문제는 조금 구분되야 된다고 본다.


특히나 다문화 가정의 경우, 이미 초창기 문제가 촉발되었던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성인이 될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그 원인과 발달과정이 다르다. 만약 묶어서 이야기 해야 된다면 다문화 가정의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와 묶어야 할 문제가 아닌 혼혈문제와 묶어야 한다. 물론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다문화 가정의 문제의 가장 큰 이유는 민족주의라는 단어가 나타나야 하지만, 그 발달 과정과 해결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문화 사회라는 것은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한국에 들어와서 문제 일으키는 외국인'이란 시선에서 묶어버려서 생긴 단어라 생각한다. 즉, 한국인이 아니라 느껴지는 사람들에 대한 경멸적인 문제 의식이 녹아 있는 단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본다. 



나는 누가 뭐라해도 민족과 국가가 아니라 사람이 우선이 되는 세상 또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누군가의 눈에는 너무 이상적인 판타지 소설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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