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우리도 그들처럼? - 첫번째 -3 본문

상상 속 이야기

우리도 그들처럼? - 첫번째 -3

무량수won 2009. 8. 25. 07:49
바닷가를 볼수 있는 내 숙소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와 약속한 1달 중에 벌써 3주가 지나가 버렸다. 실질적인 업무는 오늘 모두 마쳤다. 이제 부터는 바로 집에 돌아가든, 여기서 놀러 다니든 나에게 뭐라 할 사람은 없다. 그야말로 자유로운 한 주가 시작된 것이다.

마음 껏 자유를 누리려 하기도 전에 전화가 왔다.

" 여보세요. "
" 나야. 일은 잘 끝났어? "

" 일은 그럭저럭 잘 끝냈어. 아직 일주일 정도 더 남았어. 괜찮겠지? "
" 응. 괜찮아 천천히 있다가와. "

" 집에 무슨일 있는 건 아니지? "
" 아무일 없어 걱정마 "

" 다행이네, 우리 부모님이나 장인, 장모님께 연락온 것은 없고? "
" 아직까진 없네. 너무 아무소리 없으니까 더 두려워지는거 같아. "

" 여기일 빨리 마무리 하고, 집에 가도록 할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줘 "
" 알았어 그럼 편히쉬어. 나도 자야겠다. "

" 그래 알았어. 문 잘 잠그고 자 "
" 응 끊어 "


언제부터 였을까? 결혼에 대한 환상이 깨져버렸을 때.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20대 중반 어느 시기였던 것 같은데, 그 원인을 찾아보려 해도 기억 나지 않는다.

성인이 되어서 처음 연애 할때 까지만 해도, 난 평범한 삶, 평범한 결혼을 꿈꾸었다. 좀 힘들지 몰라도 ' 지금 사귀는 여자 친구랑 결혼을 한다면? ' 이란 상상도 했었고, 결혼에 대해서 큰 환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특별히 싫어하거나 ' 뭐하러 결혼을 해?' 라는 따위의 생각을 하지도 않았었다.

20대 중반쯤 접어들어자. 언제부터인가 나는 '뭐하러 결혼을 해?'라는 말이 입에 붙어있었고, 항상 머리 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여자로부터 이별의 상처를 받거나 사귐을 거절당하는 일이 있긴 했지만 이러한 것은 그다지 중요한 이유는 아니었던 것 같다. 흔히 TV에서 보여주는 파탄난 가정들이라고 생각하기에도, 내 자신이 그다지 저런 것에 휘둘릴 만한 인물도 아니었다. 아무리 감동적인 소설이나 글을 보았다고 해도. 이런 결혼에 관한 가치관 까지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항상 그렇지만 나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나도 나를 모르겠는데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한답시고 해주는 말을 들으면, 참 우습기만 하다. 가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이야기 해주면, 혹해서 믿기도 하지만 이내 '웃기고 있네'란 말을 머리속에서 되뇌이고 있다. 세상에 대해서 좀 냉소적인 면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이런 내가 결혼을 피하려 한 결혼이라.

말 자체에는 큰 모순이 담겨 있다. 덕분에 주변 사람 모두를 그럭저럭 잘 속여왔는지도 모르겠다. 설마 결혼을 피하려고, 결혼을 했겠느냐? 라는 질문에 논리적인 답은 ' 아니다 ' 이기 때문이다.

논리란 것, 합리적이라는 것. 어떨 때에는 참 부질없다고, 생각되면서도 이런 것 조차 맞춰서 이야기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화를 내기도 한다. 인간은 항상 이중적이라고 누군가 말을 했었는데...

가끔 아내가 나에게 '" 당신은 이중적인 사람인거 같아. 평소에는 그렇게 냉철하고, 논리적인 사람인데, 어떨 때는 굉장히 감정적이란 말이야. 전혀 논리도 없고. 참... 어렵다 당신. " 이렇게 말해준다. 충분히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언제나 아내가 요구하는 것은 열심히 경청하고, 그녀의 말에 따르려고 한다고 나는 생각하지만. 그녀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랫 층에서 담배 연기가 스믈스믈 올라온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기 때문에 이런 냄새가 싫다. 아니 담배냄새라 싫은게 아니라 세상의 왠만한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것도 나만의 독특한 취향이긴 하지만.... 아무튼 이제는 좀 들어가서 눈 좀 붙여야 겠다.

이건 소설입니다. ㅡㅡa

'상상 속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른 그림자  (0) 2009.09.12
마음 가는 대로 살아보기.  (0) 2009.09.10
우리도 그들처럼? - 첫번째 -2  (8) 2009.08.21
우리도 그들처럼? - 첫번째 -1  (3) 2009.08.21
나쁜 세상  (2) 2009.08.2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