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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귀족노조는 누구를 위한 단어인가?

무량수won 2012. 7. 25. 17:50

귀족노조는 누구를 위한 단어인가?


지금은 귀족노조라 불리는 이 단어는 한때는 노동귀족이라 불리웠다. 이 단어가 탄생하게 된 것은 아니...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게 된 이유는 비정규직이라는 노동자들이 대량으로 양산되면서 부터라고 생각한다. 


임금과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는 노동자와 최소 시급도 못받는 일이 허다한 비정규직들의 간극이 커져만 갈수록, 정규직에게 지급되는 복지나 임금이 늘어나는 만큼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고, 언론들과 정제계 인사들은 노동귀족, 지금은 귀족노조라 불리는 개념을 널리 퍼뜨렸다. 



사용자들을 대변하는 언론은 파업하는 현장을 취재한다면서, 그들이 파업을 하는 이유를 말하기 보다 그들이 받는 임금에만 집중했다. 대한민국의 비정규직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언론이 전하는 파업은 배부른 노조원들이 자기들 밥그릇 싸움에 이용하는 것일 뿐이라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리고 2012년의 오늘 대기업의 노조원들이 파업을 할 때면, 언론들은 끊임없이 이 점을 공략하고 심지어 대통령도 덩달아 노조원들의 파업 이유를 살피기 보다 월급 많이 받는 니들이 왜 파업을 하느냐며 떠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뭐 MB야 워낙에 생각없고 재벌들 편에 붙어있기에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지만...






최근 MB발언에 대해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현대차 노조를 비난하고 있었다. 그들이 흔히 말하는 보수단체의 알바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인듯 싶다. 


이에 대해 인터넷 게시판에 누군가 반박을 한다며 글을 올렸다. 주 내용은 정규직들이 하는 것은 그들의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한 것이고, 그들 스스로 쟁취 한 것이니 스스로 나서서 싸우고 얻어낸 적 없는 비정규직들은 불만을 토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위에서 정규직을 옹호하는 이의 주장에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 


비정규직이란 것은 2000년 이후 자본중심이 심화되는 와중에 급속도로 늘어난 집단이다. 즉,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위해 싸운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제계에서 만들어내고 확산시킨 집단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산업화의 시기에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얻은 혜택은 정규직만의 피땀이 아니라 이 나라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누려야할 권리라는 것이다. 만약 그의 주장이 타당해지려면, 비정규직이라는 집단이 산업화 시기에 존재했어야만 한다. 


더불어 그는 비정규직들 스스로 조직화를 해야되고, 또한 그 조직화를 통해 스스로 권리를 쟁취해야한다고 한다. 원칙적으로는 아니 역사상 약자들이 강자에게 무엇인가를 얻는 방법에 있어서 이는 당연한 말일 수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은 말 그대로 비정규직이다. 그들이 한꺼번에 파업을 한다해도 법은 이들을 쉽게 지켜주지 않는다. 때문에 그들이 쉽사리 파업이나 투쟁을 외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의 몸보신이 아니라 하루하루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귀족노조라고 욕하는 것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비정규직보고 니들 밥그릇은 니들이 알아서 챙기라고 하는 것 또한 귀족노조라고 욕하는 이들 만큼이나 생각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위에 소개한 글보다는 아래에 소개할 댓글로 사람들이 써놓은 글이 너무 좋아서 이 이야기를 끌고 왔다. 위에 이야기 되는 댓글 논쟁이 얼마나 생각없는 짓인지는 아래 댓글들을 보면서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그나마 읽을만한(?) 댓글을 소개 하지만 저 댓글들의 다수는 위에서 소개한 개념찬 댓글들 보다는 '정규직이 나쁘네, 비정규직이 나쁘네'라면서 싸우는 댓글들이 너무나 많이 있었다. 아래 댓글은 그런 쓸데없는 댓글 난투극을 보며 문제의 본질을 다시 한번 꼬집어 줬다. 내가 가장 동감했던 댓글이기도 하다.





간략하게 이 문제의 전체를 요약하면, 귀족노조라는 것의 실체는 결국 노동자들을 이용하는 사용자들과 언론들의 장난질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장난질의 목표는 노동자들 끼리의 연대며, 그를 위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서로 싸우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은 절대다수의 노동자들이 모두 연대하는 것이니까. 산업화를 거치면서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소박(?)한 권리는 그런 연대에서 나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노동자의 권리를 얻고 싶다면, 정규직을 귀족노조라 생각하거나 욕해서는 안되고 정규직에 있는 사람들은 비정규직의 비참한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심화되면 결국 비정규직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정규직의 숫자는 줄어들 것이다. 빠르게 변한다면 정규직인 당신이 곧 비정규직의 신분으로 바뀔 것이고 느리게 변한다해도 당신의 자식이 비정규직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정규직 계승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일이 발생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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